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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로 사람과 소통하는 여자,나경원 의원
정치로 사람과 소통하는 여자,나경원 의원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10.01.14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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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에 있어 첫인상만큼 중요한 것이 있을까. 대학생 시절, 한 신문사 인턴기자로 국회를 처음 방문했던 조수빈은 ‘국회의원 나경원’을 친근한 이미지로 기억한다. 수많은 국회의원들과 인사를 나눴지만 그중 유독 반갑게 악수를 청했던 의원. 인턴기자들을 모아 곱창을 사주던 인간적인 사람으로 나경원 의원의 첫인상을 저장했다. 그때의 인연으로 인터넷에서 ‘일촌’을 맺기도 한 두 사람이 오랜만에 마주 앉았다. 언뜻 비슷한 느낌을 풍기는 두 사람은 허물없이 편안한 대화를 이어나갔다. 대학교 선후배 사이이기도 한지라 마치 교정에서 담소를 나누는 듯했다. 


“앵커 같다는 이야기도 종종 들어요. 앵커는 국민들이 신뢰하는 사람이니까 그런 면에서는 신뢰받는 정치인이라고 여겨주시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아요”


# 5년 전 국회에서 첫 만남 그리고 지금
조수빈 예전 인연도 있어서 꼭 한번 뵙고 싶었어요. 신문사에서 인턴기자를 할 때 국회에서 인사드렸는데, 기억나세요?
나경원 당연히 기억해요. 그때도 참 똑똑하고 열심히 일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는데…. 장래가 촉망되는 후배라고 생각했어요. 사실 신문사를 들어갈 줄 알았는데 방송국에 들어가서 좀 놀랐어요. 그런데 벌써 너무 크게 자리매김해서 선배로서 기분이 좋아요.
조수빈 그때는 제가 좀 어렸던 것 같아요.
나경원 그런가요(웃음). 학생이지만 프로페셔널한 의식이 강해서 뭘 해도 잘할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그다음에 우리 결혼식에서도 우연히 봤던 것 같아요.
조수빈 방송국에서도 또 한 번 뵈었어요. 지역구 하시기 전에 토론 때문에 오셨던 것 같은데, 저를 기억하실지 궁금했는데 기억하시더라고요. 사실 의원님 처음 뵈었던 게 스물네 살 때였어요. 국회라는 데를 처음 와서 학생의 눈으로 많은 국회의원을 보았는데, 좋은 분들도 많았지만 사실은 약간 무시하시는 분들도 계셔서 불쾌한 기분도 있었어요. 그런데 어린 마음에도 학생들에게 참 친절하게 대해줬다고 기억되는 분들이 몇 분 계셨는데 그중 한 분이 나경원 의원님이셨어요.
나경원 제가 밥 사줘서 그런 거 아니에요(웃음)? 비싼 건 아니고 굉장히 싼 곱창을 사줬던 기억이 나요.
조수빈 인턴들 밥도 잘 사주시고 인사도 잘 받아주셔서 감사했어요. 사실 처음 의원님을 뵙기 전에는 선입견이 있기도 했거든요. 스타 정치인이시기도 하고 또 외모도 뛰어나니까요. 그런데 직접 뵙고 나서 인식이 바뀌었던 것 같아요.
나경원 아이고, 고마워요.
조수빈 당시에는 의원님께서 비례대표였는데 지금은 지역구에서 활약하고 계시잖아요. 그동안 어떤 점이 달라졌는지 궁금해요. 벌써 6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것 같은데요.
나경원 사실은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일을 한 것 같아요. 그리고 그다음에는 제가 생각한 것보다 너무 많은 분들이 기억해주는 정치인이 됐다는 점이에요. 감사하고 보람되는 것도 많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더 준비하고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고 그래요. 비례대표일 때는 많은 분들이 대변인으로 기억하시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당 대변인이다 보니까 당의 입장, 남의 이야기를 대변하는 입장에서 그런 부분을 잘 전달하는 사람으로 기억하셨다면, 지역구로 활동하면서부터는 남의 이야기를 대신하는 것이 아닌 자기 이야기를 하는 정치인으로 기억될 수 있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조수빈 제3자의 입장에서 봤을 때,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한다는 것이 어떤 부분에 있어서는 공격을 받을 수 있는 위치가 되는 것 같아요.
나경원 대선이 끝나고 보니 어느덧 제가 한나라당을 대표하는 정치인으로 자리매김을 했더라고요. 당 대변인을 그만뒀지만 한나라당이나 정부의 이슈에 대해 저한테 공격을 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처음에는 억울한 면이 있었어요. 제가 그 부분을 직접 담당하는 것도 아니고 또 개인적으로 생각이 다른 부분도 있었으니까요. 그리고 동시에 대표가 된다는 점에서 책임감이 무겁다는 생각을 했어요. 미디어법 같은 경우에는 정쟁 법안이다 보니 정책적인 것은 제외되고 불필요하게 정쟁적인 부분만 부각돼서 저한테 마이너스가 되는 면도 있었고요. 사실은 정치인으로서 손해를 볼 수도 있지만 정쟁 법안을 끝까지 책임지고 지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 나름의 소신과 책임감 때문이기도 하고요.
조수빈 말씀하셨다시피 마이너스가 되는 부분도 있지만 플러스되는 점도 있을 것 같은데요. 가령 이전에는 ‘이미지 정치인’이라는 시각이 강했다면, 지역구로 활동하면서부터는 진짜 정치를 한다는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에요. 의원님도 많이 느끼시지 않나요.
나경원 맞아요. 처음에는 참 순진했어요. 지금도 기억하는 게 처음 국회의원이 되고 나서 인터뷰를 했는데, “앞으로 정치인으로서 어떻게 하겠냐”는 질문을 받았어요. 그때 저는 국회의원으로서 내가 하고 싶은 정책과 입법 활동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서 정치인이 되었다기보다 국회의원으로 활동하고 싶다면서 “정치인은 되기 싫어요”라고 말했어요. 지금은 어느덧 정치인 나경원과 국회의원 나경원이 좀 다른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그렇게 기억된다는 것이 저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굉장히 변한 부분이고, 또 상황이 변하게 한 부분도 있어요. 현실 정치를 하다 보니까 국회의원으로서 해야 하는 것 이상의 역할이 있다는 걸 알았어요. 사실 모르고 했던 이야기도 있는 것 같고요.

판사 출신으로 당 대변인을 거친 재선의원 그리고 스타 정치인으로만 나경원 의원을 떠올린다면 그녀의 행보가 그다지 특별해 보이지 않는다. 더욱이 ‘미모의 정치인’이라는 타이틀이 따라붙으면 왠지 모르게 색안경을 쓰고 바라보게 된다. 어찌 보면 조용하게 마이크 앞에만 설 것 같은 인상인데 실제 그녀의 모습은 소탈하고 솔직하다. 정치적인 사안을 이야기할 때는 분명한 어조가 나오지만 사적인 이야기를 공유할 때는 누구보다 경쾌한 목소리다.

# 아나운서 이미지를 가진 국회의원
조수빈 사실 나경원 의원이라고 하면 딱 떠오르는 것 중 하나가 미모잖아요. 의원님이 대변인 활동을 할 당시 저는 8시 뉴스를 맡고 있었는데, 의원님 얼굴이 TV에 나오면 깜짝 놀랐어요. 앵커가 나오는 줄 알고요. 아나운서 같은 이미지가 강한데, 어떻게 보면 미모 덕을 본 점도 조금은 있지 않을까요.
나경원 아직도 미모를 이야기해주니, 몸둘 바를 모르겠는데요(웃음).
조수빈 의원님하고 미니홈피 일촌을 맺을 때 일촌명이 ‘나신혜 의원’이었어요. 황신혜의 미모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요(웃음).
나경원 그래요? 생각해보니 김태희도 있었던 것 같은데요. 아이고 너무 웃기네요.
조수빈 실제로 뵈었을 때도 아나운서 같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나경원 진짜로 다니다 보면 “방송인 출신이세요?”라는 말을 많이 들어요. 앵커 같다는 이야기도 종종 듣고요. 앵커는 국민들이 신뢰하는 사람이니까 그런 면에서는 신뢰받는 정치인이라고 여겨주시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요.
조수빈 사람들이 보기에 미모도 있는 분이 말씀도 잘하시니까 낯선 풍경으로 느껴진 것 같아요.
나경원 자꾸 미모 말씀을 해주셔서 부끄러운데, 많은 분들이 기억하기 쉬웠다는 점에서는 정치인으로서 대단히 플러스가 된 것 같아요. 하지만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어요. 늘 하는 이야기지만, 미모의 정치인으로 소개를 하면 “미모는 물론 실력도 있는 정치인으로 소개해달라”고 말을 많이 해요(웃음). 방송국 토론 프로그램에 나가서 ‘가장 토론 잘하는 여성 정치인’으로 상도 받고 그랬는데, 그런 부분의 실력도 인정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조수빈 말솜씨는 어렸을 때부터 타고난 건가요?
나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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