서울 집값이 바닥을 찍고 다시 상승하고 있고, 지난해 4월부터 하락하고 있던 강남권 집값 또한 상승하기 시작했다.
한국감정원이 19일 발표한 '7월 3주(16일 기준) 전국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1% 상승했다. 전주(0.08%)보다 소폭 확대된 수준이다. 강북 14개구는 0.13%, 강남 11개구는 0.08%를 기록했다.
먼저 서울 집값 상승세를 이끈 지역은 영등포(0.24%)와 용산(0.2%)이다. 최근 박원순 서울시장이 용산과 여의도를 서울의 3대 도심으로 개발하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하면서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호가가 급등하고 있는 모습이다.
강남4구의 집값도 0.01%를 기록하며 상승세로 돌아섰다. 강남4구 아파트 매매시장은 지난 4월 둘째 주부터 14주 동안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강남4구에서 강남구(-0.05%)는 하락세를 보였으나 강동구(0.05%)·송파구(0.04%)·서초구(0.01%) 등 그간 상승폭이 낮았던 일부 단지들의 집값이 뛰며 전체 강남권 집값이 상승세로 돌아선 것. 실제 서초구의 서초현대(전용 63㎡)는 이달 8억8000만원 거래가를 기록하며 기존 최고가(8억1000만원)를 갈아치웠다. 강남구 논현동 한진로즈힐(84㎡)도 10억7000만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10억원을 돌파했다.
송파구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나올 악재는 다 나왔다고 판단한 일부 매수자들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 같다"며 "일명 대장주(지역 시세를 이끄는 단지)에 대한 문의도 부쩍 늘어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선 최근 박원순 서울시장의 여의도와 용산 개발 계획 발표에 이어 강남4구까지 상승세를 굳히면 시장이 관망세를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박 시장은 이달 초 서울 여의도와 용산을 강남과 광화문에 버금가는 '3대 도심'으로 격상시키겠다며 개발 청사진을 발표했다. 이후 여의도 일대는 매물이 사라지고 호가가 급등하고 있다.
이는 감정원의 이번 통계에서도 잘 드러난다. 여의도를 끼고 있는 영등포의 상승률은 0.24%로 서울에서 가장 높았으며 용산 역시 0.2% 오르며 집값 상승을 주도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급등세는 어렵겠지만 (강남4구의 집값 상승 전환이) 매매심리를 자극할 수 있어 서울 집값이 예상보다 빨리 부진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서울 집값 상승세에 대해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정부의 규제가 여전하고 매매거래 자체가 턱없이 적기 때문에 상승 전환으로 보기 어렵다는 시각이다. 서울의 지난달 주택 매매거래는 1만401건으로 1년 전보다 56% 감소했다. 특히 강남4구는 1371건에 그쳐 지난해 6월의 4분의 1 수준이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최근 강남에서 일부 단지가 입주를 시작했다"며 "분양권을 등록하는 과정에서 통계가 일시적으로 상승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 역시 "거래가 적은 상태에서 1~2건의 거래가 지역 집값 상승률을 높인다"며 "용산이나 여의도 등 일부 지역에서 국지적인 상승이 나올 수 있으나 시장이 상승 기조에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인천은 -0.04%를 기록하며 하락폭이 확대됐고 경기는 0.02% 떨어지며 전주보다 하락폭이 둔화됐다. 인천에서는 송도 등 연수구의 하락세가 계속됐고 경기에서는 하남(0.19%)이 5호선 연장선 덕풍역을 중심으로 상승했다. 반면 남북관계 개선으로 주목을 받았던 파주(-0.23%)는 운정신도시 내 매물 적체로 하락으로 전환됐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은 0.09% 하락했다. 광주(0.09%)를 제외한 울산(-0.29%) 등 5대 광역시는 하락폭이 확대되며 -0.05%를 기록했다. 세종은 전주 0.07%에서 0.05%로 상승폭이 줄었다.
서울 전셋값은 소폭 올랐다. 강북(0.01%)보다는 강남(0.09%) 지역 전세가격이 오름폭이 컸다. 강북에선 광진구와 성동구가 신규 입주물량 영향으로 각각 0.06%씩 하락했다. 강남의 경우 서초구(0.32%)와 동작구(0.21%) 등이 정비사업 이주수요로 전셋값이 상승했고 영등포구(0.2%)와 양천구(0.17%) 역시 여름방학 이사 수요로 올랐다.
인천과 경기는 각각 -0.05%, -0.13%를 기록하며 전주 대비 하락폭이 축소됐다. 지방은 0.1% 하락했으며 세종 역시 0.54% 떨어졌다.
[Queen 최수연기자][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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