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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북한을 접수? 파격적인 소재로 차기작 준비하는 밀리언셀러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작가 김진명
중국이 북한을 접수? 파격적인 소재로 차기작 준비하는 밀리언셀러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작가 김진명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10.06.1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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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출판 사상 최고의 베스트셀러를 보유한 작가. 하나 5백50만 부가 팔려나간 것으로 알려진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쓰기까지 그는 습작도 한번 해본 적 없는 문학의 ‘문외한’이었다. 신춘문예나 문예지를 기웃거려본 적도 없었다. 역사책이나 철학책을 읽고 친구들에게 강의를 하려 들 만큼 책을 좋아했고, 대학 때도 고시공부는 팽개쳐둔 채 매일 도시락 두 개를 싸들고 도서관에 홀로 앉아 철학, 사회학, 종교에 물리학, 화학, 천문학, 수학책까지 미친 듯이 읽어댔을 만큼 책을 좋아한 게 그가 보인 유일한 ‘싹수’였다.

# 왜곡된 역사의 진실을 알리는 이 시대의 진정한 메신저
Q ‘베스트 컬렉션’을 종이책뿐 아니라 전자책으로까지 출간했다. 어떤 과정으로 기획한 것인가.
과학기술의 발달로 출판시장의 변화를 생각해오던 찰나, 교보문고 등지에서 제의가 들어왔다. 그간의 책을 중심으로 종이책과 전자책으로 18년 소설 인생을 정리해보게 됐다.
Q 이번 출간으로 기성 작가들의 전자책 러시가 이어질 것 같다.
그럴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해야 한다. 문화 자체가 비주얼로 넘어간 지 꽤 됐다. 작가나 출판사도 비주얼에 익숙한 젊은이들에게 외면당하지 않으려면 변화가 있어야 한다.
Q 디지털 환경으로 세상이 많이 변화하고 있다. 두렵지 아니한가.
누구나 두렵다. 시대에 뒤처지는 느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변화의 속도 앞에서 두려워하기만 하면 사회에서 도태되고 만다. 반대로 동참하면 생각하지 못했던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다. 새로운 시스템을 거부하고 과거에 얽매여 있으면 소통을 할 수 없지 않겠는가.
Q 이번 베스트 컬렉션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전 2권)’, ‘몽유도원(전 2권)’, ‘황태자비 납치사건’, ‘1026’, ‘하늘이여 땅이여(전 2권)’, ‘최후의 경전’, ‘천년의 금서’ 등 총 7종 10권으로 이루어졌다. 작가의 가장 많은 애정이 담긴 작품은 무엇인가.
나는 그간 한국 사회, 우리 민족의 문제점과 나아가야 할 방향을 다뤄왔다. 그중 작년에 낸 ‘천년의 금서’는 가장 특별한 작품이 아닐까 싶다. 이 소설은 우리나라의 국호인 한이 어디서 왔는지를 추적한 소설인데 작가로서 꼭 해야 할 숙제라고 생각했다. 아무 데서도 근거를 찾을 수 없어 나는 ‘한(韓)’이라는 글자를 담고 있는 가장 오래된 기록을 찾는 방법을 택했다. 그러다 뜻밖에도 기원전 10세기 무렵의 일을 기록한 ‘사서삼경(四書三經)’ 중의 시경(詩經)에서 우리의 조상 ‘한후(韓侯)’라는 인물을 찾을 수 있었다. 한후란 한의 임금이라는 뜻인데 이 한이 바로 고대의 우리나라로 고조선 이전에 존재했다.
Q 개정판이지만 30% 달라질 정도로 새롭다. 가장 주목할 만한 작품은 무엇인가.
‘1026’이다. 내 소설은 모두 팩트에서 출발한다. ‘1026’을 낸 지가 10여 년 흘렀으니 그 사이에 사실로 검증되었다 싶은 것은 확정하고, 사실성에 문제 있는 부분은 손을 봐야 했다. 대부분은 그때나 지금이나 비슷한 상황이다. 한국 현대사의 최대 미스터리 중 하나인 10ㆍ26의 배후를 파헤치며 한반도를 둘러싼 세력들의 음모를 밝힌 이 책은 기존의 스토리라인을 유지하면서 문장과 어휘를 더욱 섬세하게 손질했다.
Q 역사적 사실의 오류를 바로잡는 등 읽는 재미와 깊이를 더해주는 작품을 계속 내왔다. ‘1026’의 팩트는 어디에서 찾았나.
진짜 중요한 진실은 대중에게 공개되지 않는다. 한국인 중에서는 10·26의 진실을 제대로 아는 사람이 없었다. 그 단서는 미국에서 찾았다. 당시 주한 미국 정보공작 총책임자가 이상한 행동을 보였다. 10월 25일 감기로 용산병원에 입원하더니, 10월 27일에 전역했다. 10·26 하루 앞뒤로 매우 이상한 행보를 보인 것이다. 상당히 고위직에 있는 사람인데, 조사해보니 박정희 전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였다. 그와 접촉해봤지만 정보원들은 재직 중에 얻은 정보를 퇴직 후에라도 발설하면 처벌을 받고 연금도 끊어진다. 사업을 가장해 오랜 밑작업을 한 후 만나게 됐고, 마침내 10·26의 진실을 그로부터 듣게 됐다.
Q 발표하는 작품을 통해 어떤 메시지를 세상에 전달하고픈 것인가.
눈에 보이는 뉴스나 활자가 세상의 전부가 아니다. 진짜 진실은 전혀 알 수 없는 곳에 있다. 매일같이 쏟아지는 단편적 뉴스로부터 탈피해 다른 각도로 사고할 필요가 있다. 10·26 말고도 명성황후가 어떻게 죽었는지도 내게는 중요했다. 사실 명성황후는 발가벗겨진 채 능욕당하고 죽었는데 이런 실상을 선량한 일본인들에게 제대로 알려 일본 정부의 역사 왜곡을 바로잡아야 정신대와 강제징용 문제 그리고 독도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다.
Q ‘황태자비 납치사건’은 어쩌면 일본 내에서 출간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니었나.
사실 그 점을 생각하고 썼다. 일본 출판사에서도 판권을 사갔는데, 일본 사회에서 그 부분이 굳어 있다. 용기 있는 출판인이었는데, 결국 무릎을 꿇었다.
Q 밀리언셀러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등 작품마다 새로운 역사적 사실을 불러일으켰다. 소설의 힘을 빌려 역사의 진실을 밝히는 일에 대한 숙명은 언제부터였나.
작가가 되고자 하는 생각은 없었다. 졸업 후 아버지 사업을 도우며 외국에 자주 다녔다. 자유로운 외국의 분위기를 즐기다 보면 귀국길은 늘 답답하고 가슴이 미어지는 것이 마냥 안타까웠다. 그러다가 어느 날 미국이 북한 핵개발을 놓고 문제 제기를 하기 시작했다. CIA 국장은 이미 그 당시 북한이 핵무기 열 개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고 의회에서 증언했고 강경론자들은 북폭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국내에서는 그 어떤 의견도 반론도 없었다. 그것이 심히 부당하고 못마땅해 사업을 접고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쓰기 시작했다.
Q 작가의 삶을 선택한 것을 후회하지 않는가.
사업을 했더라면 둘 중 하나일 것이다. 큰돈을 벌었거나, 실패를 했거나…. 아끼고 모으는 스타일이 아니다. 세상에 대한 도전과 열망이 컸던 시절이었기에 그 결과는 지금으로서는 장담할 수 없다. 작가의 삶, 후회는 전혀 하지 않는다. 숙명이란 생각을 정말 해본다. 어떤 의미에서 난 한국 사회에서 이건희 회장보다 큰일을 했다고 생각한다.

한국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결혼까지 했는데도 바둑 두고 노는 룸펜 생활을 한 6년 동안 했다는 작가. 아버지가 경영하는 회사에 이름만 올려놓고 허송세월을 보내다가 자신의 사업을 시작하기도 했다. 기계제조와 환경오염 방지기술 개발에 힘을 쏟은 그의 회사는 이후 이런저런 어려움에 부딪혔다. 두 번의 실패를 통해 많은 것도 잃었다.
하나 사업 실패는 그에게 새로운 기회이자 탄력이 되었을까. 사업을 다시 일으키기 위해 해외 출장을 다니다 보니 국내의 현실이 마음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김포공항으로 돌아올 때면 늘 가슴이 답답하고 고통스러웠다. 그때의 고민이 민족주의적 소설 구성의 밑천인 셈이다.


# 천안함 사태에 이은 중국과 북한 그리고 작가 김진명
Q 다음 작품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후를 가상해 북한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중국과 한국의 움직임을 다룬 장편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작가가 또다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이다.
우선 허황된 상상력이 아니란 말을 하고 싶다. 젊은 시절 치열하게 철학을 공부해서 그런가, 생리적으로 비논리적인 것에 거부감이 있다. 논리적, 합리적이어야만 거부감이 없다. 20년 가깝게 국제 정세와 한반도를 둘러싼 여러 국가 간의 관계 그리고 정치와 경제 등 여러 분야에 걸쳐 오랜 동안 분석해오고 있는 입장이다. 미국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 기자들도 한국에 오면 나를 인터뷰한다. 내가 내놓고 있는 생각들이 자기네 생각과 비슷하다는 이유에서일 것이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단순한 소설가가 아닌 그 분야의 전문가적인 지식이 있다고 자신한다. 내가 볼 때 중국의 문제는 두 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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