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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복·중복·말복 삼복, 1년 중 가장 더운 복날 이야기
초복·중복·말복 삼복, 1년 중 가장 더운 복날 이야기
  • 유화미 기자
  • 승인 2018.07.27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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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레슨
▲ 사진 제공=서울신문

일 년 중 가장 더운 날을 뜻하는 삼복(三伏). 올해 여름에도 어김없이 이 삼복더위가 우리를 찾아올 예정이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란 말도 있지 않나. 더위에 지지 않도록 미리 알아두면 좋을 삼복에 관한 이야기를 준비했다.

가을의 기운이 여름 불기운에
세 번 굴복한다는 삼복

삼복은 음력 6월에서 7월 사이의 절기로 초복, 중복, 말복을 가리킨다. 하지로부터 세 번째 경일(庚日)을 초복, 네 번째 경일을 중복, 입추 후 첫 번째 경일을 말복이라고 한다. 경일을 복날로 삼은 이유는 경이 오행 중 금(金)에 속하며, 계절로는 가을을 뜻하기 때문인데, 가을의 속성을 가졌으며 금의 기운을 지닌 경일을 복날로 정해 여름 더위를 극복하라는 뜻이 담겨 있다. 그래서 삼복을 삼경일이라 부르기도 한다.

복(伏)은 엎드릴 복자를 사용하는데, 여름의 더운 기운이 가을의 서늘한 기운을 제압해 굴복 시켰다는 뜻에서 사용하게 되었다고 한다. 오행에서 여름은 불(火)에 속하고, 가을은 금(金)에 속하다. 그래서 삼복에는 ‘여름 불기운에 가을 쇠 기운이 세 번 굴복한다’는 뜻도 함께 들어 있다.

예부터 복날에는 술과 음식을 준비해 계곡이나 산을 찾아 더위를 피했다는 기록이 있다. 해안지방에서는 백사장에서 모래찜질을 하며 더위를 이기기도 했다. 복날에 약수 물에 머리를 감으면 풍이 없어지고 부스럼이 낫는다는 속설도 있다. 이를 ‘물맞는다’라고 칭했다. 반대로, 복날에 시내나 강에서 목욕을 하면 몸이 여윈다는 속신도 있었다. 이 때문에 복날에는 아무리 더워도 목욕을 하지 않는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한 해의 농사를 점치는
복날의 날씨

복날의 무더운 날씨가 벼를 자라게 한다는 말이 있다. 벼는 줄기마다 마디가 셋이 있는데 복날마다 하나씩 생기며, 이것이 벼의 나이를 나타낸다고 한다. 그래서 복날은 벼가 한 살을 먹는 날이라 하여 떡과 전을 장만해 농사가 잘 되기를 빌었는데 이를 ‘복제’라고 한다.

삼복의 날씨로 농사의 풍흉을 점치기도 했다. 삼복에 오는 비를 삼복비라고 하는데, 삼복비가 오면 풍년이 든다고 해 비가 오기를 바랐다고 한다. 천둥이 치면 산과가 흉년이 든다고 여기기도 했다. 대추나무는 삼복 즈음에 열매를 맺는데, 이때 비가 오면 열매를 맺지 않는다고 한다.

대추 농사는 보은 지역에서 많이 짓기 때문에 이곳에선 삼복에 비가 오는 것을 꺼려했다. 삼복에 비가 와 흉년이 들면 집안 사정이 어려워지므로 시집가기가 어려워진다는 뜻에서 ‘복날 비가 오면 보은 처녀가 운다’라는 속담이 있다.

잃어버린 원기를 찾아 주는
보신 음식

복날에는 더위를 이기기 위해 특별한 음식을 장만해 먹는다. 궁중에서는 높은 벼슬아치에게 귀한 빙과를 주고, 궁 안에 있는 장빙고에서 얼음을 나눠 주기도 했다. 더위를 먹지 않고 질병에 걸리지 않는다 하여 팥죽이나 수박, 참외를 먹기도 했다. 이는 조선시대 후기 문인인 유만공의 기록에 잘 나와 있다. “참외 쟁반에다가 맑은 얼음을 수정같이 쪼개 놓으니, 냉연한 한 기운이 삼복을 제어한다.”

보신 음식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바로 삼계탕이다. 삼계탕은 알을 낳기 이전의 어린 암탉의 뱃속에 인삼, 찹쌀, 밤, 대추, 마늘을 넣고 푹 끓여 먹는 음식이다. 사실 그 이전에는 개를 잡아 탕으로 끓여먹는 개국을 주로 먹었으나 20세기에 들어서는 삼계탕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다.    

[Queen 유화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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