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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김수로’에서 열연 중인반듯한 배우 지성의 색다른 매력 발견하다
드라마 ‘김수로’에서 열연 중인반듯한 배우 지성의 색다른 매력 발견하다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10.09.14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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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보다는 꿈을 좇는 배우가 되고 싶다”


남자배우라면 누구나 한 번쯤 맡고 싶어하는 배역이 왕 역할이다. 지성은 두 번의 사극에서 모두 왕 역할을 맡아 동료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누군가는 운이 좋은 편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그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그렇지도 않다. 데뷔 10년이 넘었지만 누구보다도 많은 연기 욕심과 강한 의지로 똘똘 뭉친 그의 모습을 발견하면 지금의 자리는 준비된 것이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드라마 ‘김수로’를 위해 그는 일주일의 대부분을 김해와 마산에서 야외촬영으로 보내고 있다. 금관가야의 왕이자 김해 김씨의 시조인 김수로 왕 이야기를 다룬 이 작품에서 그는 열여덟 살의 평범한 청년 김수로가 온갖 시련을 겪으면서 왕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30도를 웃도는 푹푹 찌는 날씨에 격렬한 액션 장면까지 소화하다 보니 이마 위로 흘러내리는 땀도 종종 보게 된다. 같은 사극이지만 ‘왕의 여자’보다 더 스펙터클한 연기 환경과 실존인물을 연기한다는 부담감을 그는 요즘 느끼고 있다.
“첫 사극과 달리 이번 작품은 제가 지식과 의지를 갖고 시작한 작품이에요. 하지만 할수록 어렵다는 생각이 들어요. 주연이라 느끼는 부담보다는 역사를 잘 전달해야 한다는 부분이 크죠. 여러 사람이 함께 일하다 보니 잘하는 것도, 부족한 것도 있지만 주어진 역할에 부끄럽지 않도록 책임감을 갖고 표현하고 싶어요.”

무조건 배우가 되고 싶었던 20대
올해로 서른세 살인 그는 요즘 드라마 속에서 열여덟 살의 김수로를 연기하고 있다. 10년 이상 차이 나는 소년의 감성으로 치열한 삶을 표현하고 있는 것. 실제 그의 20대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스물두 살 때 드라마 ‘카이스트’로 데뷔했어요. 그때는 배우의 꿈을 품고 있긴 했지만 결과는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었죠. 그전까지 부모님은 제가 연기하는 것을 반대하셨어요. 대학교 원서를 쓸 때도 연극영화과에 서류를 넣고서는 경영학과에 지원했다고 거짓말을 해야 할 정도였어요. 결국 다 떨어졌지만요(웃음).”
당시 연기에 대한 열정은 넘쳤지만 배우가 되는 방법을 잘 몰랐다는 그. 드라마 ‘카이스트’ 1회 방송을 보고 제작사에 전화를 걸어 무작정 출연하고 싶다고 하면서 오디션을 본 것이 계기가 되었다.
“연기를 잘 모르는 상태에서 배우 생활을 시작했기 때문에 무대뽀가 될 수밖에 없었어요. 처음에는 주변 선배들 어깨너머로 많이 배웠죠. 그후 학교에 들어가면서 좀 더 전문적으로 연기를 배우게 됐어요. 이제 10년 정도 지나고 나니까 옆에 있는 후배들 보면 옛날 제 생각이 나서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많이 들어요.”
‘뉴하트’, ‘태양을 삼켜라’ 등을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은 그도 신인 시절에는 슬럼프를 겪었다. 자신이 가진 능력 이상의 역량을 표현해야 할 때는 매일 아침 촬영장에 가는 것이 두려움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그런 그가 배우로서 자신감을 얻게 된 계기는 공교롭게도 군대였다.
“군 입대 때문에 3년 정도 카메라 앞에 못 섰어요. 늘 당연하게 여겼던 일들을 하고 싶어도 못하게 되니 그제야 연기가 제게 얼마나 소중한지 알겠더라고요. 나이 서른에 입대해서 보낸 2년간의 시간은 지난 10년 동안 내가 무엇을 했고 무엇을 잊고 살았는지 생각하게 하는 기회였어요. 제대 후에는 더 여유롭고 자신감 있게 연기에 임하게 됐죠. 표현의 폭도 훨씬 넓어졌고요.”

결혼은 마흔 전, 연예는 노코멘트
그는 연예계에서도 진중하고 예의바른 사람으로 유명하다. 게다가 행동에서 풍기는 모범적인 자세까지. 어머니와 아버지 모두 교육자인 덕에 어릴 적부터 엄격하게 자라왔다.
“아버지는 수학선생님이셨는데 학교에서 쓰는 사랑의 매를 집에서도 가끔 사용하셨어요. 식탁에서 밥을 먹을 때 턱을 괴거나 아버지보다 먼저 수저를 들면 혼나곤 했죠. 어머니는 아버지보다 저를 더 남자답게 키우셨고요.”
어릴 적 여동생보다 더 곱상한 외모 때문에 머리에 꽃핀도 꽂고 다녔다는 그. 하지만 학교에 입학한 후로는 아버지에게 예의범절과 인성교육을 철저하게 받았다. 그의 아버지는 지난 6·2 지방선거 때 전라남도 교육감 후보로 나섰던 곽영표 씨다. 전 여수정보과학고 교장을 지낸 그의 아버지는 교육감 선거 당시 아들인 지성과 함께 찍은 사진을 대형 현수막으로 내걸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당시 아들로서 아버지에게 힘이 되고 싶은 마음은 당연히 있었어요. 하지만 아버지가 정치적인 선거도 아닌 교육감 후보로 출마하셔서 조금 민감한 부분이 있었죠. 사실 저는 교육에 대해 잘 모르거니와 교육감 선거 후보가 탤런트인 자식을 크게 부각시키는 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결국 그는 아버지에게 자신을 활용한(?) 연예인 마케팅을 자제해줄 것을 부탁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선거가 끝난 뒤 아버지를 적극적으로 도와주지 못해 죄송한 마음이 클 수밖에 없었다고.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그는 “아버지가 아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내걸 수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해하는 것 같았다”며 미소지었다. 아들의 역할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고 나이가 들면서, 또 길을 지나다가 아기를 볼 때면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문득 들기도 한다고 고백하는 그.
“어릴 적 입학식 같은 날이면 부모님 두 분 다 학교로 출근하셔서 전 늘 이모할아버지가 데리고 가셨어요. 어린 나이에는 나이 많아 보이는 이모할아버지가 싫어서 피한 기억이 있어요. 그런데 만약 내가 결혼을 늦게 하면 제 아이들이 저보고 늙었다고 창피해할까 봐 걱정이에요.”
연기는 할 수 있을 만큼 오래하고 싶지만 일 때문에 결혼을 미룰 생각은 없다고 한다. 늦어도 마흔 전에는 꼭 결혼할 것이라고 다짐하는 그. 하지만 연예인이기에 결혼이나 연애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연애 부분에 대해서는 최대한 말을 아끼고 싶어요. 본인이 좋아서 보여주고 내세우는 것이라면 모르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연예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굳이 그럴 필요까지는 없을 것 같아요. 저도 제 개인적인 비밀이 있는 거잖아요(웃음). 이런 부분은 아껴두고 있다가 진짜 결혼할 때 다 풀어놓고 싶어요.”

늘 꿈을 이루는 배우가 되고파
그간의 작품활동을 통해 지성은 여러 번 인기 곡선을 경험했다. 약이 될 때도 있지만 때로는 독이 되기도 하는 것이 대중의 관심인데, 그는 인기에 연연하지 않는 법을 이미 터득한 듯하다.
“늘 배운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어요. 첫 사극 출연작인 ‘왕의 여자’는 시청률이 한 자릿수였어요. 그런데도 그걸 의식하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는 저 나름대로 당시 배역인 광해군에 푹 빠져 있었기 때문이었죠.”
그는 ‘뉴하트’ 이후 많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갖는 기대가 커졌다는 걸 느낀다고 했다.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지만 배우로서 받아들여야 하는 의무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해진다. 그는 인기와는 별개로 자신만의 확고한 꿈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2002년 월드컵 때 나온 ‘꿈은 이루어진다’라는 말에 많이 공감해요. 전 가진 것은 없었지만 배우가 되고 싶다는 꿈이 있었거든요. 그 꿈만 믿고 최선을 다했더니 하늘이 저한데 기회를 주신 것 같아요. 이제는 저와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 행복 바이러스가 되고 싶어요. 저만 보면 즐겁고 저도 그들을 보면 즐거울 수 있는 것만큼 좋은 것도 없는 듯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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