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use & People 건축가 이현욱 씨의 모바일하우스 한국사람만큼 집에 관한 애착이 많은 민족이 또 있을까. 그런데 그 애착이란 것이
‘집=부동산’은 고정관념일 뿐 용인시 수지구에 가면 전원주택 단지 속 특별한 비밀이 숨어 있는 집이 있다. 집을 크레인으로 들어 차로 운반하는, TV 속에서나 보던 바로 그 움직이는 집이다. 광장건축사무소 대표 이현욱 씨 가족이 거주하는 곳으로 콘테이너 박스를 마치 레고처럼 조립해둔 그 모양이 독특하다. 3×6m 박스 두 개를 나란히 붙이고 같은 크기의 박스 하나를 그 위에 쌓아 올린 집이 한 채, 거기에 아이들 놀이방으로 쓸 수 있도록 3×3m 박스를 연결했다. 별도로 3×6m 박스를 2층으로 쌓은 독립된 집이 한 채 더 있는데 연구실로 이용하거나 세를 주기도 한단다. 이현욱 씨가 집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실제 행동으로 옮기기까지는 스승이자 공동대표인 김원 씨의 영향이 컸다. 90년대 중반 입사 이후 선배들과 함께 선험적인 실험을 많이 한 경험 덕이란다. 지금도 건축주를 설득해 특별한 집을 짓곤 한다. 대지가 231.4㎡이면서 정원이 231.4㎡인 건물. 상식적으로는 이해가 잘 되지 않지만 1층에도 정원, 2층에도 정원, 옥상에도 정원을 조성하면 전혀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이러한 기획은 건축주의 호감을 살 수 있었지만 이상하게도 회사의 오랜 프로젝트였던 모바일하우스는 모두 꺼려했단다. 하는 수 없이 이현욱 씨는 직접 투자하고 제작해 모바일하우스의‘마루타’를 자처했다. 그의 아내는 집을 지을 때까지만 해도 자신의 땅에 단독주택을 짓는 꿈에 부풀어 있었다. 하지만 공사를 시작한 후 점점 이상함을 느꼈는데 골조공사가 하루 만에 끝났을 뿐더러 다 지어진 집이 산을 가린다는 옆집 민원에 뒤로 3m 밀기까지 하 꿈꾸는 건축가의 좌충우돌 실험실 국내 ‘1호점 모바일하우스’에서 사는 일은 감수해야 할 부분이 많았다. 아직 기술적으로 참고할 수 있는 부분이 적었고 모든 일에 시행착오를 겪으며 직접 알아내야 했기 때문. 이동식 집에서 난방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지 물으니 그는 그동안의 일을 솔직히(?) 털어놨다.
집도 자동차처럼 골라 사올 수 있는 세상 하루 종일 남의 집을 짓다 돌아오면 편히 누워 쉬고 싶을 법도 한데 그는 왜 이런 ‘결점 많은 집’을 고집하고 직접 생활하면서까지 연구하는 것일까. 이현욱 씨는 모바일하우스의 대량생산이 자신의 평생 프로젝트라고 말한다. 이를테면, 거실과 방 하나와 주방이 갖춰진 A타입 집을 신혼부부가 구입한다. 이사를 갈 땐 집을 운반해 가고 아들딸이 생기면 방 2개짜리로 이뤄진 B타입 집을 덧붙인다. 또 성인이 된 자녀가 독립을 하면 일부를 중고로 팔 수도 있다. 우리가 자동차를 사듯이 주택도 A, B, C 타입별로 골라 살 수 있는 세상. 그것은 단순히 집을 구입한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기존에는 처음 집을 지을 때 가능한 한 크게 완성을 했지만 그렇게 되면 유지비가 많이 들고 사용하지 않는 일부는 방치해두게 된다. 만일 새 주인이 이사를 오면 허물고 다시 짓는 일도 허다하다. 그는 이러한 모습들을 보며 친환경에 대한 개념을 달리 생각하게 되었다. 1 모던하면서도 실용적인 분위기의 침실. 심플한 베이지 가구와 침실의 한쪽 면을 장식한 빅 로즈 프린트 벽지의 조화가 우아한 느낌을 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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