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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ail Space/ 인 더 키친
Specail Space/ 인 더 키친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09.08.19 11: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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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은 나의 놀이터다”

  푸드스타일리스트 진혜란 씨 촬영 협조_ 푸드팩토리(02-713-1300,
www.foodfactory.co.kr)

어린 시절 친구들이 만화영화 볼 때 혼자 요리 프로그램을 보고, 도너츠를 만들겠다며 할머니 몰래 미숫가루로 반죽을 하다 된통 혼이 났단다. 대학 졸업 후에는 회사에 근무하며 요리를 배우러 다녔지만, 직장 업무로 인해 요리학원을 자꾸만 빠지게 되자 아이러니하게도 회사를 그만둬버렸다. 푸드스타일리스트 진혜란 씨는 아마 처음부터 요리를 하며 살아갈 운명이었나 보다. 한때는 잡지에 조그맣게 자신의 이름이 실리는 것이 소원이었다지만 이제는 명실상부하게 푸드스타일리스트로 입지를 굳힌 그녀를 만났다. 

그녀의 주방은 한 마디로 시크하다. 내부 벽은 오래된 느낌이 나도록 시멘트에 고무를 입혀 그레이 톤으로 꾸몄고 조리대를 비롯한 전자제품은 레드 컬러로 포인트를 주었다. 원래부터 레드를 무척 좋아한 이유도 있지만 붉은 계열은 식욕을 돋우는 효과가 있어 주방에 잘 어울린다고 여겼다. 공간을 최대한 넓게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도 포인트. 각종 잡지 촬영 및 케이터링 주문으로 인해 음식 준비할 일이 많은 터라 싱크대도 두 개를 나란히 만들었다. 수납장마다 가득한 식기들도 눈에 띈다. 원래 예쁜 그릇 욕심이 많은 편이라 남대문 수입상가, 공방, 황학동 풍물시장, 이태원 앤티크 숍 등 어디서든 예쁜 아이템을 보면 구해오는 편이다. 한번은 태국 여행 중 그릇을 사다보니 무려 150㎏이나 되어버렸다고. 현지 공항에서 신혼부부들을 섭외, 각각 무게를 나눠줄 것을 부탁해 비행기를 탔는데 결국 입국 심사대에서 걸려 명함을 보여주면서 소품, 식자재들을 일일이 설명해야 했단다. 그러고도 새벽에 그릇을 일렬로 늘어놓으며 흐뭇해했다는 걸 보니 천상 요리하는 여자인가 보다.
홍대 부근에 위치한 스튜디오는 그녀에게 안식처 같은 공간이다. 기분이 울적할 때면 마치 자신을 품어주는 듯한 느낌으로…. 작업이 있는 날에는 일터가 되지만 평소에는 손님들을 불러 차 한 잔 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유쾌한 아지트가 되기도 한다.

1 스튜디오 조리대 부근에 위치한 식기장. 이곳에는 주로 모던한 스타일의 밝은 식기들을 보관해둔다.
2 사진을 찍겠다고 요청하니 금세 예쁜 테이블 세팅을 해주었다. 예쁜 커트러리와 꽃, 식기들만으로도 근사한 테이블 완성.
3 푸드 스튜디오로 꾸미기 전 이곳의 용도는 가야금 학원이었다고. 전통 창과 수납공간을 그대로 응용해 오리엔탈 분위기로 스타일링하였다. 
4 가로로 긴 선반을 짜 전통적인 식기를 보관해둔다. 무거운 것은 아래쪽에, 작고 가벼운 것은 위쪽에 늘어놓아야 안정감 있게 보관이 가능하다.

 

“주방은 꿈이 시작되는 곳이다”
  인테리어 카페 쉬즈리빙 운영자 채경희 씨 
  촬영 협조_ 쉬즈리빙(cafe.naver.com/shezliving)

수준급 리모델링 실력으로 이미 블로거들 사이에서는 유명인이 된 채경희 씨. 올가을, 그녀만의 노하우를 담은 인테리어 책 출간을 앞두고 집 안 꾸미기와 촬영에 여념이 없다. 믿기 어렵겠지만 이 집 주방의 99%는 경희 씨가 직접 제작한 것이라고. 법적으로 전문가가 아니면 할 수 없는 ‘가스 설치’ 등을 제외하고서 말이다.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하고 싶었지만 형편상 차선으로 미학을 전공했다는 그녀. 결혼 후 집 꾸미기에 재미를 느껴 전세살이 때도 “너네 집이냐”는 소리를 들을 만큼 공들여 가꾸곤 했단다. 수성페인트가 몸에 좋지 않음에도 당시에는 집 안 곳곳을 칠하고, 실 끼우는 법도 모른 채 무작정 재봉틀을 사 독학하던 의욕 넘치는 초보 주부였지만 말이다.
주방을 직접 개조하기로 마음먹은 것은 오롯이 자신의 바람대로 고치고 싶었기 때문이다. 항상 벽을 보며 식사 준비를 하려니 요리하는 시간이 그렇게 싫을 수가 없었단다. 주방에 있어도 가족들과 함께 있는 것처럼 느낄 수 있도록 거실 방향으로 개수대를 옮기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였다. 시간이 오래 걸리긴 했지만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다. 잡지나 인테리어 카페 등을 참조하고 자신의 집에 적용 가능한 부분만을 따와 설계한 주방이 바로 지금의 모습이다. 집 안에서 생활하며 개조를 하다 보니 베란다 개수대에서 설거지를 하고 휴대용 버너로 요리를 하며 꼬박 6개월이 걸렸단다. 인조대리석으로 상판만 만드는데 1백만원 정도인 점을 감안할 때 주방 전체를 1백만원도 채 들이지 않고 리모델링한 것은 똑 소리 나는 살림꾼이기에 가능했던 일이 아닌가 싶다.
주방 개조는 경희 씨가 집 전체 리모델링을 시작하게 된 계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타일이 고르게 깔린 주방을 꿈꾸다 보니 집 안 전체를 타일 바닥으로 하게 되었고, 그러한 과정에서 오래된 벽지를 뜯어낸 뒤 다시 바르고, 각 부실별로 스타일링까지 하게 되었다. 이제는 블로그나 카페에 올린 개조 사진들을 본 많은 매체와 기업에서 먼저 그녀를 찾고 있다. 그래서 주방은 그녀에게 꿈이 시작된 공간이자, 그 꿈을 실현하게 해준 장소다.

1 거실을 바라보도록 만든 개수대 겸 아일랜드 식탁. 아래쪽의 하부장은 기존 싱크대의 상부장을 떼어 만든 것이라고. 
2 싱크대 상판 전체를 내추럴한 느낌의 원목으로 제작했다. 나무에 오일스테인을 칠한 것으로 물기가 있어도 닦아주기만 하면 간단하다.
3 가스 후드는 ‘하츠’에서 파워블로거를 대상으로 협찬해준 것. 심플하고 미니멀한 느낌이 주방 분위기와도 잘 어울린다.
4 베란다로 통하는 문에 걸린 패치워크 커튼. 집 안 개조뿐 아니라 바느질 솜씨까지도 수준급이다.

 

“주방은 가정의 행복이다”
한샘 키친바흐 디자인팀장 김윤희 씨 
촬영 협조_ 한샘인테리어 논현점(02-542-8558)

지금으로부터 15년 전, 인테리어 업체 한샘과 인연을 맺은 후 지금까지 주방가구 디자이너로 성장해온 김윤희 씨. 제품 개발은 물론 국내외 매장 디스플레이까지 그녀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누구보다 주방에 대한 애정이 각별한 그녀의 비밀 하나, 실은 아직 미혼이란다. 요리사나 미용사도 유명하고 인정받는 이들 중에 남자가 많은 것처럼, 주부는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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