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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무시당한 상도동 지반 침하 전조증상···도대체 왜?
이번에도 무시당한 상도동 지반 침하 전조증상···도대체 왜?
  • 김준성 기자
  • 승인 2018.09.07 17: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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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후 서울 동작구 상도초등학교 병설유치원이 인근 공사장 지반 침하로 기울어져 붕괴위험에 처해있다.
7일 오후 서울 동작구 상도초등학교 병설유치원이 인근 공사장 지반 침하로 기울어져 붕괴위험에 처해있다.

주변 공사장의 지반 침하로 기울어진 상도동 유치원에 대해 사고 발생 전부터 '전조증상'이 발견되어 수차례 민원이 있었지만 시정당국은 이를 무시하고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6일 밤 11시22분쯤 동작구 상도동의 49세대 규모 공동주택 공사장에서 흙막이 붕괴로 축대가 부러져 가로·세로 50m 크기의 지반침하(땅꺼짐)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공사장 인근에 있던 4층짜리 상도유치원 건물이 10도 정도 기울었다.

사고 현장 주민들과 유치원 관계자들은 이미 구청과 교육청 등에 공사 안전성과 관련된 민원을 수차례 넣었지만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상도유치원장 김모씨는 "우리가 5월에 안전진단을 요청해 6, 7월에 1, 2차 계측을 했는데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왔다. 그런데 8월22일부터 실내에 균열이 가고 바닥에 30~40㎜의 이격이 생기는 이상징후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 유치원에 다니고 있는 3살 손자와 함께 현장을 찾은 60대 남성도 "손자를 데리러 갔는데 벽과 바닥에 균열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면서 "구청에 민원을 넣자 '감리자에게 통보했고 시정조치를 실시하겠다'는 문자메시지만 왔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최초 이 건물이 설계될 때 자문했던 이수곤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도 "5개월 전 유치원의 의뢰를 받아 현장 답사를 했을 때 붕괴 가능성을 지적했다"면서 "1월에 설계도를 봤는데 설계도면부터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층이 무너지는 것을 고려하지 않았다. 보강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무너진다고 (시공사측에) 말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시공사의 현장소장은 이 교수의 지적 이후 협의를 통해 조치를 했다고 주장하지만, 이 교수는 "전혀 그런 사실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위험 건물을 사용하는 이들과 전문가조차도 '안전하지 않다'는 판단을 내렸지만, 정작 시정당국은 "공사를 중단할 만큼 큰 결함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동작구청 측은 "이 교수의 지적 이후 4월초 보완하라는 내용을 통보했고, 보완을 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또 "담당 공무원이 현장을 나갈 수 없고 전문감리인이 현장을 관리한다"면서 "가장 최근에 안전점검이 들어온 것은 9월5일이었다. 이에 따라 다시 공문으로 의견서를 내보냈는데 특별히 문제가 있다는 보고는 받지 못했다. 심각한 이상징후가 있었다면 조치를 취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1주일 전 금천구 가산동에서 벌어진 사고와 이번 사고가 '닮은꼴'이라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가산동 사고의 경우도 주민들이 붕괴 열흘 전부터 민원을 제기했지만 정작 금천구청 측은 민원서류를 사고 발생 하루 전에야 수령했다고 말해 비판을 받았다.

이수곤 교수는 "2011년에 우면산 산사태가 발생했고 2014년에는 세월호 참사가 있었지만, 그 이후로 우리 사회는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면서 "시스템 자체를 전면적으로 바꿔야만 한다"고 말했다.


[Queen 김준성기자]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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