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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 선언’했던 가수 구준엽 집에서 어머니와 동반 인터뷰
‘인권 선언’했던 가수 구준엽 집에서 어머니와 동반 인터뷰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09.06.17 14: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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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남자

‘내 인권을 찾고 싶다’ 기자회견 그 후
웃음 되찾은 가수 구준엽,
어머니와 여성지 첫 母子 인터뷰

지난 5월 6일, 갑작스럽게 결정된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구준엽의 얼굴은 굳어 있었다. 고민 끝에 ‘결백’을 토로하기 위해 자청한 기자회견이었지만, 연예인으로서 ‘마약’이라는 단어가 붙은 자리는 부담이 되는 듯했다. 그러나 더 이상 마약사건이 터질 때마다 무방비 상태로 인권을 침해받을 수는 없었다. 본인은 그렇다 치더라도 건강이 좋지 않은 어머니가 더욱 걱정됐기 때문이다.
취재_ 황정호 기자 
사진_ 우미진(프리랜서)·매거진플러스 DB


“기자회견은 제 어머니와 저를 걱정해주는
 가족을 위해서예요. 한 사람의 국민으로서
제 인권을 보호받고 싶었어요”

최근 영화와 드라마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배우 주지훈의 마약 복용 사건은 많은 팬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그러나 파장은 그뿐만이 아니었다. 건강한 연예활동을 하는 선의의 연예인들 역시 근거 없는 의혹을 받아야 했기 때문. 특히 구준엽은 이러한 마약사건이 터질 때마다 경찰이 찾는 단골(?) 수사 대상이었다. 이번 경우에도 마찬가지였다. 담배조차 피우지 않고, 술도 잘 마시지 않는 그이지만, 경찰은 매번 “제보가 들어왔다”는 핑계로 그의 집과 소속사에 들이닥쳤다. 그러나 실제는 클럽을 즐겨 다니는 연예인을 대상으로 한 근거 없는 조사에 불과했다.

체모를 채취당해야 하는 수치스러운 일이 몇 번에 걸쳐 반복됐고, 그때마다 억울하고 답답한 마음에 하소연하고 싶었지만 연예인이라는 신분 때문에 섣불리 입을 열 수가 없었다. 더욱이 그런 그의 결백에도 불구하고 소문은 “연예인 K가 마약 복용 혐의로 수사를 받았다”에서 “복용을 했다더라”로 와전됐고, 이는 결국 구준엽으로 하여금 기자회견이라는 방법을 택하게 만들었다. 건강이 좋지 않은 어머니가 더 이상 충격받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기자회견 이후 지난 5월 15일 “구준엽의 체모 시료 검사 결과 마약을 복용한 흔적이 없다”는 경찰의 이례적인 발표가 있었다. 결국 해프닝으로 끝이 난 셈이다. 한차례 혼란이 지나간 후, 구준엽은 어머니와 함께 밝은 표정으로 본지와 만났다. 마음의 상처는 남아 있지만, 결백이 증명된 만큼 그간의 마음고생은 훌훌 털어버린 듯 모자의 웃음 띤 얼굴은 한층 밝아 보였다.

연예인이기 전에 대한민국 국민, 인권을
보호받고 싶었을 뿐이다

이번 마약사건이 터진 후 경찰의 조사는 구준엽과 어머니에게는 더욱 억울했다. 7년 전과 지난해, 연예인 관련 마약사건이 터질 때마다 그는 체모를 채취당하는 상황을 겪어야 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처음 조사를 받을 당시에는 어머니가 놀라 쓰러지면서 위험한 상황을 맞기도 했다. 자신은 둘째치고 어머니를 위해서라도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전 인권에 대해 배운 적도 없어요. 그러나 이미 몇 차례에 걸쳐 결백이 증명됐음에도 소위 ‘민중의 지팡이’라는 경찰이 저의 인권을 지켜주지 않으니, 제가 절 지켜야겠다고 결심한 거죠. 그렇지 않으면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또 들이닥쳐 저와 어머니를 괴롭힐 테니까요. 기자회견을 하게 된 궁극적인 목적은 제 어머니와 저를 걱정해주는 가족을 위해서예요. 연예인이기 전에 한 사람의 국민으로서 제 인권을 보호받고 싶었어요.”
어린 시절은 물론이고 연예인이 된 이후에도 이제껏 한 번도 속상하게 한 일이 없는 아들이 범죄자 취급을 받는 것을 지켜보며 어머니 박경리 여사는 안타까움만 더할 뿐이었다. 걱정을 끼치지 않기 위해 내색하지 않는 아들에게 선뜻 위로의 말을 전할 수도 없었다.

“마음고생이야 이루 말할 수 없었죠. 죄를 지어서 그랬다면 어쩔 수 없는 노릇이지만, 매번 조사를 한다면서 죄인 취급을 하니…. 제가 고혈압 환자라서 지금 인터뷰를 하는 것도 사실은 이렇게 떨려요. 조금만 신경 쓰면 몸이 안 좋아지니까 준엽이도 제 걱정을 많이 하죠. 정말 너무한 것 같아요. 한두 번 했으면 됐지 이런 사건이 있을 때마다 아무 근거도 없이 멀쩡한 사람을 그러니 기분이 좋지 않죠. 저는 그렇다 치고 준엽이는 얼마나 기분이 나쁘고 수치스러울까 싶으니까… 자식 가진 부모 심정이야 다 똑같죠.”
그간의 안타까운 심정을 털어놓는 어머니의 떨리는 어깨를 부드럽게 감싸는 아들. 어머니는 그런 아들의 얼굴을 보며 다시 진정이 되는 듯 살며시 미소지었다. 어떤 일에서나 자신보다 어머니를 먼저 생각하는 든든한 아들이지만, 그래도 어머니의 마음이란 것이 아들 걱정은 내려놓을 수 없는 듯했다.   
 
바르게 자라준 아들이 고마운 어머니

데뷔 이후 오랜 동안 화려한 율동과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댄스가수로서 인기를 이어가고 있는 구준엽. 다부진 몸매에 스타일리시한 패션감각을 갖춘 그는 무대를 압도하는 카리스마로 유명하다. 자신의 일에 대한 고집과 욕심 역시 그간의 활동을 통해 잘 알 수 있는 부분. 그러나 그런 그도 어머니 앞에서만은 다정다감한 아들이다. 어머니의 손을 잡고 농담을 건네며 웃음 짓게 만드는 아들. 어머니가 기억하는 그의 어린 시절은 남다르다.

“어릴 때부터 예능 방면에 소질이 있었어요. 그러나 지금 같지는 않았죠. 내성적인 성격인 데다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어요. 그래서 일부러 운동을 시키기도 했죠. 호기심도 많고 생각도 또래 아이들보다 남달랐어요. 고집은 지금도 좀 세지만(웃음), 개구쟁이는 아니었어요.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말썽을 부리거나 속을 상하게 한 적이 없는 아들이에요.”

그런 아들이 가수가 되고 많은 사람들이 좋아해주는 것이 여간 자랑스러운 게 아니라며 웃는 어머니. 연예인이라는 직업의 특성상 우여곡절이 많기도 하지만, 아들이 하고 싶어하는 분야에서 성공한 것은 그이에게도 기쁨이다. 더구나 어린 시절 헤어진 부모 탓에 평범하지 않은 가정환경에서 자랐음에도 엇나가지 않은 아들이 마냥 대견할 뿐이다.

“공부는 안 했지만(웃음)… 그림에 재주가 있어서 크게 걱정을 안 했어요. 대학도 그림으로 갔으니까요. 비뚤어질 거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지만, 그래도 이렇게 바르게 자라준 것이 새삼 고마워요.”

그러나 어머니에게 내색을 하지 않았을 뿐 그에게도 방황의 기억은 있다. 사춘기 시절 친구들과는 다른 집안 환경을 탓하기도 했던 그. 하지만 옳지 않은 길을 선택하진 않았다. 바로 지금의 그를 있게 해준 춤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춘기 시절 고민을 춤으로 풀었죠. 유혹도 있었지만, 춤이 있어 나쁜 길로 빠지지 않았던 것 같아요. 당시에 마이클 잭슨이 춤을 추는 모습을 TV에서 보고 멋있다고 생각해서 따라하기 시작했죠(웃음). 그런데 의외로 저한테 소질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래서 더욱 빠져들게 됐죠. 춤이 사춘기 시절 흔들리는 저를 잡아준 셈이에요.”

가수가 되고 나름대로 성공을 했지만, 아들로서 어머니한테 미안한 마음이 많다. 이번 일을 비롯해 그에게 일어나는 일 모두가 어머니에게는 걱정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런 아들의 마음을 어머니 역시 잘 알지만, 그래도 적지 않은 나이에 아직 혼자인 아들 걱정은 어쩔 수 없다.
“지나가는 젊은 여자들이 그냥 안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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