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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 사진전, 부드러운 남자 박상원을 만나다
생애 첫 사진전, 부드러운 남자 박상원을 만나다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08.12.16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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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상원. 한때 대한민국 일등 신랑감 중 한 사람이기도 했던 그. 세월의 흔적이 묻은 가구가 의외의 중후한매력을 풍기듯 그 역시 마찬가지.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눈가에 웃음을 머금은 그가 배우라는 명함 뒤에 감춰두고 있던 사진작가로서의 모습을 공개했다. 사진을 이야기하는 그의 모습에서 느껴지는 진지함과 고민은 여느 사진작가와 다를 바가 없었다. 배우 박상원이 뷰파인더를 통해 바라본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취재_ 황정호 기자 사진_ 우미진(프리랜서)

언뜻 무심코 보고 넘길 수도 있는 것이지만, 박상원이 TV나 영화를 통해 보여준 역할 중에서 특히 눈에 익은 장면이 바로 카메라를 들고 있는 모습이었다. 배우라는 본업 외에 사진을 찍는 그의 또 다른 모습을 작가와 감독들이 작품에 반영했던 것. 그의 사진에 대한 관심은 어찌 보면 배우의 그것보다 더 오래되었을지 모른다. 호기심 가득하던 중학생 시절, 누나에게서 반 강제로(?) 빼앗듯 선물로 받은 캐논 AE-1 카메라는 이후 30여 년 동안 그를 사진의 매력에 빠지게 한 단초가 됐다. 그때나 지금이나 그의 일상 공간에는 언제나 카메라가 함께 자리한다. 그조차도 어린 시절에 그저 자랑삼아 가지고 다니며 한 장 두 장 찍던 것이 지금까지 이어질 줄은 몰랐다고 한다.

차가운 공기가 유난히 상쾌하게 느껴지는 초겨울, ‘박상원의 첫 번째 사진전’이 열리는 인사동 관훈갤러리 앞 골목은 햇살이 가득 들어차 있었다. 계단을 올라 입구를 들어서자 바로 그의 모습이 보였다.
“그동안 배우로서 활동을 해왔지만 사실 사진을 찍는 일도 계속해왔습니다. 수면 위에서 한 작업이 배우라면 사진은 수면 밑에서 해왔던 거죠. 첫 전시회라고 해서 너무 거창한 것은 아니에요. 결국은 제가 일상적으로 해온 일이니까요. 요즘은 디지털 시대라고 사람들마다 카메라 한 대씩 가지고 다니는 것이 보통이지만, 아주 오래전 아날로그 시절부터 제 가방에는 항상 카메라가 있었어요. 차가 생긴 뒤로는 늘 차에 가지고 다녔죠.”
사진을 통해 본 세상은 이제까지 그가 알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색과 느낌으로 그를 사로잡았다. 배우가 됐을 때는 더욱 그러했다. 사진기의 뷰파인더를 통해 작가와는 또 다른, 배우의 시각으로 발견한 ‘찰나’는 그를 통해 작품으로 변모했다.

 
 
배우의 눈으로, 카메라를 도구로 찰나를 기록하다
갤러리에서 만난 그는 분주해 보였다. 테이블과 의자를 손수 이리저리 옮기고 혹 작은 티끌도 그냥 보아 넘기지 않았다. 평소에도 신중하고 꼼꼼하다고 알려진 그가 그간 자신만이 보고 느꼈던 순간들을 세상에 공개하는 첫 사진전이니만큼 그런 조바심은 이해하고도 남음이다. 대부분의 예술가적 기질을 가진 사람들이 그러하듯, 그 역시 말 한마디 한마디를 정제하듯 고르며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첫 번째라는 의미를 특별히 생각한 건 아니에요. 그저 말 그대로 처음 하는 거니까… 지금까지 해오던 작업의 연장선상이죠. 널려 있던 것을 모으고 정리한 셈이에요. 연기자 박상원은 아무래도 옷을 제대로 걸치고 있는 느낌인데, 사진 전시회를 하니까 왠지 남의 옷을 빌려 입은 것같이 어색하기도 하네요(웃음). 이제 한 닷새쯤 되니까 두려운 생각은 덜해요. 그래도 부담은 되지만요. 과연 이곳을 찾아와 사진을 봤던 분들이 어떤 느낌을 가질지, 어떤 판단을 해줄지 모르겠어요. 어쨌든 전시회라는 것은 평가를 받으니까요.”
오랜 세월, 배우로서 다양한 역할을 경험했던 그.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그의 또 다른 모습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비록 분야와 형태는 다를지라도 그 본질은 똑같기 때문이다.
“비록 드라마나 연극과는 또 다른 하나의 새로운 작업이긴 해도, 결국 제가 며칠 경험해본 바로는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해요. 전시장을 정리하고 사람들을 맞이하고 불을 끄고 문을 닫고 모든 것을 마무리하는 과정은 연극이나 드라마도 마찬가지예요.”
그의 첫 사진전 제목은 ‘모놀로그(독백)’. 작품은 그가 배우의 시각으로 사진기의 뷰파인더를 통해서 바라본 세상에 대한 독백이다. 사진을 찍은 그는 그대로, 그 사진을 보는 사람은 또 그 사람대로 느낌과 생각이 다르다는 것. 어쩌면 세상을 보는 사람들의 감정은 이 같은 독백을 통해 나오는 것일지도 모른다.
“사실 제 사진들은 기존 사진작가들이 가지는 어떤 여백이나 구조의 개념보다는 드라마와 같은 동영상의 찰나를 일시 정지시켜놓은 순간의 기록이죠. 거기서 무한한 상상이 가능하게끔 유도했어요. 예를 들어 해가 지고 달이 밝은 색을 띠면서 어떤 그림이 만들어지는지 배우의 입장에서 연상하는 거죠. 이번 전시회에 내놓은 사진이 총 44점인데 이 모든 것을 보는 사람들의 생각과 감정은 다양하겠지만, 사실 전부가 1초도 안 되는 순간들이거든요.”
찰나에 가까운 순간을 그는 여러 가지 생각을 담아 표현했다. 살아오면서 무수히 경험했던 장면들, 몇 수십 해의 첫눈,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일출과 일몰, 비와 바람, 해마다 피고 지기를 반복하는 꽃이 모두 그의 촬영 대상. 배우의 느낌을 가지고 파인더를 봤을 때 세상은 사뭇 다른 모습으로 다가왔다.
“오히려 전문가가 아닌 배우의 입장에서 사진을 찍음으로 인해 생기는 또 다른 무언가가 있었어요. 파인더를 통해서만 보이는 것이 아닌 발상의 전환을 통해 창조적인 또 다른 측면을 봤던 거죠. 그런 면에서는 오히려 제가 배우인 것이 도움이 된 것 같아요.”
1층과 2층으로 나뉜 전시장에는 앙드레 가뇽의 피아노곡이 은은하게 흐르고 있었다. 바로 그가 오래전부터 사진 작업을 하며 들어오던 음악. “지금까지 해오던 작업의 연장선상”이라는 그의 말이 어렴풋하게나마 이해되는 듯했다.

지천명 , 이 남자가 사는 방식
이번 전시를 통해 소개된 44점의 사진은 박상원이 지난 2004년부터 올해까지 캐나다와 중국, 이란, 영종도, 제주도 등지를 돌며 찍은 것들이다. 특정한 주제에 국한된 것이 아닌, 그가 가지고 있는 것 중에서 다양한 사진을 추렸다.
“전체적인 톤에서 너무 튀는, 예를 들어 역동적이거나 다큐멘터리 같은 시각의 사진만은 배제했어요. 그외에는 샐러드도 있고 녹두전도 있고 김치도 있고… 한마디로 다양한 뷔페식이죠(웃음).”
그러나 그가 여러 곳을 다닌 것은 단순히 사진만을 위한 여정이 아니었다. 모두 봉사활동을 위한 방문지였던 것. 요즘에야 많은 연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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