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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운서 정세진 본지와 단독으로 만나다
아나운서 정세진 본지와 단독으로 만나다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08.12.16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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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돌아왔다. 2001년부터 5년 2개월 동안 KBS 메인 뉴스인 ‘뉴스9’의 앵커로 맹활약한 아나운서 정세진. 단아하고 정갈한 이미지로 시청자들의 신뢰를 쌓아온 그녀는 새롭게 앵커로 발탁된 이윤희 기자와 함께 ‘KBS 8 뉴스타임’의 더블 앵커로 모습을 나타냈다. 새 프로그램에 대한 각오와 각자의 개인적인 이야기까지 조심스럽게 털어놓은 두 여성과의 진지하지만 유쾌한 만남.

취재_ 이시종 기자 사진_ 우미진(프리랜서)

뉴스 앵커라고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단아함과 정갈함, 언제나 논리정연할 것 같고 차가울 만큼 냉정할 것 같다는 이미지가 그것이다. 그런 이미지를 확고하게 만들어준 인물이 바로 정세진 아나운서다. 또박또박한 발음과 안정된 진행으로 시청자들로부터 많은 신뢰를 받았던 그녀. 많은 아나운서들이 시청자와 대중의 시선을 잡기 위해 튀려고만 할 때 정작 차분하고 정제된 분위기로 오히려 더 눈길을 끌었던 그녀다. 그녀가 학업을 위해 2년 동안 방송에서 모습을 감췄다가 사뭇 달라진 느낌으로 돌아왔다.

유학, 풍성한 40대를 맞기 위한 준비기간
“안녕하세요.”
밤 아홉 시. 방송을 막 끝낸 두 앵커들이 해맑게 웃으며 걸어왔다. 앵커, 그것도 ‘9시 뉴스’를 진행했던 앵커는 일반인은 범접할 수 없는 존재라고 머릿속에 이미 각인돼 있어서였을까. 두 사람이 환하게 웃으며 인사를 건넸지만 좀처럼 긴장이 풀리지 않았다. 오랜만에 본 정세진 아나운서의 포스(?)는 여전했고, 이번 방송에서 처음 얼굴을 본 이윤희 기자 역시 부드러운 듯하면서도 강한 인상이었다. 정 아나운서가 먼저 방송에서 모습을 감췄던 그동안의 근황에 대해 말을 하기 시작했다.
“미국에 가서 사회복지와 저널리즘에 대해서 공부했어요. 특히 유투브 등에 올라온 UCC 영상을 이용해 공부하는 것이 재미있었죠. 모처럼 여유를 만끽할 수 있었어요. 대개 오전에 수업을 듣고, 오후에는 강의 한두 개 정도 더 듣거나 아니면 공연을 보러 다녔어요. 제가 클래식을 워낙 좋아하거든요. 학생 티켓으로 사면 싸게 살 수 있어서 자주 애용했죠(웃음).”
그녀는 의외로 소탈했다. 앵커라는 직함과 위치 때문인지 돈 따위(?)는 걱정 안 할 듯 보였는데, 유학생활 내내 돈 때문에 힘들었단다. 하루에도 몇 번씩 어떡하면 한 푼이라도 아낄 수 있을까 고민을 했다고.
“돈이 없어서 고생 좀 했죠(웃음). 어느 단체나 회사에서 지원을 받아서 간 것이 아니라 10년간 제가 모은 돈으로 간 거잖아요. 그래서 돈 없이도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았어요. 점심을 공짜로 주는 세미나를 찾는다거나 학생이나 빈민들을 위한 혜택이 있는 것을 자주 애용했죠. 나중에 알고 보니 뉴욕이란 도시가 돈이 없어도 살 수 있는 곳이라고 하더라고요.”
금전적으로 여유롭지 않은 유학생활이었지만, 그녀는 그곳에서 많은 것을 얻어온 듯했다. 이사를 다섯 번이나 할 정도로 이곳저곳 옮겨 다니면서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았다고.
“한 동네에 살면 그 동네 사람들밖에 못 보니까 재미없잖아요. 그래서 부자들이 사는 동네도 가보고, 빈민가도 가보고 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이 그 안에서 어떻게 살아가는지 느끼고, 또 그들이 공존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었어요.”
“유학기간을 40대를 대비하는 준비의 기간으로 삼으려고 한다”며 “연수생활을 알차게 보낸다면 제 40대의 모습이 보다 풍성하고 시청자들에게 다양한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하며 유학길에 올랐던 그녀. 이런 목표를 이룬 것인지, 그녀는 전보다 한층 더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지상파 최초의 여성 투톱 뉴스로 복귀
1997년 KBS 24기 아나운서로 입사해 5년 2개월간 KBS 간판앵커로 활동한 베테랑이지만 공백에 대한 부담감은 그녀 역시 느끼고 있는 듯했다. 모르긴 몰라도 한 달이 멀다하고 변하는 대중의 취향에 맞춰간다는 것은 상당한 스트레스일 것이다.
“2년 동안 방송을 그만뒀다 다시 시작하는 것이라 부담도 되죠. 솔직히 많이 힘들어요(웃음). 우리나라만큼 변화가 빠른 나라는 없을 것 같아요. 어떤 면에서는 ‘너무 변화만 추구하지 않나’라는 생각도 해보지만 다른 측면에서는 변화 안에서 깊이를 찾는 것도 의미 있는 것 같아요.”
이런 이유 때문이었을까. 그녀는 색다른 도전을 선택했다. 바로 컴백 프로그램으로 ‘KBS 8 뉴스타임’을 선택한 것. ‘KBS 8 뉴스타임’은 이제껏 국내에서 볼 수 없었던 형식의 뉴스 프로그램이다. 여성 더블 앵커라는 파격적인 편성으로 방송 전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미국 연수 당시 두 명의 여성 앵커가 진행하는 뉴스를 본 적이 있어요. 처음에는 낯설었는데, 계속 보다 보니 ‘더블 앵커 진행이 왜 안 되나’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번 프로그램에 도전하기 위해 ‘뉴스9’ 오디션에는 도전하지 않았다. 메인 뉴스의 앵커 자리보다는 새로운 일에 대한 도전이 앞섰다고.
“힘들 테지만 안 해본 것을 하고 싶었어요. 제가 B형이라 호기심이 많거든요(웃음). 모든 시간대의 뉴스를 해봤고, 뉴스광장의 코너 앵커도 하면서 뉴스 시스템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많이 배웠어요. 그래서 이번 프로그램이 새로 시작하는 포맷이라는 점에서 끌렸어요. 더 배울 것이 많지 않을까 싶어서요.”
예고편에서 두 앵커는 파티복을 입고 여유를 즐기는 모습으로 등장했다. 특히 정 아나운서는 순백 드레스를 입은 파격적인(?) 모습을 선보였다. 여성 앵커가 드레스 차림으로 예고편을 촬영하는 일은 매우 이례적인 일. 권위적인 뉴스가 아닌 보다 편안하고 부드러운 이미지의 뉴스임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다고. 그러나 첫 방송은 파격적인 광고의 ‘반전’을 보여주는 듯했다. 두 여성 앵커는 단순한 가십이나 파격에만 치우치지 않고, 내실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며, 호흡도 돋보였다.

 
 
아나운서의 순발력과 기자의 현장감의 조화
“이윤희 기자와는 방송 시작 전부터 친한 사이였어요. 아나운서들이 가장 좋아하는 기자예요. 인사성 바르고 싹싹하고. 저의 모자람을 채워주는 고마운 파트너죠.”
정 아나운서의 말대로 이윤희 기자는 사교성이 좋은 사람이었다. 특유의 활달함으로 프로그램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 특히 7년 동안 정치, 사회, 문화 분야를 취재한 기자로서의 경험을 살려 현장감을 한껏 살려주고 있다는 평가다. 케이블 방송에서 아나운서로 활동한 경험이 있어서인지 진행 또한 새내기 앵커답지 않게 매끄럽다. 처음으로 여성 더블 앵커를 내세운 뉴스를 진행하게 돼 좋기도 하고 부담도 된다는 그녀.
“아기를 낳고 엄마가 되어보니 세상을 보는 시각이나 안목이 넓어지고 주부들이 고민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됐어요. 같은 주부로서 그분들의 피부에 와닿는 멘트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윤희 기자는 아홉 달 난 아들을 키우고 있는 엄마이기도 하다. ‘뉴스타임’을 시작한 이후로 일이 바빠져 아들과는 이별 아닌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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