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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에서 남자가 되다 ‘아저씨’로 돌아온 서른세 살 원빈의 매력
소년에서 남자가 되다 ‘아저씨’로 돌아온 서른세 살 원빈의 매력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10.08.1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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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남성의 이미지 만들려 삭발에 체중 감량까지… 하지만 아직 아저씨라 불리기는 싫어”


지금껏 드라마와 영화 속 원빈은 해맑은 소년이거나 누군가의 여린 동생이었다. 2000년 드라마 ‘가을동화’를 통해 풋풋한 감성으로 여심을 사로잡은 그는 2005년 군 입대를 앞두기까지 줄곧 그러했다. 하지만 이듬해 6월, 십자인대 파열로 의병 전역한 뒤 3년간의 휴식시간은 그에게 성숙의 계기가 되었다. 지난해 스크린 복귀작인 ‘마더’만 해도 그렇다. 그간의 꽃미남 이미지와 달리 조금은 모자란 청년으로 변신했던 그는 이제 청춘스타의 이미지를 벗고 진정한 배우이자 남자가 될 준비를 하고 있는 듯하다. 최근 영화 ‘아저씨’로 돌아온 그에게서 남자의 향기가 진하게 느껴진다.
내면에 감춰진 남성다움을 꺼내다
영화 ‘아저씨’를 통해 첫 액션연기에 도전한 원빈. 아내를 잃고 세상을 등진 채 살아가던 전직 특수요원 태식 역을 맡은 그는 한 소녀를 만나 마음을 열고 서로 소통하던 중 납치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인물을 그려냈다.
“가족이나 친척도 아닌 옆집 소녀를 위해 목숨까지 거는 남자의 사랑이 무척 와닿았어요. 그래서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단번에 출연을 결심했죠.”
그는 이번 영화에서 대부분의 액션연기를 직접 소화해냈다. 고공낙하를 비롯해 각종 무술을 선보여야 했기 때문에 3개월간 액션연기 수업을 따로 받기도 했다. ‘아저씨’를 연출한 이정범 감독은 “원빈이 갖고 있는 기본적인 운동신경뿐 아니라 열정 덕분에 영화의 완성도가 높아졌다”며 그의 노력을 칭찬했다. 하지만 정작 원빈은 처음 하는 액션연기가 결코 쉽지 않았음을 털어놓았다.
“와이어 액션을 할 때가 정말 힘들었어요. 이러다가 죽을 수도 있겠구나 싶었죠. 특히 칼을 들고 상대배우와 연기하는 장면은 합(合)이 맞지 않으면 크게 다칠 수도 있기 때문에 신경을 많이 쓸 수밖에 없었어요.”
강인한 캐릭터의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그는 체중 감량뿐 아니라 영화 속에서 실제로 머리를 삭발하기도 했다. 게다가 그간 감춰져 있던 복근까지 공개한 그는 이제 남성미 넘치는 배우의 모습 그대로이다. 극중 어린 소녀를 지키는 아저씨 역할을 맡아서인지 그는 실제 촬영장에서 아역배우에게 매번 “원빈 아저씨”로 불렸다. 캐릭터 변신에는 성공했지만
‘아저씨’라는 호칭이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아직 아저씨라 불리고 싶진 않아요. 영화 안에서만 아저씨로 남아 있고 싶네요(웃음).”

결혼보다는 일이 더 좋은 나이
어느덧 그도 서른세 살이 되었다. 이제는 외모뿐 아니라 생각이나 연기관에서도 세월의 흔적이 조금씩 묻어나는 모습이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서른 살이 넘은 뒤에 느끼는 특별함에 대해 속내를 꺼내놓았다.
“개인적으로는 서른 살이 넘으니 철이 든 것 같아요. 생각할 시간의 여유를 갖게 되어 좋기도 하고요. 원래 작품을 천천히 하는 타입이라 좋은 작품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늘 하고 있어요.”
작품에 대한 진중한 태도 때문인 걸까. 10년이 넘는 연기활동을 해왔음에도 그가 촬영한 작품은 손에 꼽을 정도다.
“사실 한 작품을 하고 난 뒤 공백기간이 긴 편이라 매번 새롭게 시작하는 신인 같은 기분이에요. 작품에 빠지면 다른 걸 전혀 못하는 스타일이라 다작을 하는 타입은 못 되죠. 하지만 앞으로는 좀 더 작품을 많이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되네요.”
드라마 ‘가을동화’ 이후 특정 이미지가 굳어질까 봐 멜로 연기는 하지 않았다고 털어놓은 원빈. 지난 10여 년간 배우로서 깊은 매력을 갖춰온 그는 “앞으로 멜로 연기를 할 기회가 있으면 다시 도전하고 싶다”며 연기에 대한 욕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배우로서 연기에는 저돌적으로 임하는 그이지만, 실제 모습은 아직도 숫기 없는 내성적인 청년에 가깝다.
“평소에는 운동을 하거나 가끔씩 그림을 그려요. 주로 혼자서 하는 취미가 많죠. 밖에 돌아다니는 것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요. 사진도 찍히는 것보다 찍는 것을 더 좋아하고요.”
조용한 성격의 그는 평소에도 말이 없는 것으로 유명하다. 수려한 외모를 가졌음에도 주변에서 잘생겼다는 말을 들으면 아직도 수줍어하는 모습이다. 그는 한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성격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원래 남을 웃기는 것도 잘 못하거니와 여자 앞에서 말을 재미있게 하는 편도 아니에요. 학창 시절에는 남자고등학교를 다녀서 여학생과 만난 적도 없었죠. 사실 그럴 용기도 없었고요.”
이제 결혼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그는 아직까지 열애설에 휩싸인 적이 없다. “지금까지 남자배우들과 작업을 해왔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하는 그는 연기하는 데 더 많이 집중하고 싶은 모양이다. 그의 부모 역시 결혼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고. 한 인터뷰에서 이상형에 대한 바람을 밝힌 것에서도 일에 대한 욕심이 드러난다.
“저를 사랑해주고 또 제가 많이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해요. 배려심 많은 사람이면 더 좋고요. 작품에 들어가면 다른 곳에는 신경을 제대로 못 쓰는 성격이거든요. 대신 작품이 끝난 뒤에는 더 잘해줘야죠(웃음). 멋진 남편이 되어 아이들과 놀아주고 싶은 것도 제가 꿈꾸는 미래 중 하나예요.”
연기에 대한 목마름으로 늘 자신 안에 있는 모든 것을 꺼내 보여주는 원빈. 조금은 느린 듯, 깊이 있는 변신이 기대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앞으로도 더 많은 가능성과 다채로움으로 연기자로서의 지평을 넓혀가는 그가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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