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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떠난 여배우 장진영 팬들과 함께 눈물의 생일파티 연 남편 김영균 씨
세상 떠난 여배우 장진영 팬들과 함께 눈물의 생일파티 연 남편 김영균 씨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10.08.01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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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장진영과의 감동적인 사랑을 담은 책 ‘그대에게 보내는 마지막 선물’을 펴낸 남편 김영균 씨. “지금은 진영이와의 추억이 선명하지만 나도 사람이니 언젠가는 그 기억이 흐릿해질 텐데, 진영이와의 추억을 잊어버리고 싶지 않았다”고 깊은 사랑을 털어놓았던 그가 장진영이 세상을 떠난 후 첫 번째 생일을 팬들과 함께 기념하는 자리를 가졌다.
김영균 씨는 지난 5월 23일 자신의 미니홈피를 통해 “오는 6월 13일 장진영의 생일을 맞이해 여러분과 함께 조촐한 생일파티를 열고자 한다”라고 소식을 알렸다.
“이번 생일은 그녀가 떠난 후 처음 맞는 생일이라 그 의미가 남다르네요. 아직도 그녀를 기리는 많은 팬들이 있음을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그동안 저에게 많은 성원과 위로를 주셨던 홈피 가족 여러분에게 조금이라도 보답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행사를 마련했습니다.”
김영균 씨는 미니홈피에 2009년 6월 장진영의 생일파티에서 로맨틱한 프러포즈를 했던 사진도 공개했다. 붉은 장미로 만들어놓은 커다란 하트와 촛불장식 안에서 장진영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프러포즈를 하는 그의 모습, 프러포즈를 승락한 후 하트로 만든 양초와 꽃 앞에서 행복한 미소를 짓는 두 사람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그는 “진영이의 생일 달을 맞아 작년 생일파티 사진을 올렸습니다”라고 글을 남기며 “올해에는 저와 여러분만이 참석하는 자리가 되겠네요”라고 쓸쓸한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6월 13일 오후, 경기도 광주시에 있는 분당 스카이캐슬 추모공원에서 고 장진영의 생일파티가 열렸다. 이곳은 지난해 9월 세상을 떠난 장진영이 영면한 곳이기도 하다. 추모공원의 야외 정원에는 분홍, 자줏빛의 풍선들이 장식되었고, 김영균 씨가 직접 준비한 대형 2단 케이크와 참석자들을 위한 다과도 마련됐다. 생일의 주인공이 사진 속에서 미소짓고 있다는 점만 빼면 여느 생일파티와 별다른 차이가 없어 보였다. 이날 파티에는 누구보다 그녀를 사랑했던 팬클럽 제이로즈 회원들이 함께했다.
우리가 얼마나 당신을 그리워하는지 아나요
주로 인터넷에서 활동하던 팬클럽 회원들 중에는 이날 모임이 첫 만남인 경우도 많았다. 서로의 아이디를 물어보며 어색해하기도 했지만, 같은 배우를 사랑하는 팬이라는 동질감으로 금세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었다. 김영균 씨는 생일파티에 참석한 팬들 한 명 한 명과 인사하며 안부를 챙기는 등 팬클럽 회원들과 친숙한 모습이었다. 그는 “오늘은 슬픈 날(기일)이 아니라 기쁜 날이니 오신 분들이 모두 진영이의 생일을 축하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인사하며 밝은 표정을 지으려 애썼다.
장진영을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이들이 함께한 자리에서 모두의 마음을 한데 모은 것은 고인을 추억하는 순간이었다. 생일선물 대신 영전에 올릴 편지를 써온 팬들이 장진영에게 보내는 편지를 차례로 낭독했다. 생전의 그녀와의 추억을 떠올리며, 진한 그리움이 고스란히 담긴 편지를 읽는 팬들은 흐느끼기 시작했고, 행사장 이곳저곳에서 눈시울을 붉히는 이들의 모습이 보였다. 담담한 모습으로 앉아 있던 남편 김영균 씨 역시 울컥하는 마음을 억누르기 힘든 듯했다. 팬들의 편지 낭독 순서가 끝나고 난 후 생전에 그녀가 즐겨 부르던 노래를 팬들이 부르는 시간이 이어졌다.
김영균 씨와 처음으로 함께 노래방을 갔을 때 장진영이 불렀다는 노래, 유미의 ‘별’이 스카이캐슬 추모공원에 울려퍼졌다. 고개를 숙인 채 노래를 듣던 김영균 씨는 당시의 기억이 밀려오는 듯 안경을 벗고 한없이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으며 슬픔을 억눌렀다. 모두가 함께하고 있는데 정작 생일의 주인공만 이곳에 보이지 않았다. 화사하게 꾸며진 파티장이 더 마음 아프다는 생각이 들려는 찰나, 따스한 햇살이 케이크 앞에 놓인 그녀의 대형 사진을 내리쬐는 모습을 봤다. 그 순간 그녀의 영혼이 이곳에 함께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토록 많은 이들이 그녀를 그리워하는 모습을 분명 지켜보고 있으리라. 생전에 그렇게도 사랑하던 노래도 함께 듣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야외 정원에서 행사를 마친 후 파티 참석자 모두는 5층에 위치한 ‘영화배우 장진영관’으로 향했다. 그녀가 잠들어 있는 이곳에는 그녀가 아끼던 물건과 모든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팬들은 한 명씩 국화꽃을 그녀의 영전에 바치며 다시 한 번 명복을 빌고, 곁을 지키던 김영균 씨와 인사를 나눴다. 
팬들을 위해 공개한 아름다운 결혼식
생일파티의 마지막 순서로 김영균 씨는 팬들을 위한 선물을 준비했다. 지난해 7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두 사람이 조용하게 올렸던 결혼식 영상을 공개한 것이다. 김영균 씨는 이 영상은 언론에 공개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했다.
“진영이가 치료를 위해 멕시코로 떠난 이후에 저도 뒤따라서 미국으로 건너갔어요. 그리고 작년 7월에 라스베이거스에서 결혼식을 했죠. 당시 진영이는 잘못된 치료로 상태가 무척이나 악화되어 있었지만, 본인은 그 사실을 알지 못했어요. 치료가 효과를 거둬서 나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품고 있었어요. 결혼식을 올릴 때만 해도 앞날에 대한 희망을 갖고 있었죠.”
김영균 씨가 걱정할까 봐 미국으로 치료를 받으러 간다고 말하고 멕시코로 간 장진영은 그곳에서 검증 받지 않은 방사선 치료를 받고 급격하게 상태가 악화됐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안 그는 멕시코로 날아가, 장진영을 데리고 미국 라스베이거스로 향했다. 두 사람만의 결혼식을 올리기 위함이었다. 이미 이별이 예정되어 있는 것은 알았지만, 그녀에게 영원을 약속하는 결혼을 선물하고 싶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한 교회에서 치러진 결혼식에는 결혼 증인이 되어줄 선배와 친구 부부만 참석했다. 소박한 결혼식이었지만 영상 속에 담긴 장진영은 누구보다도 행복하고 아름다운 신부의 모습이었다. 하얀 원피스에 붉은 장미부케를 들고 함박웃음을 짓는 그녀는 투병생활로 약간 마른 듯했지만, 미모만큼은 변함없었다.
“김영균 씨를 남편으로 받아들이고 평생을 함께하겠습니까?”라고 묻는 주례의 질문에 “I do”라고 수줍은 목소리로 대답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서로의 결혼반지를 교환하는 순서에 이르자, 김영균 씨는 조심스럽게 그녀의 손에 결혼반지를 끼우기 시작했다. 반지를 받으면서 장진영은 계속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행복과 슬픔이 모두 뒤섞인 듯한 눈물이 바라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만들었다.
“그곳에서 자꾸 등이 아프다고 하는 것이 마음에 걸렸어요. 힘이 없다 보니 너무 오래 누워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닐까라고 생각했지만, 기분이 좋지 않았어요. 한국에 돌아와 검사를 해보니 이미 뼈까지 암이 전이된 상태였죠. 병원에서 더 이상은 가망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어야만 했어요. 진영이가 결혼식에서 입었던 저 드레스는… 입관할 때 관에 함께 넣어줬어요.” 
결혼식 영상 안에서 눈부시게 웃고 있던 그녀,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던 여배우 장진영은 이제 이 세상에 없다. 하지만 그녀가 사랑했던, 그리고 그녀를 사랑했던 사람들의 마음속에 장진영은 언제나 ‘현재 진행형’으로 남아 있다.
생일파티를 마친 후 모두의 손에는 파티장을 장식했던 색색의 풍선들이 들려 있었다. 이토록 자신을 그리워하고 있는 우리의 마음을 그녀는 알까? 아름다웠던 여배우 장진영에 대한 그리움을 담아 모두가 풍선을 하늘 위로 날렸다. 이 마음이 그녀에게 전해지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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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문)
“세상을 떠난 후 처음 맞는 생일… 아직도 그녀를 기억하고 사랑하는  이들이 많다는 것을 하늘의 아내에게 보여주고 싶어”

 

(캡션)
멕시코로 날아가, 장진영을 데리고 미국 라스베이거스로 향했다. 두 사람만의 결혼식을 올리기 위함이었다. 이미 이별이 예정되어 있는 것은 알았지만, 그녀에게 영원을 약속하는 결혼을 선물하고 연인이 아닌 남편이 되어 곁을 지켜주고 싶었다는 남편 김영균 씨. 그녀는 이제 세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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