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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과 함께한 ‘진도 팽목분향소’... 소임 마치고 역사 속으로
국민과 함께한 ‘진도 팽목분향소’... 소임 마치고 역사 속으로
  • 김준성 기자
  • 승인 2018.08.29 11: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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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팽목 분향소. 2018.4.14
세월호 팽목 분향소. 2018.4.14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도 벌써 4년반이 흘렀다. 전남 진도 팽목항 분향소와 동거차도 세월호 인양 감시·기록 초소가 설치 3년 반만에 소임을 마치고 역사속으로 사라진다.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는 31일부터 9월3일까지 진도 팽목분향소와 동거차도 초소를 철거해 정리한다. 협의회는 선체 인양과 해저면 수색이 끝나면 팽목항 분향소와 동거차도 초소를 정리하겠다고 진도군민들과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철거를 결정했다. 2014년 세월호 참사 발생 이후 4년5개월, 분향소 설치 3년7개월, 세월호가 인양된 지 1년5개월 만이다.

31일 오후 팽목항에 도착해 9월1일 오전 한림페리호로 동거차도로 들어가 초소 정리작업을 한다. 오후에는 동거차도 주민들과 식사하며 대화의 시간도 마련한다. 9월2일은 초소 정리작업을 마무리하고 3일 오후 진도 팽목항으로 돌아와 분향소를 최종 정리할 예정이다. 동거차도 초소 정리작업에 자원봉사자 37명과 가족 30여명 등 70여명이 참여한다.

동거차도 인양감시·기록초소는 세월호 인양의 모든 과정을 지켜본 장소다. 2015년 9월, 박근혜 정부가 인양을 비공개로 하고 가족들의 현장 참관을 막자 세월호 인양을 감시·기록하기 위해 인양 현장에서 2.6㎞ 떨어진 동거차도 산마루에 설치했다.

유가족들은 지난해 4월9일 세월호 선체 인양이 끝나고 해양수산부의 해저수색 과정이 이어진 5월4일까지 꼼꼼히 지켜봤다.

진도 팽목분향소는 가족들의 기약 없는 기다림의 현장이자 시민들의 아픔을 함께 나눈 상징적인 공간이다. 분향소는 세월호 참사 발생 9개월 만인 2015년 1월14일 오후 4시16분 팽목항 인근 부지에 컨테이너 2동을 이어붙여 마련했다. 당시 가족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미수습자 9명의 시신을 찾을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의미가 담겼다.

팽목분향소가 설치된 공간은 전남도가 추진하는 진도항 2단계 개발사업 구간으로 여객선터미널 등 항만시설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2014년 4월16일 세월호참사로 공사는 중단됐고 4·16가족협의회와 진도군은 세월호 인양 때까지 분향소를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인양이 끝나고 4월16일 합동영결식까지 마무리된 만큼 협의를 통해 철거를 결정했다. 4·16가족협의회 관계자는 "세월호 선체 인양과 해저수색 과정이 마무리되면 철수하겠다고 주민들과 약속했고,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철수한다"며 "그동안 온갖 불편함을 감수하며 도와준 진도 주민들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팽목분향소는 사라지지만 팽목항 '기다림의 등대'와 추모조형물은 그대로 보존된다. 서울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세월호 천막농성장도 세월호참사 진상규명과 상징성을 고려해 그대로 유지한다.

 

[Queen 김준성 기자][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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