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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여성 주한 미 대사 스티븐스
첫 여성 주한 미 대사 스티븐스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08.09.16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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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여성 주한 미 대사 스티븐스
20여 년 전 한국인 전 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 홀로 키워온 사연

드디어 ‘심은경 선생님’이 한국에 온다. 한국과의 남다른 인연으로 유명한 미 캐슬린 스티븐스 대사 지명자. 지난 8월 1일 미국 상원은 캐슬린 스티븐스 대사 지명자에 대한 인준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으며, 미 국무부는 9월 말 스티븐스 지명자가 한국에 정식 부임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취재_ 김은희 기자 사진_ 매거진플러스 DB, 연합뉴스

 
지난 4월 미 상원의 인사청문회 자리, 스티븐스 대사 지명자는 한국 근무 당시 서울에서 낳은 아들 제임스를 그곳에 데리고 나왔다. 그는 아들을 의원들에게 소개하며 부임국과의 특별한 인연을 강조했다. 매사추세츠 주에 있는 프랭클린 올린대에서 공학을 전공하는 아들 제임스는 어머니와 달리 검은 머리에 동양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는 모습. 그에게는 한국인의 피가 흐르고 있다. 제임스는 스티븐스 지명자가 한국에서 근무하던 시절 결혼한 한국인 전 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 전 남편은 국내의 언론인으로 알려졌다.

“서울에서 낳은 아들은 한국과 미국을 잇는 다리”
예산중학교에서 동료교사로 일하며 친분을 쌓은 한 지인에 따르면, 지난 1980년대 주한 미 대사관 정무과에서 근무하던 시절 스티븐스 지명자는 서울 퇴계로에서 한국식으로 결혼식을 올리고 안국동에서 생활했다고 한다. 남편과 헤어진 이후에는 홀로 아들 제임스를 키워왔다. 한국에서 지내던 시절부터 김치찌개와 빈대떡 등 한국 음식을 좋아했고, 한국말도 능숙한 ‘텍사스댁’ 스티븐스 지명자는 지금도 김치 담그는 법을 기억하고 있을 정도로 대표적인 지한파로 손꼽힌다. 주한 대사 인사청문회 자리에서 소감을 묻는 한국 기자들의 질문에도 “그동안 많이 잊은 한국어를 다시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며 또박또박 한국말로 대답하기도 했을 정도다. 청문회에 임하는 어머니를 뒤에서 지켜보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던 아들 제임스 역시 청문회가 끝난 후 특파원들과 만나 한국으로 부임하는 어머니를 보는 기쁜 마음을 밝히기도 했다.
“어머니가 주한 대사를 할 것으로 기대는 했지만, 막상 지명 소식을 듣고는 무척 놀랐어요. 앞으로 한국을 자주 찾고 한국말도 열심히 배울 생각입니다. 어머니가 한국 대사로 지명되어서 너무 자랑스러워요.”

제자들은 ‘심은경 선생님’을 기다립니다
올 1월 그이가 대사 지명을 받자 충남 예산은 들썩였다. 캐슬린 스티븐스 지명자는 지난 1970년대 평화봉사단의 일원으로 한국에 파견돼 예산중학교에서 ‘심은경’이라는 한국 이름을 갖고 학생들에게 영어를 지도하기도 했던 선생님. 1975년부터 77년까지 2년간 그이가 가르친 중학생 제자들은 이제 어느덧 중년의 나이가 되었다. 그렇다 보니 ‘심은경 선생님’의 주한 대사 부임에 남다른 감회가 들 수밖에 없다. 그이에게 영어를 배웠던 ‘까까머리’ 중학생 중 네 명은 모교에서 교편을 잡으며 그때의 추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추억 속의 그이는 말도 통하지 않던 학생들과 친해지기 위해 영어회화반을 맡아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가 하면, 학생들을 하숙집으로 초대하기도 했다. 태권도에 흠뻑 빠져 수업을 마치고 나면 매일 태권도장을 찾던 열혈 교사로도 기억되고 있다. 현재 예산중학교에서 과학을 가르치고 있는 박찬일 교사는 그때 영어회화반에서 손짓발짓으로 수업을 진행하던 ‘심은경 선생님’을 흐뭇한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다.
“그 시절, 시골에 금발에 파란 눈의 여 선생님이 오셨으니 전교생의 관심을 한몸에 받으실 수밖에 없었죠. 하지만 혹시 말이라도 걸까 봐 다들 피해다니기 일쑤였어요(웃음). 특별활동반에서 선생님께 영어회화를 배웠는데, 솔직히 중학교에 갓 들어온 아이들 영어실력이 얼마나 되겠어요. 알파벳이나 알까 말까 하는 수준이었죠. 미국의 영어교재를 갖고 와서 수업을 진행하셨는데, 심은경 선생님도 그때 당시에는 한국말을 잘 못하셨고, 아이들은 영어를 못하니 거의 보디랭귀지 수업에 가까웠죠. 그래도 모두 선생님을 잘 따랐어요. 선생님도 아이들과 잘 어울리려고 노력하셨고요.”
스티븐스 지명자는 말이 통하지 않는 낯선 환경 속에서도 젊은 여교사들과 가깝게 지내며 인근 지역을 여행하고, 방과 후에는 테니스, 태권도 등의 운동을 하면서 한국 생활에 적응해나갔다고 한다. 스티븐스 지명자가 미 상원의 인준을 마치고 9월 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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