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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계 '테리우스' 김태훈, 아내에게 바치는 우승컵
골프계 '테리우스' 김태훈, 아내에게 바치는 우승컵
  • 류정현 기자
  • 승인 2018.08.20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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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이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아내로부터 축하를 받고 있다.
김태훈이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아내로부터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 | KPGA

 

김태훈(33)이 3년여의 침묵을 깨고 부활했다. 김태훈은 19일 경남 양산의 통도 파인이스트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코리안투어 동아회원권 부산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보기없이 버디만 9개를 솎아내며 9언더파 63타를 몰아쳐 4라운드 합계 13언더파 275타로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9언더파 63타는 이 대회 1라운드 때 권성열(32)이 세운 코스레코드를 1타 경신한 새로운 기록이다. 이번 우승으로 지난 2015년 11월 LIS 투어 챔피언십 제패 이후 무려 3년여 만에 개인통산 3승 고지에 올랐고 우승 상금 1억원을 손에 쥐었다.

큰 키와 준수한 외모로 '테리우스'로 불리며 골프계를 대표하는 미남으로 주목받은 그는 2013년 장타왕에 오르며 큰 인기를 끌었다. 2015년 '카이도골프 LIS 투어챔피언십'에서 통산 2승째를 신고하며 많은 팬들을 몰고 다녔다. 그러나 2016년부터 슬럼프에 빠졌다. 3년 동안 네 번 밖에 톱 10에 입상하지 못했을 정도로 부진했다. 지난해에는 상금랭킹 35위로 처지며 점점 잊혀진 선수가 돼갔다. 하지만 지난 해 12월 결혼식을 올린 후 마음을 다잡았다. 시즌 초 그는 "가정을 꾸린 후 더욱 책임감을 느낀다. 이제 골프만 잘하면 될 것 같다. 기술적인 면도 그렇고 심리적으로도 안정감을 찾았다. 올해 느낌이 좋다"며 올시즌에 많은 기대를 걸기도 했다.

그는 이날 최종 라운드를 선두에 5타 뒤진 공동 19위로 출발했다. 도저히 역전이 불가능할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김태훈의 샷은 첫 번째 홀부터 불꽃을 번쩍였다. 1번홀(파4)에서 4m 버디로 기분 좋게 출발하더니 4번홀까지 4개홀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순식간에 선두권으로 뛰어올랐다. 이후 전반 나머지 5개 홀에서 모두 파를 기록하며 숨을 고른 그는 후반 첫 번째 10번홀(파4)에서 다시 버디 축포에 불을 댕겼다. 10번, 12번홀 징검다리 버디로 공동선두에 오른 뒤 14번홀(파4)에서 3m 버디를 성공시키며 마침내 선두로 올라섰고 15번홀(파4)에서 4m 버디로 2타차 선두로 달아나며 믿기 힘든 대 역전극을 완성했다. 우승 후 그는 "코스가 어려워 우승을 예상하지 못했다. 컷 통과가 목표였는데 마음을 비우니 좋은 성적이 나왔다"고 기뻐하면서 "아내가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내조를 잘 해준다. 우승은 아내 덕분"이라고 공을 아내에게 돌렸다.

우승 소감은?
오늘 출발 전 막연하게 우승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1번홀부터 다섯 홀 연속 버디가 나오면서 '진짜 하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도 했다.(웃음) 후반에도 타수를 더 줄이면서 잘 마무리 했던 것이 우승의 원동력이 된 것 같다. 기다리면서 연장전을 염두에 두고 있었는데 연장승부까지 가지 않아 다행이기도 하다.  

오랜만에 우승인데?
그동안 부진, 부상이 계속됐다. 시즌 초반에는 성적이 잘 나오면 그걸 하반기까지 유지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런데 올해는 최근 2~3년 보다 공이 굉장히 잘 맞는다. 올해 초 자신감이 있었지만 결과는 기대보다 안 나와 아쉽기도 했다. 그래서 상반기 끝나고 마음을 좀 비웠더니 하반기 첫 대회부터 좋은 결과가 따라온 것 같다. 더욱이 이번 대회 첫 날 76타를 적어내며 113위로 시작했는데 우승을 하게 돼 기분이 더욱 좋은 것 같다.

최종 라운드 코스레코드를 경신하며 타수를 많이 줄였는데?
오늘은 기술적인 면이 정말 좋았다. 사실 티샷은 썩 좋지는 않았지만 그 외 나머지가 모두 잘됐다. 오랜만에 우승권에 있어 재미도 있었고 한편으로 긴장되기도 했다. 하지만 기술적으로 자신감이 있다 보니 흔들릴 수 있는 상황에서도 잘 버텼다고 생각한다.

최근 드라이브 비거리는 얼마나 되나?
KPGA 장타상을 수상한 2013년에는 거리가 많이 나갔었고 이후 조금 줄었었다. '장타자'라는수식어가 붙으면서 많은 분들께서 티샷이 장기라고 생각하시는데 스스로는 멀리 나가긴 해도 똑바로 보내는 것이 어려워 늘 불편한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스윙 교정을 한 게 자리를 잡아가면서 최근 들어 다시 거리가 늘고 있다. 평균 드라이브 거리 330야드는 나오는 것 같다. 이정도면 다른 선수들과 견줘도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올 시즌 전반적으로 OB 횟수도 줄면서 안정성이 생겼고 그것이 좋은 스코어로도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

남은 시즌 목표는?
원래 올해 상반기에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게 목표였다. 어떻게 보면 오늘 우승이 조금 늦었다고 생각되기는 하지만 아직 6개 대회가 더 남아 있는 만큼 남은 대회에서도 1~2번은 기회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추가 승수를 쌓기 위해 최선을 다해보겠다.

2세 계획은?
올해 말, 내년 초쯤 생각하고 있다. [Queen 류정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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