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9 22:35 (금)
 실시간뉴스
미궁 속에 빠진 안재환의 죽음
미궁 속에 빠진 안재환의 죽음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08.11.12 15: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슈 취재

속속 드러나는 또 다른 이야기, 자살인가 타살인가
미궁 속에 빠진 안재환의 죽음

고 안재환의 죽음이 몰고 온 혼돈은 엄청났다. 지난 두 달여 동안 우리는 너무도 아까운 목숨들을 떠나보내야 했다. 사건의 본질은 드러나지 않은 채 이를 둘러싼 무수한 말과 의혹만 난무하는 시간이었다. 고인의 유족은 유족대로, 아내 정선희는 그녀대로, 세상 사람들까지도 나름대로 진실을 찾고 있지만 정작 진실은 그 실마리조차 보여줄 기미가 없다.


취재_ 황정호 기자 사진_ 매거진플러스 DB

“안재환의 죽음, 연이은 자살…
정체를 알 수 없는 의혹만 무성한 가운데
진실은 드러나지 않고 있다”

 
 
 

“정선희가 경찰에서 진술한 것과 언론을 통해 밝힌 내용 중 한 가지
다른 점은 사채업자들의 협박 유무. 경찰에서 밝힌 최초 진술과
달리 사채업자에 의한 협박과 압력이 있었다는 것이다”

지난 두 달여 동안 대한민국은 연이은 충격에 빠져 있다. 산 사람은 살아야 한다는 말이 있지만, 안재환의 죽음은 산 사람조차 살 수 없게끔 더욱 확대되어가고 있다. 사채와 악플…, 그의 ‘죽음’이라는 핵심은 외면당한 채 또 다른 논란만이 재생산되고 있을 뿐이다. 증권가 정보지에 의지한 일부 언론의 신중하지 못한 보도는 세상을 들었다 놓았다 하며 또 다른 희생자를 낳기까지 했다. 아무런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한 사채업자의 근거 없는 추측은 확실시되는 사실로 가공돼 본질을 흐려놓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모든 논란을 잠재우고 사실 관계를 명확히 할 의무가 있는 경찰마저도 “사생활 부분까지 조사할 수 없다”는 원칙을 고수하며 단편적인 사실만을 밝히고 있다.

안재환의 죽음, 혼돈의 시작
지난 9월 안재환이 집 인근 자신의 승용차 안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직후부터 그의 죽음을 둘러싼 이유에 대해 갖가지 추측이 쏟아져나왔다. 심지어는 확인되지 않은 내용까지 섣부른 추측으로 큰 이슈가 되면서 누구 말이 사실인지조차 믿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결혼 10개월 만에 안재환이 자살까지 했어야 하는 이유는 누구도 알 수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제기된 것이 바로 ‘사채’였다. 안재환의 죽음과 관련해 ‘40억 사채설’이 나온 것. 어느 누구도 출처와 정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 상황에서 ‘40억 사채설’은 갖가지 말들로 그 몸집을 키워나가기 시작했다. 곁가지로 정확한 액수조차 파악이 안 된 상태에서 그 큰 금액을 아내인 정선희가 갚아야 하나를 두고 소모적인 논쟁까지 이어졌다. 무수히 많은 지인들의 말은 곧바로 기사화됐다.
그렇게 모두가 갈피를 잡지 못한 채 안재환의 장례식이 치러지고, ‘40억 사채설’에 이은 ‘타살 의혹’이 유족으로부터 제기됐다. 유서의 내용과 글씨, 유족으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아내 정선희의 행동, 사채업자의 말에 의한 의혹 등이 ‘자살’로 추정하기엔 납득할 수 없다는 것. 장례식 이전부터 있었던 정선희와 유족 간의 갈등이 전면으로 부각되는 시점이었다.

침묵을 깨다. 정선희 역시 알 수 없는 남편의 죽음
안재환의 죽음으로 가장 큰 충격에 빠진 사람은 누가 뭐라 해도 정선희였다. 결혼 10개월 만에 벌어진 남편의 죽음과 이어진 친구의 죽음을 겪은 그녀. 결국 오랜 침묵을 깨고 최근 한 언론을 통해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이미 언론과 경찰 발표를 통해서 알려진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아내가 설명하는 남편의 실종 직전까지 행동과 마지막 모습은 그녀 역시 남편의 죽음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했다. 스스로 ‘희생양’이라고 표현하는 그녀. 실제로 안재환의 유족 측에서는 당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실종신고를 막은 것, 마지막 날 안재환의 복장에 대해 다르게 말한 것, 원 모 씨와의 관계 등에 석연치 않은 점이 있음을 주장하며 안재환의 죽음에 정선희가 직간접적인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었다. 그러나 그녀 역시 남편이 죽은 이유를 알고 싶은 아내일 따름이었다.
한편 그녀가 경찰에서 진술한 것과 언론을 통해 밝힌 내용 중 한 가지 다른 점은 사채업자들의 협박 유무. 경찰에서 밝힌 최초 진술과 달리 사채업자에 의한 협박과 압력이 있었다는 것이다. 경찰 수사팀에서 밝힌 바로는 그 사채업자가 바로 원 모 씨. 경찰에 따르면 원씨는 안재환에게 빌려준 자신의 돈 2억원을 받기 위해 정선희에게 “건달이 안재환을 데리고 있다”는 말을 했다는 것이다.

 

사채업자 원 모 씨의
말 한마디에 술렁이는 사람들

원 모 씨는 안재환의 누나 안미선 씨에 의해 원 여사라는 이름으로 처음 거론됐다. 원 모 씨는 안재환이 생전에 ‘엄마’라고 부르며 따랐던 사채업자. 그가 부각되는 이유는 안미선 씨가 기자회견에서 “원 여사가 재환이와 실종 기간 중 통화를 했다”는 이야기를 밝히면서부터다. 그 날짜는 바로 안재환이 실종된 지 4일째로 추정되는 8월 26일. 모 방송사와 인터뷰까지 하면서 원 모 씨는 안재환과 통화했다는 것을 밝혔다. 구체적인 통화 내용까지 언급하며 “재환이가 돈 때문에 죽은 것 같진 않다”는 이야기를 해 앞서 제기된 타살 의혹에 힘을 실었다. 안재환의 죽음에 대한 실마리를 찾은 듯한 분위기였다. 유족 측도 이러한 그의 발언에 주목하며 경찰에 재조사를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경찰의 통화기록조회 결과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게다가 이상한 것은 조금씩 달라지는 원 모 씨의 이야기. 처음에는 안재환에게 사채 빚이 없다고 말했던 그가 곧 정확한 액수까지 언급하며 자신을 비롯한 기타 사채업자로부터 안재환이 사채를 썼음을 밝히기 시작한 것이다. 본지 기자 역시 원 모 씨와 통화할 당시 재차 확인했음에도 그는 자신이 안재환과 통화했다는 사실을 분명히 밝혔다. 그러나 그것이 다가 아니었다. 그의 충격적인 발언은 그치지 않았다. 매번 한두 매체를 골라 인터뷰를 하던 그가 최근 정선희의 ‘사채업자 협박 발언’ 후 즉각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사실이 아님을 주장했다. 게다가 그는 나름 추리까지 했다. 즉 안재환에게 돈을 빌려준 사채업자가 안재환에게 상환능력이 없음을 알고 감금한 뒤 살해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한 처음에 사채가 없다고 했던 말을 바꿔 금액까지 계산해 대략 30억 정도의 사채를 추산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