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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와 만나 결혼하기까지 예비신부 에바, 크리스티나에게 한국식 며느리 되는 법을 묻다
한국 남자와 만나 결혼하기까지 예비신부 에바, 크리스티나에게 한국식 며느리 되는 법을 묻다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10.08.01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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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1년생 동갑내기에다 같은 혈액형에 비슷한 성격까지. 그래서인지 늘 마음이 잘 맞았다는 크리스티나와 에바에게 이제 한국인 남자와의 결혼이라는 새로운 공통점이 생겼다. 2007년 12월 한국인 남편 김현중 씨와 결혼한 크리스티나, 그리고 지난 3월에 혼인신고를 하고 오는 10월에 결혼식을 올릴 예정인 에바. 직장일에 방송, 대학 강의까지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크리스티나와 방송활동과 결혼준비로 눈코 뜰 새 없는 에바이지만 서로에 대한 애정으로 흔쾌히 인터뷰에 응했다.

파란 눈의 여자들, 한국 남자와 결혼하기까지
영국에서 자란 에바와 이탈리아에서 성장한 크리스티나. 두 사람은 한국 남자와 결혼하게 될 줄은 상상조차 못했다고 한다. 4년 전부터 한국에서 살고 있는 에바는 지난해 초 방송을 통해 남자친구가 없어 외로운(?) 나날을 보낸다며 다시 영국으로 돌아갈지도 모르겠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지난해 6월, 두 살 연하의 레포츠 강사 이경구 씨를 만난 그녀에게 이제 한국은 제2의 고향이 되었다.
지금의 예비신랑을 보고 첫눈에 반한 에바. 하지만 신중한 성격인 남자친구와 교제를 하기까지 6개월의 시간이 더 걸렸다. 이후 남자친구는 교제를 시작한 지 3개월 만에 부모에게 에바를 소개시켰고, 두 사람은 더욱 진지하게 결혼을 생각하게 되었다. 183cm의 키에 운동으로 다져진 몸매를 가진 예비신랑은 다른 사람 앞에서는 무뚝뚝하지만 둘이 있을 때만큼은 다정다감한 성격이다.
크리스티나는 이탈리아로 유학 온 지금의 남편을 만나 결혼을 하게 됐다. 밀라노에서 이탈리아어 교사와 제자로 만났고, 크리스티나는 그때 첫눈에 남편에게 반했다고 한다. 유학을 마치고 돌아간 남편을 그리워하던 크리스티나가 한국행을 결심하면서 결국 결혼까지 이어지게 된 것이다. 현재 성악가로 활동하고 있는 남편 김현중 씨는 매우 자상한 사람이라고 한다. 크리스티나의 머리를 감겨주기도 하고, 요리는 물론 청소도 척척 해내며 노래까지 불러주는 로맨티스트다.

한국식 결혼, 준비해보니 이렇더라
에바는 지금 결혼 준비에 한창이다. 아직 3개월 정도가 남았지만 결혼 준비를 하나씩 즐기면서 하고 싶다는 생각에 봄부터 차근차근 대비해왔다. 지금은 시댁의 예단만을 남겨둔 상태이다. 에바는 결혼식을 준비하면서 한국인들의 어려움을 많이 느끼게 되었다고 한다.  
“시어머니와 상담을 받으러 간 적이 있어요. 결혼대행사에는 ‘1천만원 코스’, ‘2천만원 코스’ 등으로 결혼 준비물품 리스트가 정해져 있더라고요. 우리한테 꼭 필요하지 않은 부분도 꽤 있었고요. 사람마다 상황은 다 다른데 다른 사람 눈에 보기 좋은 기준만 만들어놓은 것 같기도 하고, 이런 리스트 때문에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에바의 말에 크리스티나는 “한국은 결혼을 하기 전까지 준비해야 할 것이 많은 데다가 나는 한국 문화를 많이 몰랐던 시기에 결혼해서 어머니가 하자는 대로 따라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대신 한국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6개월 뒤 이탈리아에서 자신이 원하는 방식대로 결혼식을 한 번 더 했다고.
“한국에서 결혼식을 할 때는 먼 친척뿐 아니라 시부모님 친구분들까지
2천 명 정도 왔던 것 같아요. 많은 사람들이 오다 보니 인사만 하고 가는 경우도 많았고 사실 누가 왔는지도 기억나지 않았죠. 하지만 이탈리아에서 한 결혼식은 절친한 지인들만 초대해 낮부터 밤까지 파티를 하면서 서로 이야기하니까 더 정감 있었죠. 에바도 아마 한국식 결혼 후에 영국식 결혼파티를 해도 좋지 않을까요?”
크리스티나의 말에 에바는 “외국에 있는 절친한 지인들을 위해 10월에 한국에서 결혼식을 올린 뒤, 양가 식구들과 지인들만을 초대해 다시 괌에서 조촐하게 결혼파티를 하려고 생각 중”이라며 크리스티나에게 자세한 조언을 구하겠다는 눈빛을 보냈다. 한국에서 결혼준비를 하는 동안 에바는 황당한 일을 겪기도 했다. 지난 3월 결혼식에 앞서 혼인신고를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녀가 혼전임신을 한 것이 아니냐는 소문이 떠돌았던 것.
“한국에서는 결혼식을 하고 나서도 1, 2년이 다 되도록 혼인신고를 안 했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저와 크리스티나는 그게 더 신기해요. 결혼식은 그냥 축하파티 같은 거잖아요. 그리고 한국에서는 결혼식 전에 임신을 하면 일반적으로 혼인신고를 먼저 한다는 걸 알게 됐어요. 오해를 받았지만 또 이런 계기로 한국 문화를 배우게 되는 것 같아요(웃음).”

외국인 며느리의 최대 약점, 한국 음식 만들기
밥과 국에 반찬까지 한 상에 올라오는 한국 음식 문화는 먹을 때는 좋지만 만드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한국 며느리들도 시집살이의 어려움 중 하나로 음식 만들기를 꼽을 정도인데, 외국인 며느리는 어떨까. 제일 잘하는 요리로 참치김치찌개를 꼽은 에바는 아직 만드는 데 서툰 한국 음식이 많아 고민이다. 그래서 양가 상견례 때도 자신의 음식실력을 먼저 솔직하게 말했다.
“제가 지금까지 집안일을 할 기회가 많이 없어서 한국 음식을 만드는 것에 대해 부담감이 컸어요. 상견례 때 요리 대신 설거지를 많이 시켜달라고 말했죠. 시부모님이 요리는 신랑도 할 수 있고 또 앞으로 배워나가면 되니깐 오히려 괜찮다고 하셔서 마음이 조금은 편해졌어요. 그래도 크리스티나는 저보다 할 줄 아는 요리가 많을 것 같아서 부러워요.”
하지만 한국 음식 만들기가 쉽지 않은 것은 3년 차 주부인 크리스티나도 마찬가지다. 그녀의 음식솜씨를 두고 시어머니 이정자 씨는 방송을 통해 “크리스티나가 아침, 점심, 저녁으로 스파게티만 만들어줘서 너무 힘들었다”고 털어놓은 적도 있을 정도다. 하지만 요즘 크리스티나는 스파게티 외에도 카레, 삼계탕, 떡국, 부침개, 유부초밥 같은 음식도 곧잘 만든다. 하지만 “맛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며 웃음 짓는 그녀. 크리스티나는 요리실력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며 에바를 격려했다.
“요리는 연습하다 보면 실력이 느는 것 같아요. 요리를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만이 최우선 순위는 아니죠. 음식을 할 때 어떤 마음을 가지고 하느냐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모든 며느리의 고민, 시어머니와 어떻게 지내야 할까?
한국인 며느리도 피해갈 수 없는 고부갈등. 한국말이 서툰 외국인 며느리라면 시어머니와 소통하기 더 힘들지 않을까. 한국말에 어느 정도 능숙한 에바지만 예비 시어머니를 만날 때 긴장되는 것은 마찬가지. 하지만 크리스티나가 시어머니와 사이좋게 지내는 것을 보고 조언도 구하면서 에바 역시 시어머니에게 살갑게 말도 더 붙이려 노력한다. 요즘에는 혼수준비를 하면서 시어머니와 더욱 가까워졌다.
“남자친구가 일하는 곳이 청평이라 서울에 자주 올라오기가 힘들어요. 그래서 혼수는 분당에 사는 시어머니와 같이 준비하고 있어요. 함께 다니면서 제가 어머니의 처녀 시절 이야기나 결혼할 당시 어땠는지 물어보거든요. 그러다 보니 사이가 많이 가까워진 것 같아요.”
딸만 둘인 친정과 아들만 둘인 시댁의 차이도 에바에게는 좋은 이야기 소재가 된다. 크리스티나는 “에바가 나보다 한국 문화도 많이 알아서 시어머니에게 더 잘할 것 같다”며 칭찬하고는 자신은 의사표현이 정확한 이탈리아인과 달리 돌려 말하는 경향이 있는 한국인의 차이를 잘 알지 못해 오해한 적이 종종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한국에 온 지 얼마 안 됐을 때 ‘배가 고프지 않다’는 어머니의 말을 곧이곧대로 듣고 저 혼자 스파게티를 만들어 먹은 적도 있어요(웃음). 나중에 의미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고는 어머니에게 미안했죠.”
예전보다 한국어 실력이 좋아지고 있지만 아직은 완벽하지 않다는 크리스티나. 하지만 외국인 며느리로서 언어적인 약점(?)을 활용하는 것도 때로는 유용하다고 조언한다.
“가끔 어머니의 잔소리를 듣고 싶지 않을 때면 그냥 못 알아듣는 척하기도 해요. 그런데 이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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