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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무전 도청' 견인차 기사들 "사고차량 선점하려고..."
'경찰 무전 도청' 견인차 기사들 "사고차량 선점하려고..."
  • 김준성 기자
  • 승인 2018.08.30 12: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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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익 전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장이 30일 전북지방경찰청 기자실에서 교통사고 현장을 선점하기 위해 경찰 무전을 도청한 일당 검거에 대한 사건 브리핑을 하고 있다.
김현익 전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장이 30일 전북지방경찰청 기자실에서 교통사고 현장을 선점하기 위해 경찰 무전을 도청한 일당 검거에 대한 사건 브리핑을 하고 있다.

경찰은 사고현장에 출동하는 경찰의 무전을 도청해 현장에 있던 사고차량을 견인해 간 일당을 검거 했다.

전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통신비밀보호법위반 혐의로 A씨(51) 등 1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9일 밝혔다.

또 이들에게 경찰 주파수망이 풀린 무전기를 판매한 B씨(74) 등 2명도 전파법 위반혐의로 불구속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5월까지 전북 지역 경찰 무전을 도청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교통사고 현장을 선점하기 위해 무전기 판매상 B씨에게 경찰 주파수망이 풀린 무전기를 구입한 뒤 익산과 군산 경찰 무전주파수 망을 맞춰 도청했다.

도청을 통해 교통사고 신고를 들은 이들은 사고 현장에 출동해 사고 차량을 견인했다. 이들은 이 수법으로 매달 5건의 교통사고를 선점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결과 이들은 자동차 공업사에 사고 난 차량을 가져다주고 수리비의 15%를 받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무전 도청을 위해 견인차 기사들이 사용한 무전 도청기(전북지방경찰청 제공)
경찰 무전 도청을 위해 견인차 기사들이 사용한 무전 도청기(전북지방경찰청 제공)

군산과 익산 지역은 교통사고 현장에 먼저 도착한 견인차 기사가 사고 차량을 견인할 수 있어 기사들간 경쟁이 치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사고 현장에 빠르게 도착하기 위해 경찰들이 사용하는 음어(경찰이 사용하는 무전 용어)도 배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해 전북지역 자동차 공업사 영업직원과 렉카 기사들이 경찰 무전을 도청한다는 제보를 입수해 수사를 시작했다.

경찰은 1년간의 수사 끝에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무전기와 블랙박스 등 증거물을 확보했다.

경찰은 서울과 인천, 부산 등 대도시 지역 순찰대는 디지털 방식(TRS)의 무전기를 사용해 도청이 불가능하지만 그 외 지역의 무전 방식은 아날로그로 도청이 가능한 상태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군산과 익산의 경우 사고 현장에 먼저 도착한 견인차 기사들이 사고 차량을 견인하고 있어 경찰 무전을 도청한 것 같다”며 “지속적인 단속을 통해 경찰 무전망을 도청하는 일당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Queen 김준성기자] 사진 전북지방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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