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5 12:55 (목)
 실시간뉴스
‘간난이’ 김수양의‘시집가는 날’
‘간난이’ 김수양의‘시집가는 날’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09.01.26 22: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행복한 여자

미국에서 천생연분 만나 결혼에 골인하기까지
‘간난이’ 김수양의‘시집가는 날’


1983년 드라마 ‘간난이’를 통해 원조 국민 여동생으로 사랑받았던 김수양. 성인 연기자가 되어 돌아온 다른 아역 스타들과는 달리 리포터의 모습으로 우리를 다시 찾았던 그녀가 천생연분을 만났다. 상대는 다름 아닌 미국 교포 이시형 씨. 이제까지 남자친구 한 번 사귀지 않았던 그녀가 미국에서 자신의 반쪽을 찾은 이유는 뭘까. 결혼식 한 시간 전 본지와 단독으로 만난 두 사람은 설렘 가득했던 그간의 러브스토리를 털어놓았다.
취재_ 황정호 기자  사진_ 조준원 기자, 우미진(프리랜서)  촬영협조_ 스튜디오 카이


아직도 세상 사람들의 기억 속에 까만 얼굴의 단발머리 소녀로 기억되고 있는 ‘간난이’ 김수양.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던 간난이가 드디어 시집을 갔다. 한때 최고의 인기를 얻었던 아역배우로서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인 성인 연기자의 길을 접고, 돌연 브라운관에서 자취를 감췄던 김수양이 다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옛 스타를 찾는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였다. 그때가 벌써 10년 전, 대학 4학년 시절 유학을 준비하고 있던 그녀에게 그것은 또 다른 변화의 시작이었다.
“사실 성인이 되어 연기를 할 생각은 전혀 없었어요. 대신 공부를 계속해서 교수가 되는 것이 꿈이었죠. 유학을 준비하는 와중에 방송에 우연히 나가게 됐고, 그때 간난이가 이렇게 컸다고 해서 화제가 됐죠. 그 이후 드라마, 영화를 비롯해 많은 섭외가 들어왔어요. 그렇지만 연기를 다시 할 생각이 없었던 것은 그때도 마찬가지였죠. 그래서 기왕 방송을 할 거면 해외에 나가는 프로그램을 하겠다고 생각해서 시작하게 됐어요.”
그렇게 시작한 리포터 일은 그녀의 직업이 됐다. 대표적인 고향 프로그램이던 ‘6시 내 고향’ 등에서 인기 리포터로 활약하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온 그녀. 그러나 유학을 가서 공부를 하겠다는 결심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러던 중 미국 한인방송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미뤄뒀던 공부를 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그렇게 공부와 방송일 때문에 간 건데 당시에는 이상한 소문이 났어요. 시집을 가려고 갔다는 건데, 당시에 그런 건 절대 아니었죠(웃음). 늦기 전에 빨리 가서 하고 싶었던 공부도 하고 또 다른 나라에서 제 재능을 펼쳐보고 싶었어요.”
그렇게 떠난 미국에서 그녀는 ‘운명적’이라는 표현에 딱 어울릴 만한 사람을 만나게 됐다. 바로 지금의 남편 이시형 씨(미국명 캐빈). 새로운 목표를 위해 떠난 미국에서 자신의 반쪽을 찾은 그녀. 두 사람의 러브스토리는 마치 영화의 한 장면과 같았다.

운명적인 만남으로 다가온 남자
리포터 일을 중단하고 미국에서 한인방송 DJ와 공부를 병행하던 그녀. 하루하루 바쁜 생활을 하고 있던 터라 그때까지 한 번도 제대로 된 연애를 해보지 못했다. 한편으로는 남자보다 동료들하고 어울리는 게 더 좋기도 했다. 그런 그녀에게 어느 날 한 지인이 ‘너무 착하고 괜찮은 남자가 있으니 만나보라’는 제의를 했다. 운명적인 만남의 시작이었다.
“만나보니 마음이 참 넓고 착했어요. 그런데 며칠 후에 갑자기 시애틀에 살고 있는 후배가 전화를 하더니 너무 착한 남자가 있다고 한번 만나보라는 거예요. 설명을 듣는데 느낌이 이상해서 이름이 뭐냐고 물으니까 캐빈이라는 거예요. 같은 사람이었던 거죠. 너무 놀랐어요. 운명이라는 것이 이런 건가 봐요. 어차피 만나야 할 사람이었던 거죠.”
그렇게 연애를 시작한 두 사람. 서로에게 운명을 느꼈던 만큼 끌림도 남달랐다. 첫 키스를 묻는 질문에 그녀의 얼굴이 발그레해졌다. 두 번째 만남 만에 이뤄진 키스였기 때문.
“제가 살고 있는 집 앞에서 첫 키스를 했어요. 그러고는 대뜸 사랑한다고 하더군요. 자기도 놀랐는지 ‘웁스, 내가 뭐라고 한 거야’ 하더군요(웃음). 저도 굉장히 놀랐어요. 남편은 어떻게 자기도 모르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었는지 모르겠다면서 그게 인연인가 보다 했대요.”
그런 그녀를 흐뭇한 표정으로 지켜보는 남편. 그가 표현한 첫 키스의 느낌은 그야말로 ‘판타스틱’했다며 쑥스러운 듯 웃음을 터트렸다. 이제는 하루 천 번씩 뽀뽀를 한다며 닭살 행각(?)을 자랑하는 두 사람이다. 그녀의 남편 캐빈은 미국에서 태어나 현지 대기업에 다니는 재원. 이미 미국에서 결혼식을 올린 탓에 한국에서는 두 번째 결혼(?)이다. 한국에 아무 연고도 없는 남편은 홀로 결혼식을 위해 전날 입국했다. 먼저 들어와 신랑 없는 웨딩 촬영을 해야 했던 아내에 대한 미안함에 눈물까지 지었다는 그. 그런 그가 아내는 마냥 사랑스럽기만 하다.
“남편이 잘 울어요. 한국 남성하고 다른 감수성이 있어요. 눈물을 잘 보이는 편이죠. 보고 싶다고 울고…(웃음). 전 그런 점이 좋아요. 자상하고 마음이 따뜻하니까요. 사실 남편은 한국 방송을 잘 안 봐서 연예인이나 유명인들을 잘 몰라요. 제가 방송이나 잡지에서 인터뷰 온다고 하니까 떨린다면서 걱정을 태산같이 했어요.”

잊을 수 없는 ‘스페이스니들’에서의 프러포즈
만난 지 1년 즈음 되던 해 남편은 그녀에게 프러포즈를 했다. 마치 영화에서 보던 것과 같은 상황을 연출해 더더욱 그녀를 감동시켰다. 그녀는 지나가는 말을 잊지 않고 그대로 실천한 남편의 세심함에 이루 말할 수 없는 감동을 느꼈다고 한다.
“영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면 ‘스페이스니들’이라는 타워가 나오잖아요. 처음 만났을 때 소원이 뭐냐고 물어봐서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크리스마스이브에 스페이스니들에서 프러포즈를 받으면 진짜 좋을 것 같다고 했어요. 그런데 그걸 잊지 않았더라고요. 거기서 꽃다발과 반지, 직접 쓴 편지, 제일 잘 나온 자기 사진을 내밀면서 ‘이번 세상은 물론이고 다음 세상에서도, 또 그다음 세상에서도 베이비만 만나고 싶고 베이비랑 살고 싶다’고 하더군요. 자기와 결혼하려면 반지를 받고 아니면 던져버리라면서요. 마음이 눈처럼 사르르 녹는 기분이 들었어요.”
두 사람의 애칭은 역시 미국에서 연애를 한 만큼 ‘허니’와 ‘베이비’다. 한국 사람들이 듣기에는 닭살스러울 수도 있는 표현이지만 미국에서는 자연스러운 호칭이다. 그런데 그외에도 두 사람만 아는 특별한 호칭이 또 있다고. 기자의 추궁(?)에 마지못해 털어놓은 것은 ‘애기’와 ‘뿡뿡이’였다.
“창피해서 말을 못하겠어요(웃음). 남편이 잘 운다고 했잖아요. 그래서 제가 가끔 ‘애기’라고 놀려요. 그러면 남편은 저한테 ‘뿡뿡이’라고 반격하죠. 제가 가끔 남편 앞에서 방귀를 뀌거든요(웃음). 그만큼 편안하고 너그러운 사람이에요.”

결혼을 앞둔 마음 & 앞으로의 계획
이들 부부가 결혼을 앞두고 약속한 것이 있다. 바로 ‘처음 가졌던 마음을 생각하며 살자’는 것. 그런데 두 사람의 표정은 사뭇 대조적이었다. 행복한 것은 분명한데 너무 편안해 보이는 그녀에 비해 잔뜩 긴장한 표정의 남편. 말로는 들었지만, 기자회견까지 해야 한다는 것에 적잖은 부담을 느끼고 있는 듯했다. 사실 그녀가 방송 일을 한다는 것도 몰랐던 남편이다.
“태어났을 때부터 미국에 살아서 한국 연예인을 잘 몰라요. 처음에 만났을 때도 그냥 회사 다닌다고 했어요. 나중에 이야기하니까 그냥 그러냐고 하더군요. 지금 직접 와서 보니까 긴장한 것 같아요(웃음). 전 다른 신부들하고 좀 다른가 봐요. 불안함이나 두려움 같은 게 전혀 없네요. 사실 이제까지 한 번도 남자를 사귀어본 적이 없는데도 그래요. 제 스타일이 남자 만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남편을 만나니까 너무 든든한 거예요. 평소 생각했던 이상형이었거든요. 제 마음보다 남편의 마음의 그릇이 더 넓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