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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N 오대영 기자 & 이정미 아나운서가 전하는 국내 최초 부부 아침뉴스
MBN 오대영 기자 & 이정미 아나운서가 전하는 국내 최초 부부 아침뉴스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09.04.14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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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시작

“남편과 아내가 함께 전하는 뉴스 보셨나요?”
MBN 오대영 기자 & 이정미 아나운서가 전하는
국내 최초 부부 아침뉴스

국내 최초로 부부가 진행하는 뉴스 프로그램이 탄생했다. MBN ‘출발 모닝뉴스’를 맡게 된 오대영·이정미 커플은 6개월 차 신혼부부. 어쩔 수 없이(?) 24시간을 꼭 붙어 있게 된 이들 부부의 달콤한 일상 이야기.

취재_ 엄지혜 기자 사진_ 김도형 기자 장소협찬_ Homestead Coffee

“남편 50점, 아내 50점,
그래서 백 점 뉴스 만들고 싶습니다”

3월 16일은 오대영·이정미 부부에게 잊지 못할 하루다. 숨 가쁘게 진행되는 아침 생방송 뉴스데스크에 부부가 나란히 앉았기 때문. 3년 차 아나운서인 아내는 긴장하는 남편을 보며 시시때때로 가슴을 쓸어내렸다. 기자 남편은 ‘아내가 이렇게 힘든 일을 했구나’ 싶어 존경스러운 마음까지 들었다. 사내 연애 끝에 결혼에 골인, 이제 뉴스를 함께 진행하며 새로운 시작을 열어가는 부부는 다가오는 봄빛과 똑 닮아 있었다.

앵커 꿈 이룬 남편, 아나운서 아내의 환상 복식조
뉴스를 만들고, 또 전하는 부부는 인터뷰를 ‘당하게’ 돼서 뜻밖이라는 모습이다. 오대영 기자는 “기사에는 야마(특종·중요뉴스)가 중요하지 않냐”며 인터뷰어의 심정을 담뿍 이해하는 표정이다. 이정미 아나운서는 진행자답게 핵심을 꼭꼭 집어서 이야기한다. 놓치는 질문은 남편이 거든다. ‘환상의 복식조’라는 조금은 뻔한 표현이 필연적으로 스친다.
“원래 꿈이 아나운서였어요. 대학교 졸업할 때 시험을 봤는데 다 떨어지더라고요(웃음). 대기업에 2년 정도 다니다가 방송국에 오고 싶어 다시 지원을 했어요. 기자로 들어왔는데 이렇게 좋은 기회가 빨리 올 줄은 정말 몰랐네요. 우리 색시 덕분에 잘된 것 같아요.”
신혼부부답게 서로를 치켜세워주느라 여념이 없다. 하지만 아내는 남편의 외모에 대해 조금은 장난스러운 말을 보탠다.
“사실 남편 같은 얼굴형은 1980년대에 딱 어울리는 이미지잖아요. 요즘은 남자 아나운서도 꽃미남같이 잘생긴 스타일이 많고요. 아마 뉴스 전문채널 프로그램이라서 먹힌 것 같아요(웃음).”
사내 커플로도 유명했던 이들 부부가 함께 앵커로 발탁되면서 질투 어린 시선도 많이 받았을 것 같다. 하지만 시샘보다는 격려와 축하 메시지를 받기에 바빴다고 한다. 특히 가족들은 “얼굴을 한꺼번에 봐서 편하다”며 좋아했다고.
“많이들 축하해주세요. 연애할 때도 ‘이러다가 너희 결혼하고 앵커도 같이하는 거 아냐’라는 농담을 많이 하셨거든요. 얼떨결에 남편이 오디션에 붙고 이렇게 진행을 같이 맡게 됐네요. 하지만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닌 것 같아요. 부담도 좀 생기고요.”
아내는 예전에 맡았던 프로그램을 다시 진행하는 것이지만, 남편은 앵커로서 첫 번째 무대다. 예상보다 잘한 것 같다며 후한 평가를 했지만, 긴장하는 남편을 볼 때는 똑같이 떨리는 것은 어쩔 수 없나 보다. 또 한편으로는 통쾌하다는 느낌도 있다.
“기자는 하루 종일 근무를 하지만 아나운서들은 방송 시간이 좀 짧은 편이잖아요. 겉보기에는 쉬워 보일 수 있지만 생방송의 긴장이 정말 어렵거든요. 예전에 힘들다고 하면 그다지 동의하지 않는 것 같았는데, 남편이 직접 하고 나니까 실감하겠나 봐요. 그래서 조금 통쾌한 생각도 들었어요(웃음).”
“아내가 대단해 보이더라고요. 집에서 방송을 보면 편하고 쉬워 보이잖아요. 그런데 막상 진행을 해보니 긴장도 많이 되고 체력적으로도 힘들고, 무엇보다 실수를 하면 안 되니까 스트레스가 많더라고요. 전에는 쉽게 생각했는데, 고생이 많았구나 싶었어요.”
남편의 첫 생방송 데뷔 무대 점수는 몇 점일까, 아내는 고심 끝에 “75점”이라고 말한다. 그 얘기를 듣던 남편이 “아니에요. 저는 50점이고요. 아내도 50점, 해서 백 점 만들래요”라며 재치 있는 답변을 내놓는다.

 
 
 

한 달 만에 공개된 사내 연애, 결혼도 자연스럽게
부부는 세 살 차이에 입사 동기다. 부서가 달랐기 때문에 마주칠 일은 전혀 없었다. 다만 서로에 대한 ‘사전 정보’만 조금 있었을 뿐이다. 아내는 남편을 ‘최고의 신랑감’으로 칭찬하는 선배들의 이야기를 들었고, 남편은 아내를 상대로 한 소개팅 제안을 받은 적이 있다.
“함께 국회를 출입했던 선배가 ‘우리 회사에 이정미라는 아나운서가 있는데 한번 사귀어볼래?’라고 하시더라고요. 진짜 주선을 한 건 아니고, 회식 때 우연히 만나게 됐어요. 그리고 비슷한 자리가 또 있었는데, 회식이 끝날 무렵 선배들이 저희 둘만 남겨놓고 다 가버리더라고요. 그래서 “언제 밥이나 먹자”고 했고, 자연스럽게 만나게 됐어요. 말이 잘 통하더라고요. 취향도 비슷하고요(웃음).”
남편은 보통의 아나운서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깍쟁이 이미지’가 아내에게는 없었다고 말한다. 털털하고 솔직한 성격에 호감을 느꼈다. 아내는 자신과는 달리 신중하고 매사에 배려하는 마음이 많은 남편의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
“선배들이 워낙 좋게 이야기하니까 ‘괜찮은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은 있었어요. 자리를 마련해줘서 대수롭지 않게 나갔는데 취향에서 사소한 것까지 모든 게 다 맞더라고요. 둘이 있으면 지금도 참 재미있게 놀아요(웃음).”
하지만 사내 연애의 쓴맛을 아는 선배들은 아내를 극구 말렸다. “사람은 좋은 것 같지만, 사내 연애를 잘못하면 끝이 안 좋을 수 있다”며 잘 생각해보라고 조언했다. 다행히도 주변의 말들에 휩쓸리는 성격이 아닌 아내는 ‘이 사람이라면 괜찮겠다’ 싶었다. 그렇게 남몰래 사내 연애는 시작됐고, 한 달 만에 공개 커플이 됐다.
“남편이 동료 중에 진짜 믿을 만한 사람이라면서 저희가 사귄다는 이야기를 했어요. 그런데 그분이 다른 부서와 함께 간 엠티에서 폭로를 하신 거예요(웃음). 다음날 소식을 들은 분이 전 사원이 공유하는 메신저로 공지를 띄었고요.”
연애를 시작한 지 딱 한 달째. 점심시간에 데이트를 하다가 동료에게 딱 한 번 걸린 적이 있지만, 이렇게 빨리 알려질 줄은 상상도 못했다. 하지만 남편은 “차라리 잘됐다”는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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