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0 21:30 (토)
 실시간뉴스
‘그동안 못했던 이야기, 매일 연습했다’ 깊은 속마음 털어놓은 정선희
‘그동안 못했던 이야기, 매일 연습했다’ 깊은 속마음 털어놓은 정선희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10.08.10 10: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악성 루머로 밤마다 잠 못 이뤄… 매일 내 안에서 전쟁 치르는 기분”

 

 

2008년 남편 안재환과 사별한 이후 지금껏 말을 아껴온 그녀. 지난해 4월 라디오 방송에 복귀하면서도 안재환의 1주기 추모식에 나타나지 않는 등 언론과의 접촉을 피해왔다. 이와는 달리 안재환의 가족 측은 그동안 몇 차례 언론을 통해 안재환의 죽음에 얽힌 의혹을 제기하며 정선희가 직접 나서 진실을 밝혀줄 것을 요구했다. 올해 3월에는 안재환의 어머니 유영애 씨가 운명을 달리하면서 며느리인 정선희 앞으로 남긴 편지로 인해 여러 이야기가 떠돌았다. 하지만 정선희는 여전히 침묵을 지킬 뿐이었다.
자신과의 힘겨운 싸움을 마치고 그녀는 지난해 라디오 방송으로 복귀하며 다시 세상에 발을 내딛었다. 올해 초에는 이경실과 함께 케이블 TV ‘철퍼덕 하우스’의 MC를 맡은 데 이어 최근 리얼 버라이어티 ‘여자만세’의 멤버로 나서면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고 있다. 그러나 새로운 도전과 출발을 다짐하는 그녀의 얼굴에는 아직 많은 감정이 교차하고 있는 듯하다. 

살아서 겪는 아픔은 아무도 몰라
공백기간 동안 정선희를 가장 힘들게 한 것은 일부 네티즌들의 악성 루머이다. 오해에서 비롯된 것부터 사실과 관련 없는 내용까지. 심지어 그녀를 두고 “죽어야 한다”고 이야기한 네티즌으로 인해 크게 상처를 받기도 했다. 당시 쏟아진 비난의 화살을 다 받아들이기 힘들었다는 고백 끝에 결국 눈물을 쏟아내는 그녀.
“정말 잔인한 글들도 많았어요. 일방적인 주장, 악플 때문에 전 인격적인 대우조차 전혀 받지 못했어요. 그분들의 표현에 따르면 저는 괴물이었죠. 당시 저 나름대로는 입장을 분명히 전달했다고 생각했지만 이제 와 보면 제대로 전달된 것은 거의 없는 것 같아요. 저에게 쏟아지는 비난 때문에 나쁜 생각도 많이 했어요. 하지만 한 사람이 죽어서 끝나는 문제가 아니겠다 싶었어요.”
정선희는 이제 스스로 살아갈 의욕을 떨어뜨리는 글들은 더 이상 보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이야기를 하던 중 당시의 아픔이 떠올랐는지 한동안 눈물을 쉴 새 없이 흘렸다. “남아서 겪는 아픔이 어떤 것인지 가족이 아니면 모를 것”이라며 연신 눈물을 훔쳐내던 그녀는 간신히 말을 이어갔다.
“거짓이라도 그것이 계속 떠돌면 어느 순간 사람들이 진짜로 받아들이더라고요. 그래도 진실을 알아주길 바랐는데 말이죠. 시간이 흐르면 모든 것이 밝혀질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닌 것 같아요. 사람들은 제가 방송에 나와서 웃으니까 이제 괜찮다고 생각하나 봐요. 하지만 어떻게 아무렇지 않을 수 있겠어요.”
밤마다 자다가 소스라치게 놀라며 일어난다는 그녀. 그때마다 소리를 지를 수밖에 없는 자신의 심정은 아무도 모를 것이라는 말로 그동안 짓눌린 마음의 무게를 조금이나마 드러냈다.
“쉬는 동안 매일 기자회견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수많은 기자들의 질문에 대한 대답과 내가 하고 싶은 말들을 연습하기도 했고요. 하지만 실제로 할 수 없었기에 매번 연습으로만 끝났죠.”

도망갈까 도전할까 고민하던 나날들
정선희는 최근 케이블 채널의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여자만세’의 고정 멤버로 출연하고 있다. ‘여자만세’는
‘더 늙기 전에 도전해야 할 1백1가지 일’이라는 콘셉트로 정선희를 비롯해 이경실, 정시아, 김신영 등 여자 연예인들이 다양한 미션에 도전하는 프로그램이다. 
자신의 일상과 생각이 낱낱이 드러나기 때문에 웬만한 연예인들도 출연을 고민하는 리얼 버라이어티를 선택한 정선희. 큰마음 먹고 자신을 세상 앞에 내놓기로 결심한 데에는 절친한 사이인 이경실의 권유가 컸다. 그 누구보다도 정선희가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아오길 바라는 이경실은 그동안 정선희 곁에서 조언을 아끼지 않으며 그녀가 복귀하는 데에 큰 역할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선희는 리얼 버라이어티를 선택한 이유로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대중에게 있는 그대로 보여주기 위함이라고 이야기했다.
“도전이라는 콘셉트가 출연을 결심하게 만든 큰 이유 중 하나예요. 저한테는 지금도 하루하루가 전쟁이거든요. 하루에도 수십 번씩 도망가고 싶은 마음과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번갈아가며 제 마음을 괴롭혀요. 그래서 저다운 방법으로 제 모습을 보여드리고, 또 이제 더 이상 도망치지 않기 위해서 방송을 선택하게 됐어요.”
포장이나 연기가 불가능한 리얼 버라이어티를 통해 자신의 진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하는 정선희. 쉽지 않은 선택을 결심한 모습에서 본래의 씩씩함이 묻어나는 듯했다. 재치 있고 유머러스한 매력을 마음껏 발산했던 지난날의 모습을 곧 다시 볼 수 있을 것 같은 예감도 든다. 앞으로 하고 싶은 일도, 해야 할 일도 많아진 그녀가 지금 가장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일까.
“솔직히 앉은 자리에서 그동안 못했던 이야기를 원 없이 하고서 한 1년 동안 어디론가 가서 쉬고 싶어요. 하지만 아직은 그럴 수 없는 상황인 것 같아요. 대신 프로그램을 통해 따뜻하고 편안하게 제 이야기를 전하고 싶어요.”
그녀는 방송활동을 하면 할수록 자신을 아끼고 격려해주는 이들을 더 많이 보게 된다고 말한다. 때문에 요즘 감사한 것들이 부쩍 늘었다고.
“스스로 자신을 들여다봤을 때 과거 일부 네티즌들의 말처럼 내가 살아갈 가치조차 없는 사람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때문에 나 자신을 사랑하고 다시 일으키기 위해 많이 노력했어요.”
그녀는 앞으로 더 많은 도전을 통해 진짜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한다. 그동안의 불신과 오해를 모두 씻어내고 “서로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던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는 바람이 하루빨리 이루어지기를 기대해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