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0 15:10 (토)
 실시간뉴스
여자들이여, 갑상선을 잊어라 알고 보면 겁나지 않는 갑상선암 A TO Z
여자들이여, 갑상선을 잊어라 알고 보면 겁나지 않는 갑상선암 A TO Z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10.09.14 14: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혈압이나 당뇨처럼 관리만 잘하면 안전하게 오래도록 살 수 있다”

 

우리 몸의 난로 역할을 하는 갑상선
갑상선은 신진대사에 필요한 갑상선 호르몬을 분비하는 장기다. 건국대학교 이비인후-두경부외과 이용식 교수는 “갑상선은 우리 몸의 난로와 같은 역할을 한다”고 설명한다.
“난로에 불을 너무 많이 때면 더워 못 견디고, 적게 때거나 안 때면 춥잖아요. 갑상선도 같은 역할을 해요. 갑상선 기능이 항진되면 신진대사가 빨라지면서 몸이 뜨거워지고 살이 빠지죠. 반대로 기능이 저하되면 신진대사가 느려져 몸이 춥고 살이 찌게 돼요.”
현재까지 갑상선암의 원인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방사선을 그 원인으로 본다. 1900년대 초, 의사들은 방사선이 암세포를 죽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래서 이런저런 병에 걸린 환자들에게 방사선을 쏘았다. 그런데 목에 방사선을 쏘인 적이 있는 환자들에게서 훗날 갑상선암이 많이 발생했다. 그때부터 방사선이 갑상선암의 한 원인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
“부모나 형제 중에 갑상선암에 걸린 사람이 있다면 자신도 걸릴 확률이 높아요. 또 만성 갑상선염을 앓고 있다면 암에 걸릴 수 있으니 검사를 받아봐야 하죠.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도 걸릴 가능성이 있어요.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우리 몸의 대사가 항진되니까 갑상선이 일을 많이 하게 되죠. 공장을 빨리, 많이 돌릴수록 불량품이 나올 확률이 높듯이 갑상선도 자주 사용할수록 암에 걸리기 쉬워요. 하지만 이 같은 것들은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지 정확한 이유가 되는 것은 아니에요.”
갑상선암은 갑상선 유전자의 어디가 변이되느냐에 따라 암의 종류가 달라지는데, 갑상선 주변에 딱딱한 혹이 자라는 유두암과 말랑말랑한 혹이 생기는 여포암 등이 있다. 우리나라 갑상선암 환자 중 80% 이상이 유두암이다.
갑상선암의 가장 큰 특징은 눈에 띄는 증상이 없다는 것이다. 목에 혹이 만져진다든지 침을 삼킬 때 뭔가 걸리는 느낌이 있는 것은 어느 정도 혹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러한 증상을 보일 정도로 심해지는 경우는 드물다.
“당뇨나 고혈압은 관리하는 병이라고 하잖아요. 갑상선암 역시 마찬가지예요. 갑상선암도 관리만 잘한다면 오래도록 안전하게 살 수 있어요.”

의사들이 암환자를 만든다?
이용식 교수는 갑상선암을 일반 암과 똑같이 여기는 것을 경계한다. 갑상선암은 생명에 큰 지장이 없고 비교적 위험하지 않기 때문에 치료를 서둘 필요가 없다는 것. 과도한 치료는 오히려 좋지 않다고 경고한다.
“갑상선암이 지금은 여성암 1위고, 남성암 6위지만 예전에는 그렇지 않았어요. 얼마 전부터 순위가 오른 거죠. 주목할 건 우리나라에서만 갑상선암의 발병률이 유난히 오르고 있다는 거예요. 지금 제 손등에 점이 몇 개나 보이세요? 육안으로 봤을 때 한두 개라고 쳐요. 현미경으로 보면 몇 개나 보이겠어요? 아마 엄청 많을 거예요. 원래 갑상선에는 혹이 잘 생겨요. 최근 초음파 기술이 발달하면서 옛날에는 2mm 혹을 발견 못했는데 지금은 찾아내죠. 그러고는 암 진단을 내려요. 예전에는 암으로 여기지 않던 수준까지도 말이에요. 그래서 갑상선암 발병률이 높아진 거예요.”
3년 전, 여수와 순천 지역에서 갑상선암 환자가 급증했다는 뉴스가 있었다. 지역 주민들은 “원자력 발전소로 인해 갑상선암이 발생했다”며 보건복지부에 민원을 넣었다. 보건복지부는 역학조사팀을 꾸려 조사를 벌였고, 갑상선암 환자가 급증한 시기와 그 지역에 두 개의 내과가 개원한 시기가 비슷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알고 보니, 내과 의사들이 내원하는 환자 다수에게 초음파 검사를 했고 작은 갑상선암도 모두 수술을 해서 그런 결과가 나온 것이었다.
“유방암 검사를 하러 가면 공짜로 갑상선암 검사까지 해주는 데도 많잖아요. 그러면 의사가 ‘검사를 했는데 혹이 있는 듯하다. 정밀검사를 해보자’라고 권해요. 그리고 암 진단을 내리죠. 그렇게 암환자가 돼서 수술하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에요. 갑상선암은 아주 천천히 진행돼요. 정밀 검사를 해봐야겠지만, 지름 1cm 이하의 작은 혹이 발견됐다고 해서 반드시, 신속하게 수술할 필요는 없어요. 작은 암 덩어리가 의사들이 말하는 고위험 수준인 지름 4cm가 되는 데까지는 평생이 걸릴 수도 있거든요. 갑자기 커지는 경우도 거의 없고요. 갑상선암도 암이지만, 그렇게 위험한 암이 아니니까 무턱대고 수술하지 말고 시간을 갖고 지켜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어요.”
그는 “1년에 많은 수의 환자를 만나고, 2백 건에 가까운 수술을 하는데 갑상선암 때문에 죽은 환자는 거의 본 적이 없다”면서 “갑상선에 대한 과도한 관심이 스스로를 불행하게 만든다”고 말한다. 갑상선암의 치료가 너무 과장되어 있다고 주장하는 그는 20~30대 젊은 여성들이 갑상선암에 걸렸다는 이유로 갑상선을 모두 떼어내고 평생 약을 먹는 것을 볼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고.
“제 환자들은 정밀검사를 통해 종양이 크지 않고 전이가 없는 경우라면 환자의 나이나 결혼 유무 등 여러 가지 요인을 고려해서 수술 여부와 시기를 결정합니다. 암이 발견되었다고 해서 모두 수술을 한다거나 모든 갑상선을 제거해야 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그는 “언제 어떻게 수술하느냐에 따라 환자의 행복과 불행이 결정된다”고 말한다. 가령 미혼의 여성에게서 4mm 정도의 유두암이 발견된 경우에는 경과를 지켜보자고 한다. 물론 자신이 원하면 수술을 해준다. 그러나 수술을 하더라도 최소한으로 하는 것이 그의 원칙이다. 갑상선 두 쪽 중 한쪽만 떼어내거나 어느 경우에는 혹과 혹 주위의 조직만 제거하는 식이다. 물론 전이가 있거나 암의 크기가 크면 방사선 요오드 치료(동위원소)를 위해 갑상선 전부를 떼어낸다. 하지만 그 정도로 수술해야 할 경우는 많지 않다.
   
방사선 치료 중이라면 요오드 섭취는 금물
“그렇다면 언제 갑상선암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을까. 그는 “미혼 여성이라면 결혼 이후에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갑상선암은 걸린다고 해도 거의 다 산다고 보면 돼요. 설사 말기 암이라하더라도 수술하고, 방사선 요오드 치료를 하면 되죠. 죽는 경우를 오히려 보기 힘들 정도예요. 하지만 수술하면 흉터가 남잖아요. 의학기술이 발달해 최소한의 흉터를 남기지만,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여성들에게는 작은 흉터라도 콤플렉스가 되죠. 결혼 전에는 갑상선을 아예 잊고 살다가 결혼 후에 검사해도 충분하다고 봐요. 또 갑상선암은 45세를 기준으로 병기(病期) 분류 수준을 나누는데 그때 검사를 받아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갑상선암도 질환이기에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1~2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병원에 가서 초음파 검사를 한 후 크기나 전이 여부를 살펴야 한다. 목 앞에 혹이 만져진다, 침을 삼킬 때 뭔가 걸리는 느낌이 있다, 목소리가 쉬거나 음식물을 삼키기 어렵다, 숨쉬기가 곤란하며 숨쉴 때 쇳소리가 난다와 같은 증상이 보이면 갑상선암이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라고 볼 수 있다.
갑상선암 치료에는 수술, 방사선 요법, 갑상선 호르몬 투여, 항암화학요법 등이 있다. 이중 대표적인 것이 수술이다. 수술은 암이 있는 쪽 갑상선 일부 또는 모두를 떼어내거나 양쪽 모두를 떼어내는 등 암의 진행 상태에 따라 시행한다. 갑상선을 모두 제거하는 수술 후에는 갑상선 호르몬의 분비가 없어지므로 평생 갑상선 호르몬을 보충해야 한다.
재발 가능성이 높은 경우나 암이 임파선 등 다른 부위로 전이되었을 때는 방사성 요오드 치료를 시행한다. 이럴 경우 갑상선 조직이 남아 있으면 요오드 치료 효과가 떨어지므로 갑상선을 모두 제거하는 수술을 한다. 더불어 방사선 요오드의 흡수가 잘 되도록 치료 한 달 전부터는 요오드가 많이 함유된 식품의 섭취는 제한한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도 배가 부르면 먹지 않듯이 암세포도 그러하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