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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 교육의 발견’ 아이 마음 잘 아는 엄마 & 폭 넓은 시야를 가진 아이 만드는 교육법
‘스토리텔링 교육의 발견’ 아이 마음 잘 아는 엄마 & 폭 넓은 시야를 가진 아이 만드는 교육법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10.08.10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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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 전문가 서미애 소장
“이야기만 잘 들어도 아이의 심리를 읽을 수 있어요”


많은 아이들은 유년시절에 황당하거나 비현실적인 이야기를 자주 한다. 종교심리학자 파울러는 이런 아이들의 모습에 대해 “아이들의 언어를 이해하고 환상과 상상의 세계에서 충분히 놀고 현실로 돌아올 수 있도록 부모가 이끌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자녀가 무심코 던지는 이야기라 할지라도 그 안에 아이의 마음이 가장 잘 녹아 있기 때문이다.
서미애 한국스토리텔링연구소 소장은 스토리텔링에 대해 “자신이 상대방에게 하고 싶은 말을 이야기라는 형식을 빌려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영어의 ‘Story(이야기)’와 ‘Telling(말하기)’의 합성어인 스토리텔링은 낯설게 느껴질 수 있지만 알고 보면 이미 우리 생활 속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스토리텔링은 전문가만 하는 어려운 것이 아니에요. 할머니가 손자에게 들려주는 옛날이야기나 자기와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는 후배에게 선배가 들려주는 경험담이 모두 스토리텔링이죠. 우리 모두는 이미 뛰어난 스토리텔러인 셈이에요.”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이야기가 대부분인 우리나라와 달리 외국에서는 오래전부터 스토리텔링이 교육적인 측면과 맞물려왔다. 인도의 브라만 계급이 아이들을 가르칠 때 경전에 있는 예화를 활용해 이야기하거나, 영국에서 자신의 상상력을 활용해서 만든 이야기를 가지고 토론하는 일 등이 바로 그것이다.

아이의 정서를 다스리는 스토리텔링
스토리텔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서미애 소장은 ‘어떤 책을 읽어줘야 하느냐?’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고 한다. 하지만 스토리텔링은 단순히 책을 선택하는 것 이상으로 아이의 정서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에 넒은 시야를 갖고 접근해야 한다.
“자신의 입장에서 좋다고 생각하는 책을 아이에게 무조건 읽히는 학부모가 많아요. 하지만 진짜 이야기의 힘을 아는 부모들은 아이가 불안정한 마음을 풀어내거나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책을 고릅니다. 아이의 마음을 어떻게 읽어야 하고, 어떻게 반응할지를 먼저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죠.”
가장 좋은 스토리텔링은 아이의 말을 잘 들어주는 것뿐만 아니라, 이야기 이면에 아이가 호소하고 있는 욕구와 바람을 잘 읽어내는 것이다. 때문에 엄마는 아이와 이야기를 할 때 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지, 이야기가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 분명하게 의식해야 한다. 아이의 이야기를 들을 때에는 “그랬어? 어이쿠 얼마나 무서웠을까?”, “네가 하지도 않은 일로 엄마한테 혼나서 속상했구나” 등과 같이 적절한 반응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스토리텔링을 통한 정서적인 교육효과를 높일 수 있다.

아이의 심리를 읽어내는 효과적인 방법
정서적인 측면에서 스토리텔링 교육이 가장 중요한 시기는 언제일까. 서미애 소장은 아이들이 자신의 인생대본을 형성하게 되는 초등학생 시절을 꼽았다.
“아이들은 자신이 어떻게 살아가고, 어떤 삶을 살 것인지의 기초를 만드는 인생의 대본을 보통 초등학교 시기에 형성하게 됩니다. 이 시기에 자신이 들은 이야기, 읽었던 책, 부모와 주위 사람들의 삶을 통해 경험하는 모든 것이 아이의 인생을 형성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초등학생 시절에 듣는 이야기들은 대부분 아이들의 무의식 속에 저장되어 있다가 인생에 위기가 찾아왔을 때 의식적으로 드러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선이 이기고 악이 진다는 이야기나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끝내 행복해진다는 이야기는 아이들에게 좋은 인생대본이 된다. 불안감이나 소외감 등과 같이 정서적인 어려움이 반영된 이야기는 부모와 자녀 간의 좋은 소통의 매개체가 되기도 한다.
“부모들이 아이에게 특정 이야기를 들려주고 난 뒤 대화를 하다 보면 아이의 몰랐던 부분을 발견하게 돼요. 이야기 속 주인공이나 상황을 통해 아이가 어린 시절 받았던 상처가 드러나기도 하고, 그 당시 엄마가 해주지 못했던 행동을 일깨워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기도 하죠.”
부모와 자녀 사이에 스토리텔링이 활용되는 경우는 다양하다. 괴담이나 귀신이야기를 하는 아이들의 경우, 아이들의 공포감 이면에 숨어 있는 심리를 부모가 파악할 수 있다. 대개 ‘혹시 나도 이런 일을 당하는 것 아닌가요?’, ‘이럴 때 나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등의 두려움이 섞인 심리가 무서운 이야기 속에 반영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엄마는 아이의 감정을 읽어주면서 “엄마 역시 두려운 적이 있었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말해주는 것이 좋다. 또는 상징적인 물건을 통해 엄마가 늘 곁에 있음을 인지시켜 아이에게 정서적인 안정감을 주는 것도 바람직하다. 스토리텔링은 잘못된 습관을 가지고 있는 아이의 버릇을 고치는 데 활용되기도 한다.
“코를 파는 버릇을 가진 손자에게 ‘네가 아닌 나쁜 악마가 그 행동을 시키는 것이니 그 악마를 봉투에 잘 넣어서 격리시키자’는 이야기를 만든 할머니의 스토리텔링은 아이의 잘못된 행동을 바로잡는 데 큰 효과를 본 사례예요. 나쁜 습관의 종류는 달라도 비슷한 이야기 구조를 활용한다면 얼마든지 같은 효과를 불러올 수 있습니다.”

 

시기별로 효과적인 스토리텔링 활용법
 3∼7세  줄거리가 단순하고 동물 등이 의인화된 이야기, 많은 이야기보다는 아이가 듣고 싶어하는 이야기를 반복해서 들려주는 것이 좋다. 자기에게 필요한 이야기를 듣고 내면화하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야기를 들려준 후에는 같은 이야기를 인형극으로 구성하거나 함께 놀이를 하는 것도 좋다.
 8∼10세  이야기를 들려주고 그것을 매개로 질문을 던지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좋다. 유치원 시기에 비해 줄거리와 인과관계가 드러나 있는 내용을 선택한다. 학교라는 세상에서 위축되고 두려운 마음이 내면에 존재할 수 있다. ‘자신의 재능을 활용해서 고통과 시련을 극복하고 행복하게 산다’는 구성의 이야기를 통해 안정감과 자신감을 주면 좋다.
 11∼13세  아이에게 좋은 역할모델이 될 수 있는 주인공이 등장하는 신화를 들려준다. 일반적인 이야기와 달리 신화의 주인공들이 겪는 고난과 시련은 강도가 높기 때문에 아이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자신감이 없고 위축된 아이의 경우, 연령이 높을지라도 소박한 옛이야기나 현대 아동문학을 추천한다. 근면성과 사회성이 중요한 발달과제인 시기이므로 그와 관련된 주제를 다루는 이야기도 좋다.

 


스토리텔링으로 교육하는 엄마 김은희 씨
“아이와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학습능력을
쑥쑥 키워요”


스토리텔링은 공감과 소통을 가능케 하여 교육적인 측면에서 효과가 높다. 이야기를 매개로 하기 때문에 책에 대한 기본적이 관심뿐 아니라 사회현상까지도 폭넓게 확장시킬 수 있다. 아이들은 스토리텔링을 통해 자신과 사회, 세상을 이해할 수 있는 시각을 갖게 된다.
초등학교 6학년인 아들 원식이와 4학년인 딸 유진이를 둔 김은희 씨는 이야기에 대한 남다른 관심 덕분에 한우리 독서논술토론 아카데미에서
‘스토리텔링을 활용한 독서지도 자격증’을 취득해 현재 개인교사로 활동하고 있다.
“자격증을 취득한 뒤 실제 독서지도에 적용하다 보니 상당히 다양한 영역에서 스토리텔링 기법을 적용할 수 있더라고요. 특히 아이들의 관심을 이끌어내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죠.”
김은희 씨는 스토리텔링 교육법의 장점으로 표현력과 창의력 향상을 꼽았다. 상대에게 자신의 생각을 전하고 이해시키기 위해 비교나 대조, 비유나 묘사 등의 표현방법을 사용할 때 표현력은 자연스럽게 늘어난다. 스토리텔링을 통해 사회의 다양한 분야에 연계성을 갖고 궁금증을 풀어가다 보면 이미 알고 있는 것과 새로운 것을 조합하는 창의력도 키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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