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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세의 교황’ 반기문 UN 사무총장 1년 반 만의 금의환향 4박 5일 밀착취재
‘속세의 교황’ 반기문 UN 사무총장 1년 반 만의 금의환향 4박 5일 밀착취재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08.08.14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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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빈 되어 돌아오다
‘속세의 교황’ 반기문 UN 사무총장
1년 반 만의 금의환향 4박 5일 밀착취재
 
경찰차의 호위를 받으며 푸른 UN기를 꽂은 검은 관용차 두 대가 미끄러지듯 들어선다. 검은 정장에 리시버를 끼고 주변을 살피는 경호원들의 눈매가 한층 더 날카로워지는 순간, 환호하는 사람들을 향해 환한 미소를 지으며 손을 들어 보이는 반 총장. ‘세계의 대통령’, ‘속세의 교황’이라 불리는 자리에 올라 132일간 57개국을 누빌 정도로 강행군을 펼쳐온 반기문 UN 사무총장이 지난 7월 3일 방한했다. 숨가빴던 그의 4박 5일 일정을 본지가 따라가 보았다.

취재_ 김은희 기자 사진_ 조준원 기자
 
“반갑게 맞아주시는 국민 여러분의
따뜻한 마음 잊지 않고 열심히 뛰겠습니다”

UN사무총장 취임 이후 1년 7개월 만에 이뤄진 첫 방한이다. 한국인으로서 최고 국제기구의 최고직에 오른 반 총장은 1백90개국이 넘는 회원국에 1만4천8백 명의 다국적 직원을 거느린 UN사무국의 수장이다. 반 총장은 방한기간 동안 이명박 대통령 예방, 국무총리 및 외교통상부 장관과의 면담 등 정부 관련 일정 외에도 고향 방문, 대학교 특강 등 20여 개의 크고 작은 행사를 빠듯하게 소화해냈다.

‘최초의 한국인 UN 사무총장’ 맞는 파격적인 영접
반 총장이 특별기 편으로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하자 한승수 국무총리가 직접 공항에서 그를 맞았다. 반 총장과 한 총리는 20여 년에 걸쳐 외교부에서 함께 근무했으며, 한 총리가 UN총회 의장이 되었을 때 반기문 총장이 비서실장으로 함께 떠났을 정도로 남다른 인연을 맺고 있다.
통상 외국 정상이 방한할 때는 외교통상부 장관이 영접을 나가는 관례를 깨고 총리가 직접 공항에 나가 반 총장을 영접한 것에서 볼 수 있듯이, 반기문 총장을 맞는 우리 정부의 의전은 그야말로 특급 수준이었다. 이명박 대통령과의 회담을 비롯해 한승수 총리,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김하중 통일부 장관 등 정부 고위급 인사들과의 특별 면담 역시 최고위 국빈으로서 대우에 모자람이 없었다. 경호 역시 평소와는 달랐다. 반 총장은 UN 경호팀과는 별도로 청와대 경호처로부터 국가정상급 경호를 받았다.
이명박 대통령의 환대도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이 대통령은 외국 정상 접견 시의 의전을 뛰어넘어 부인 김윤옥 여사와 함께 청와대 본관 현관까지 마중 나와 반기문 총장 일행을 맞았다. 이 모습은 지난 4월 16일 이 대통령의 미국 방문 시 UN 사무실에 도착했을 때 반기문 총장이 38층 회의실 승강기 앞에서 대통령 일행을 맞이했던 일을 떠올리게 했다. 이 대통령은 사진기자들이 테이블을 사이에 놓고 마주 보고 악수하는 포즈를 취해줄 것을 요청하자, “남북회담도 아닌데 이렇게 하나”라며 농담을 건넨 뒤 다시 한 번 악수를 나눴다. 반 총장은 “1년 반 만에 고국을 방문했는데, 따뜻한 환영에 감격스럽다. 국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성원에 힘입어 1년 6개월간 열심히 일했다”며 기쁜 소회를 밝혔다.
그를 맞이하며 가장 흥분했던 사람들은 아무래도 외교부 직원들. 지난 2004년 1월부터 2006년 11월까지 외교부 장관을 역임했던 반 총장의 금의환향에 남다른 감회를 느꼈을 터. 이를 보여주듯 유명환 외교부 장관과의 면담에서는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생겼다. 접견실에서 사진촬영을 마친 후 환담을 위해 마련된 좌석에 앉으려는 순간, 반 총장은 한참을 걸어 유 장관의 좌석에 앉으려 했다. 반 총장과 유 장관의 자리는 각각 UN기와 태극기로 구분이 되어 있던 상황. 당황한 의전 담당 직원이 반 총장에게 자리를 안내했다. UN 사무총장에 선출되기 전 한국의 외교부 장관을 지낸 반 총장에게 ‘귀소본능’이 있는 것이 아니냐면서 장내는 순간 웃음바다가 됐다. 유명환 외교부 장관은 반 총장이 장관을 지내던 2005년에 외교부 제2차관으로 임명돼 반 총장의 UN 사무총장 선거운동을 적극 지원했던 인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윗행치 마을의 자랑, 반 총장의 금의환향
“따뜻하고 친절하게 맞아주셔서 감개무량합니다.”
고향 주민 앞에서 인사하는 반기문 UN 사무총장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UN 사무총장에 취임한 후 처음으로 고향인 충북 음성군 원남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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