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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전문가 "北, 9·9절 열병식 ICBM 빼고 수위 낮게 할 것"
美 전문가 "北, 9·9절 열병식 ICBM 빼고 수위 낮게 할 것"
  • 김준성 기자
  • 승인 2018.09.03 17: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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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북한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건군절을 맞아 열병식이 열리고 있다. 이날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부인 리설주 등과 함께 참석했다. (TV화면 캡처)
8일 오후 북한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건군절을 맞아 열병식이 열리고 있다. 이날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부인 리설주 등과 함께 참석했다. (TV화면 캡처)

북한은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협상을 감안하여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하려는 성의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어 정권 수립 70주년 기념일 9·9절 열병식을 '로우키'(low-key)로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비확산센터의 제프리 루이스 소장은 상업용 인공위성 사진을 분석한 뒤 "현재로선 9일 열병식이 2월 건군절 때보다 작거나 거의 비슷한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1일 보도했다.

루이스 소장은 평양 미림비행장 일대에서 파악된 탱크와 자주포, 군용트럭, 미사일 발사차량 등 장비 수가 "99대로 2월 열병식 때와 같다"고 밝혔다. 2월 건군절 때 등장했던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과 관련해선 징후가 발견되지 않았다.

북한이 건군절 70주년을 맞아 지난 2월8일 진행했을 때도 대북 전문가들 사이에선 '북한이 수위를 조절했다'는 평이 나왔다.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 하루 전임을 고려해 조용하게 열병식을 치렀다는 것이다. 당시 북한은 열병식 시간·규모를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축소했고 생중계도 하지 않았다.

열병식은 군 지휘관이 정렬한 군대를 검열하는 의식을 가리킨다. 국제사회에 무력을 과시하기 위한 측면도 있지만 자국 국민들에게 국방력을 보여줌으로써 안보정책에 대한 신뢰와 지지를 끌어내는 효과도 있다. 내부결속에 도움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도 만약 북한이 오는 9·9절 열병식을 ICBM 없이 한층 낮은 수위로 진행한다면 이로써 전하고자 하는 대외용 메시지가 분명하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4·27 판문점 선언과 6·12 센토사 합의를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나아갈 뜻을 전세계에 밝혔다. 자발적인 선의의 조치라면서 풍계리 핵실험장을 폭파했고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을 해체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본토를 사정권으로 하는 ICBM을 열병식에 등장시키며 대대적으로 무력을 과시하고 나서면 비핵화와 평화를 향한 김정은 위원장의 진정성이 의심받을 수 있다.

북미가 대결 역사에 종지부를 찍고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가기로 약속한 마당에 북한이 긁어 부스럼을 만들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다. 북미 대화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북한이 무력을 과시하면 미국 내 대북 여론이 한층 악화할 수 있다.

반면 북한이 열병식 수위를 낮추면 대화 상대방에 일종의 '성의'를 표시하는 셈이 된다. 한미가 북미 비핵화 대화가 진행되는 동안 일부 대규모 연합군사훈련을 중지하고 나머지도 '로우키'로 진행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각국 고위급 대표단이 9·9절 행사에 참석하도록 초청하는 데 상당한 공을 들인 북한은 열병식 수위뿐 아니라 행사 때 발표할 메시지도 섬세하게 가다듬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2월 건군절 열병식에서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이 한반도 주변에서 부산을 피우고 있는 현 정세 하에서 인민군대는 고도의 격동상태를 유지하고 싸움 준비에 더욱 박차를 가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정권 수립 70주년 9·9절 행사 때는 국방력을 과시하기보다 '사회주의 경제건설'이라는 전략적 목표와 자력갱생, 자주의 정신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내부결속을 도모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Queen 김준성기자]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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