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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문세윤이 부르는 ‘사부곡(思父曲)’
개그맨 문세윤이 부르는 ‘사부곡(思父曲)’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08.10.14 14: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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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로 웃음을, 연기로 감동을 주고 싶다
철없던 시절 돌아가신 아버지,
개그맨 문세윤이 부르는 ‘사부곡(思父曲)’

앙드레 김, 중견 탤런트 주현 등의 성대모사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준 개그맨 문세윤. 실제 목소리의 주인공들까지도 격찬을 마다하지 않는 그의 재주는 최근 스크린과 브라운관의 정극 연기를 통해서도 발휘되고 있다. 한마디로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전하고 있는 것. 그런 그에게는 남모를 사연이 있다. 바로 데뷔 직후 고인이 된 아버지다. 아버지의 이야기를 떠올리며 웃음을 전하던 그의 표정이 순간 숙연해져 온다.


취재_ 황정호 기자 사진_ 김도형 기자

 
 
"아버지는 돌아가시기 전날 온전한 정신으로
간호사에게 개그맨이 된 제 자랑을 하셨어요"

커다란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각종 성대모사와 몸 개그로 사람들에게 웃음을 줬던 개그맨 문세윤. 최근 그의 이름 앞에는 개그맨에 이어 ‘배우’라는 수식어가 하나 더 붙고 있다. 지난 2006년 영화 ‘천하장사 마돈나’를 통해 보여줬던 배우로서의 또 다른 가능성이 시트콤과 드라마에서 그 빛을 발하고 있기 때문. 혹자는 그런 그를 개그맨 임하룡의 뒤를 이어 주연을 받쳐주는 탄탄한 연기력의 조연감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첫 출연한 ‘천하장사 마돈나’를 통해 남우신인상 후보에까지 올랐던 그. 그러나 그런 찬사에 아직은 쑥스러운 듯하다.
“첫 영화 출연에서 후보에까지 올라 솔직히 가슴이 벅차더라고요. 영화가 평도 좋고 잘되는 바람에 조금씩 불러주셔서 여기까지 오게 됐죠. 아직은 배우는 단계예요. 좋은 작품을 하고 싶다는 욕심은 있지만, 상을 타거나 주연이 되고 싶다는 욕심은 없어요(웃음).”
개그와 연기의 영역을 넘나들면서 느끼는 것은 둘 다 쉽지 않다는 것. 개그는 오랜 시간 아이디어를 짜내야 하기 때문에 어렵고, 연기는 개그에 비해 호흡이 느려 또한 쉽지 않다. 그래도 그중 어려운 것을 꼽으라면 아직은 개그라고.
“개그는 일단 아이디어 작업부터 힘들어요. 소재를 찾아야 하는 것도 그렇고 그렇게 만든 것들이 매번 좋은 반응을 얻으리라는 보장도 없거든요. 첫 작품에서 사람들에게 많은 웃음을 줬다 해도 다음 작품에서 그 이미지 때문에 또 성공하기는 쉽지 않죠. 주어진 3∼5분 사이에 웃음을 끌어낸다는 것이 심리적으로 부담이 많이 가요. 그래서 사람들이 웃을 때는 희열이 훨씬 크죠. 사실 개그도 연기라고 생각해요. 연기도 개그도 배우면서 하고 있어요.”
수많은 개그 지망생들이 서고 싶어하는 무대, 그러나 그에게는 뜻밖에도 그 기회가 얼떨결에 찾아왔다. 바로 그의 주특기인 성대모사 때문이었다. 학생시절 우연한 기회에 출연하게 된 방송이 그의 운명을 개그맨의 길로 들어서게 한 것. 지금 생각하면 운이 좋았다며 웃는 그다. 그런 그가 가장 감칠맛 나게 하는 개그가 바로 중견 탤런트 주현의 성대모사. 실제 주현을 만나서 꾸중을 들을까 걱정했지만 오히려 고맙다는 말을 들었다.
“좀 더 터프하게 하라면서 가르쳐주시더라고요(웃음). 저 때문에 젊은 사람들이 주현 선생님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됐다면서 오히려 고맙다고 하시더군요. 그렇게 말씀해주시니까 황송할 따름이죠.”

가장 역할을 대신하면서 아버지를 이해하다
문세윤의 아버지는 지난 2003년 오랜 투병생활 끝에 세상을 떠났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그가 개그맨으로 무대에 서는 모습을 보았다는 것. 그 후로 5년, 뒤늦게 철든 아들은 아버지의 역할을 대신하며 가장으로서 무거운 짐을 짊어졌던 아버지의 삶을 이해하게 됐다. 당시의 기억을 떠올리던 그가 입을 열었다.
“당뇨와 간경화로 합병증이 왔어요. 복수도 차고 식도로 피가 역류하면서 고통스러워하셨어요. 철없던 저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날도 PC방에 있었어요. 어린 나이라 죽음이라는 것을 몰랐죠. 아버지가 중환자실에 누워 계신 모습을 눈으로 보면서도 돌아가실 것 같진 않았어요.”
아버지를 바라보는 의사들의 표정이 아무리 어두워도 돌아가시리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오히려 그런 걱정을 하는 것이 이상했던 그. 그날도 친한 선배들과 PC방에서 있었던 그에게 어머니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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