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9 12:05 (금)
 실시간뉴스
‘세간의 오해와 진실’ 나한일·유혜영 부부 출감 이후 언론 첫 마라톤 인터뷰
‘세간의 오해와 진실’ 나한일·유혜영 부부 출감 이후 언론 첫 마라톤 인터뷰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09.10.26 09: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년전 마무리 됐던 사건이 이번에 형사 사건으로 재점화 된 것. 이해가 안 되지만 잘못은 했으니, 죄 값을 받아야했던 지난 시간들”

화창한 늦가을 오후, 오랜만에 만난 나한일의 모습은 헤어스타일부터 많이 달라져 있었다. “염색을 안한게 더 낫죠”라며 웃음을 짓는 그. 출감 이후 가족과 함께 추석을 보낸 덕분인지 한결 편안한 얼굴이었다. 이제는 한 걱정 덜은 듯, 아내 유혜영 역시 결코 밉지 않은 눈으로 바라보는 것 같아 다행스러운 마음마저 들었다.

법정에까지 서고, 자칫 이제까지 삶이 송두리째 매도될 뻔 했던 이번 일의 시작은 지난 2006년이었다. 연기와 해동검도, 평생을 이 두 가지 일에만 몰두하며 살아온 그에게 H저축은행에서 출자해 설립한 영화 제작사 대표제의는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그러나 큰 목표를 세우고 의욕적으로 시작한 일은 그를 인생 최대의 위기 상황으로 내 몰았다. 그간 당치않은 오해를 받으면서도 침묵했던 이유는 어찌됐든 잘 못한 부분이 있었기 때문. 정상을 참착한 법의 선처에 다시 잘못을 바로잡을 기회를 얻은 그가 그간의 일에 대해 입을 열었다.

퀸_ 석방되고 나서 여러모로 기억에 남는 시간을 보내셨을 듯 합니다.

나한일_ (가볍게 미소지으며)아주 특별했죠. 추석 전에 자유로운 몸이 될 수 있기를 바랐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서 가족들과 함께 할 수 있었어요. 시골 산소에도 다녀오고 어머님도 뵈었죠. 다행이라는 생각뿐이에요.

퀸_ 석방 소식을 듣고 유혜영 씨에게 전화를 드렸을 때 목소리가 상기되셨더라고요.

유혜영_ 당연히 기분이 좋았죠. 일단 고생이 끝났으니까요.

퀸_ 총 164일, 5개월 남짓 되는 적지 않은 시간인데 수감 생활 동안 두 분 다 마음고생이 심하셨을 것 같습니다.

나한일_ (미안한 듯 아내를 바라보며) 힘들었겠죠.

유혜영_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처음에는 막막했어요. 구치소로 가는 날 수송버스를 타면서 남편이 운 좋게 전화를 했더라고요. 정말 언제 올지 모르는 기약 없는 길을 가는 거잖아요. 일단 알 수 있는 것은 ‘굉장히 길거’라는 것이었죠. 그런 경험이 없어, 지인들에게 물어보니 재판만 해도 굉장히 오래 걸릴 거라고 하더군요. 꿈인지 생시인지 분간이 안됐어요. 우리에게 왜 이런 일이 일어날까 싶었죠. 밖에서 일어난 일이라면 어떻게든 해결할 수 있잖아요. 하지만 나라에서 법적으로 집행하는 일이라 어떻게 해야 할지 답이 안 나오더군요.

나한일_ 저는 그 안에 있으면 시간이 멈추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시간은 가더군요. 조사를 받으면서 2~3일 전 부터는 구속이 될 거라는 예감이 들었어요. 아무래도 문제가 된 금액이 크다보니…

퀸_ 어떻게 이번 일이 불거진 것인지 설명해 주신다면?

나한일_ 총체적으로 보면 법적으로 제 잘못이 있죠. 유죄가 됐기 때문에 구속까지 된거고요. 그러나 제가 불법적이라는 것을 알고서 대출을 받았다거나 개인적인 부를 취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었어요. 단지 제가 해온 배우의 일과 같은 선상이라는 생각으로 제작자의 일을 시작한 거였죠. 양질의 자본으로 좋은 드라마와 영화를 만드는 데 (H저축은행이)투자를 하겠다고 해서 영입이 된 거였어요. 그 당시에 한류 열풍도 많이 불었고, 꿈에 부풀어 의욕적으로 시작했죠. 그런데 뭐가 잘못됐는지 모르지만, 제가 맡은 미디어 분야와 관계없는 곳에서 금융 사고가 난 거에요.

그동안 나한일은 대출 브로커 양모씨를 통해 H저축은행으로부터 영화 제작과 카자흐스탄 부동산 개발에 쓴다는 명목으로 127억원 상당을 불법대출을 받았다고 알려져 왔다. 또 주식 투자 등 개인용도로 대출금을 사용해 손해를 끼친 혐의까지 받고 있었다. 구속 기소 된 상태로 5개월여의 심리가 끝난 후, 지난 9월 29일 법원은 나한일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 했다. 회사 자금을 임의로 대여한 것과 관련된 특정경제가중법상 배임과 일부 횡령 혐의에 대해 유죄가 인정됐지만, 금융기관 대출과 관련된 배임과 대부분의 횡령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결론지었다. 이번에 불거진 불법 대출 사건은 3년 전인 지난 2006년 사건과 직접적인 관련 인물들이 구속되고 나한일은 민사상 책임을 지는 것으로 마무리가 된 바 있다. 당시 나한일은 사재를 털어 많은 희생을 감수하면서 책임을 졌다. 그런데 돌연 올해 초부터 다시 형사 사건으로 재 점화된 것이었다. 그 이유는 나한일 조차도 정확히 알지 못했다.

퀸_ 이번 일은 2006년에 민사상 책임을 지며 한번 일단락 됐던 것으로 아는데, 그 당시 상황을 말씀해 주신다면?

나한일_ 그때는 참고인으로 조사만 받고 형사상 문제 제기는 없었어요. 그 일과 관련해 제가 모르는 부분이 굉장히 많았던 것 같아요. 2006년에 H저축은행의 부실이 드러난 뒤, 제가 맡은 해동미디어 쪽 일은 시작도 못해보고 좌초된 상황에서 H저축은행의 은행장이라든지 관계자들이 구속됐죠. 그 상황에서 해동미디어 쪽을 통해 나갔던 돈이 전부 회수가 안됐어요. 영화제작을 위해 이미 작가료와 배우 개런티가 다 지급된 상황이었죠.

퀸_ 프리프로덕션이 완료되고 크랭크 인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었던 거네요.

나한일_ 그렇죠. 하지만 법적으로 그런 것은 감안이 안 됐어요. 어찌됐든 대표이사를 맡고 있었던 것은 저였고, 제작을 위해 진행된 부분에 대해 돈을 안 갚았으니 거기에 대한 금전적인 책임을 졌던 거예요. 그때 어느 정도 해결이 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번에 갑자기 영문도 모르게 문제가 된 거죠.

퀸_ H저축은행 관계자, 즉 검찰에서 브로커로 지목한 양 모씨의 주도로 저축은행 대표 오씨를 소개받고 해동미디어에 투자 명목으로 참여했다고 발표됐는데?

나한일_ 투자 명목은 아니었어요. 투자를 언급한 것은 저축은행 관계자라는 양 모씨였죠. 사실상 H저축은행이 자회사를 만든 것이고 저는 계약을 통해 영입이 된 거였어요. 저는 은행 쪽에서 대표이사를 할 사람이 없으니 우선 좀 맡아달라면서 지분을 받은 거였죠. 양모 씨는 저축은행의 사주처럼 행동했어요. 그런데 저축은행과 양씨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