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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세일전자 희생자, 눈물의 합동 영결식
인천 세일전자 희생자, 눈물의 합동 영결식
  • 김준성 기자
  • 승인 2018.08.31 11: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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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남동구 논현동 세일전자 화재로 숨진 근로자 9명의 합동영결식이 31일 오전 10시 수산동 남동다목적 실내체육관에서 치뤄졌다.
 

이날 오전 10시 남동다목적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영결식 자리에 참석한 유족들은 억울하고 갑작스러운 아내, 남편, 어머니, 자식의 죽음에 울분 섞인 통곡을 쏟아내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세일전자에 입사했다는 소식을 들은 지 불과 4개월 만에 일터에서 숨졌다는 소식을 접한 25세 딸의 어머니는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조사에 나서 "그 불길 속에서 얼마나 무서웠겠니, 못난 엄마가 널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다"며 눈물 지었다.

동료들을 구하다가 숨진 직원의 아내는 "사랑하는 내 남편, 지금 어떤 말을 해야 할 지 모르겠어. 가끔씩 와서 나 안아 주고 가 두 아이 건강하게 잘 키우고 우리 손자들까지도 잘 보고 이야기 해줄께, 나중에 천국에서 만나자. 사랑해"라며 남편에게 마지막 말을 남겼다.

 

희생자들의 헌화가 이어지자 한 유족은 슬픔을 견디지 못하고 실신하기도 했으며, 자리에 주저 앉아 통곡했다. 지켜보던 이들도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사연과 유족들의 슬픔을 접하고 소리 없이 눈물을 흘렸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평생 가족을 위해 노력한 꽃다운 아내, 사랑스러운 딸, 듬직한 아들 그리고 생후 한달 된 아기 엄마도 있었다"며 "마지막까지 회사를 위해 일하다가 한 줌 재가 돼 돌아왔다"고 전했다.

이어 "희생자들은 제 몸 아끼지 않고 동료를 구하기 위해 뛰어들었다가 죽음을 맞이했다"며 "더 이상 대한민국 일터에서 비극과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자리는 유족 및 관계자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영결식은 개식사에 의해 고인에 대한 묵념, 유족들의 조사 및, 헌화, 분향, 유가족 인사말, 폐식 순으로 이어졌다.

유족 부 대표는 "우리에게 지난 시간은 전쟁터였고, 그 전쟁터는 9개의 목숨만 앗아간 것이 아니라 우리 삶을 송두리 채 앗아갔다"며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죽음에 억울함이 없도록 앞으로 유족들은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화인이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진상규명을 요구하면서 장례를 무기한 연기했다. 그러나 최근 일부 유족들의 요구로 장례를 우선 치르기로 했으나, 합동분향소 설치를 두고 지자체와 갈등을 빚었다.

유족들은 지자체와 협의 결과 합동분향소 설치 없이 지난 29일 장례를 치르기로 하고 마지막 날인 31일 합동 영결식을 진행했다.

세일전자 화재는 21일 오후 3시43분께 인천시 남동구 논현동 공장 4층에서 발생해 9명이 숨지고 5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또 이 과정에서 소방대원 1명이 진화작업을 벌이던 중 연기를 흡입해 병원 치료를 받았다.

경찰은 수사본부를 구성해 세일전자 화재 원인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현재까지 경찰은 발화 지점과 스프링클러 오작동 여부를 확인하고 유관기관과 함께 정확한 화재 원인을 밝히기 위해 수사를 계속 하고 있다.

 

 

[QUEEN 김준성 기자][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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