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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박중훈과 한밤 포장마차에서 취중진담 인터뷰
인간 박중훈과 한밤 포장마차에서 취중진담 인터뷰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10.06.14 0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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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날씨치고는 쌀쌀한 탓에 따뜻한 조개탕이 생각나는 날, 서울 청담동의 한 포장마차에서 영화 ‘내 깡패 같은 애인’ 개봉을 앞둔 박중훈을 만났다. ‘내 깡패 같은 애인’은 깡 없는 깡패와 깡만 센 여자의 반 지하, 반 동거를 그린 영화로, 전혀 다른 두 남녀가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만나 벌이는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박중훈은 이번 영화에서 주먹보다 입이 더 센 깡패 오동철 역할을 맡았다. 오랜만에 그에게 꼭 맞는 옷을 입은 느낌이라는 말을 전하자, “해운대에서는 박사 역할을 했는데, 사람들이 박사 말을 안 듣더라. 그래서 거리로 나왔다”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새로운 모습 위해 6kg 감량했다
본격적으로 술자리가 시작되자 그는 “소주? 맥주? 아니면 섞어서?”라며 친절(?)하게 물어왔다. 주량을 물으며 “술을 잘 마시지 못하면 조금만 받아놓고 마시지 않아도 좋다”고 배려해주는 모습. 술을 웬만큼 마신다는 그의 맥주잔에는 벌써 소주가 가득 채워져 있었다. 대화를 하는 내내 이번 영화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느껴졌다. 그도 그럴 것이 2006년 영화 ‘라디오 스타’이후 4년 만의 주연이다.
“이번 영화, 솔직히 어떨 것 같으냐”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어오는 박중훈.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아 재미있을 것 같다. 무엇보다 오랜만에 ‘박중훈식 코미디’를 볼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된다”는 말을 하자 호탕한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오래된 배우이고, 선배이고를 다 떠나 현실은 냉혹해요. 상업배우로서 흥행이 너무 안 되거나 상업적 책임을 못 지면 기회는 오지 않죠.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이 중요한 심판대가 아닌가 생각해요. 아슬아슬하죠. 말은 쉽게 하지만 속으로는 이 영화가 좀 잘되어야 배우생활을 계속할 수 있을 텐데 싶어요.”
그는 최근 6kg이나 감량했다. 영화 속 설정 때문은 아니었다. 오랫동안 배우생활을 한 사람에게 결정적인 약점이 되는 진부함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익숙함에서 오는 신뢰감은 있지만 동시에 그로부터 나오는 진부함은 배우에게 큰 약점이에요. 그래서 외양에서나마 낯선 느낌을 주고 싶어 머리와 수염도 기르고, 살도 빼고 피부도 좀 태웠어요. 이렇게 하면 좀 신선해 보이지 않을까 하고요. 지난해 9월 한 달 동안 감량을 했는데, 10월부터 12월까지 촬영하는 석 달간 유지하는 게 더 힘들더군요.”
“속살이 워낙 하얘 피부를 태우느라 애를 좀 먹었다”며 웃음을 짓는 그. 주변 사람들은 그에게 ‘아기 피부’라고도 한다.
또 한 번 그가 건배를 권했다. 기분 좋은 대화 속에 술자리는 점점 더 무르익어갔다. 저녁식사 시간이 훌쩍 넘었지만 그도 기자도 밥을 먹지 않은 상태. 박중훈은 “넉넉히 먹어라”며 이것저것 안주를 챙겨주었다. 막 익혀 나온 달걀말이를 먹을 때는 “앗, 진짜 뜨거워”라며 환한 웃음을 짓기도 하고, 전화를 받으러 잠시 자리에서 일어설 때는 술기운에 살짝 비틀거리는 모습도 보였다.

하루 3만4천 명과 소통하는 ‘트위터 박’
박중훈의 손에는 술잔과 함께 스마트폰이 쥐어져 있었다. 스마트폰에 관심을 보이자 좀 전의 비틀거림은 온데간데없고 눈이 반짝였다.
그는 3만4천 명 이상의 트위터 친구를 가진 트위터 마니아다. 스마트폰을 활용해 아무 곳에서나 하고 싶은 말을 트위터에 올리면 3만 명이 훌쩍 넘는 팔로어(구독자)에게 글이 전달된다. 일부 팔로어는 그의 글에 댓글을 남기고, 여기에 박중훈이 또다시 댓글로 답하면서 대화가 이어진다. 그는 하루 두 번 글을 올리고, 팔로어의 댓글에도 꼬박꼬박 답해주는 편이다. 그런 그에게 ‘트위터 박’이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기자에게도 자신의 트위터에 놀러 오라며 홍보(?)에 나섰다. 그는 그간의 인터뷰에서 트위터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뽐내기도 했다. 
“매체와의 인터뷰는 편집과정을 거치게 돼요. 그러다 보면 확대되거나 축소되어 왜곡의 여지가 있을 수 있죠. 하지만 트위터는 그럴 우려가 전혀 없어요. 제 생각과 의견이 여과 없이 그대로 전달되니까요. 제 개인 방송국이 생긴 것이니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없죠(웃음).”
그의 트위터에 들어가면 우선 대문에 있는 문구가 눈에 띤다.
‘좋아하는 사람 : 선한 사람, 싫어하는 사람 : 나와 다른 생각은 틀린 생각이라 여기는 사람’. 자신의 생각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 배우로서 쉽지만은 않은 일일 것이다. 하나 그는 걱정하지 않는다. ‘배우 박중훈’을 넘어 ‘인간 박중훈’으로 팬들과 소통하고 싶기 때문이다.
“트위터는 피드백이 바로바로 오니까 좋아요. 1백40자 이내의 단문이니까 주고받기도 편하죠. 어느 한쪽에 우월한 지위가 없이 동등한 입장에서 쌍방향으로 소통할 수 있어요.”
박중훈은 지난 5월 10일 서울 마포의 한 극장에서 팔로어 2백 명을 초대해 ‘내 깡패 같은 애인’의 트위터 시사회를 여는가 하면, 5월 17일에 열린 VIP 시사회 소식 역시 트위터를 통해 가장 먼저 알렸다. 시사회 당일 오후, “샤워 후 시사회 갈 준비를 하고 있다. 몸 컨디션이 1백이 정상이라면, 아까 아침에는 거의 30 정도로 초죽음이었다. 근데 점심 때 낮잠 이후로 50쯤 올라오더니, 지금은 거의 80정도가 됐다. 건강한 몸을 주신 하늘에 몸부림치도록 감사한다”며 자신의 컨디션을 실시간으로 알리기도 했다.
트위터에서 보여준 소탈함은 술자리에서도 여전했다.
배우 박중훈은 언제나 사람들과 소통하기를 바라고 있다.

소탈한 매력에 빠져버리다
박중훈은 직접적으로 소통에 나선 경험이 있다. 바로 ‘박중훈 쇼’를 통해서다. 그가 토크쇼 진행자로 나선다는 것만으로도 화제가 됐던 ‘박중훈 쇼’는 장동건, 정우성, 김태희, 안성기 등 최고의 스타들이 연이어 출연하며 기대를 모았지만, 낮은 시청률로 조기 종영의 쓴잔을 마셔야 했다.
본지는 지난 2009년 2월 ‘박중훈 쇼’ 현장을 찾아가 그와의 만남을 가졌다. 당시에도 언론의 반응과 대중의 관심에 신경이 쓰일 법도 했을 텐데, 긴장하는 기색은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방청객과 호흡하기 위해 녹화 중간 중간 구수한 농담까지 던지는 여유를 보였다. 애정을 갖고 토크쇼를 진행했던 그는 그 경험을 실패라고 여기지 않는다. 아쉬움은 있지만, 후회하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박중훈은 “시청률을 보면 ‘박중훈 쇼’는 실패한 쪽이지만 그렇다면 심야뉴스는 다 실패한 것이냐”고 반문하면서, “시청률만으로 실패라고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획일화된 프로그램 사이에서 ‘박중훈 쇼’의 새로운 시도로 방송이 다양해지길 바랐다는 그. 무례한 질문을 하지 않았던 것도 게스트와 깊이 있는 대화를 원했기 때문이었다.
“사이다를 기대했는데 물을 마시면 실망하는 것처럼, 시청자들은 ‘박중훈 쇼’에서 사이다를 원했던 것 같아요. 저는 물을 표방하면서 기대에 어긋났던 것 같고요.”
그렇다면 ‘박중훈 쇼2’에 대한 그의 생각은 어떨까. 당시 방송 인터뷰에서 그는 분명한 소신을 드러냈다. 정통 토크쇼 방식을 표방한 그의 ‘박중훈 쇼’는 “시대와 조화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평을 듣기도 했지만, 그가 진정 원하던 방식이었다. “다시 해도 똑같이 했을 것”이라고 말하며 “언젠가 60세가 넘으면 다시 도전하고 싶다”고 미소를 지어 보였던 그다.
그와 마주한 지 몇 시간이 흘렀을까. 빈 술병은 점차 늘어갔고, 그만큼 더 가까워진 느낌이 들었다. 그를 만난 날은 세기의 결혼식이라 불린 장동건·고소영의 결혼식을 일주일 정도 남겨놓았을 때였다. 결혼식 사회를 맡은 그는 “사랑스런 후배가 결혼을 한다니 기쁜 마음으로 흔쾌히 응했다”고 말하며, 기자를 배려해(?) 정보를 주기도 했다.
“그날 취재진이 엄청 몰릴 거잖아요. 동건이도 예상하고 있어요. 그래서 제가 기자들 힘들게 하지 말고 결혼식 사진 많이 찍어서 배포하라고 했죠. 그러니까 그날 취재 와서 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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