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탤런트 지재훈 어머니, 김정옥 ‘주막보리밥’ 회장
탤런트 지재훈 어머니, 김정옥 ‘주막보리밥’ 회장
  • 백준상 기자
  • 승인 2018.09.28 16: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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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니 토속음식계의 'Queen'

근면함과 인심이 ‘대박’을 낳았다. 토속음식점 여왕에 오른 ‘주막보리밥’ 김정옥 회장으로부터 성공의 비결과 아들인 탤런트 지재훈의 근황을 물었다.
취재 백준상 기자 | 사진 매거진플러스

 

경기도 고양시 서오릉 인근에는 토속적인 정취를 물씬 풍기는 음식점이 있다. ‘주막보리밥’이라는 간판을 단 곳으로 20년 역사를 자랑하는 유서 깊은 음식점이다. 서울 서북부와 경기 북부권에 거주하는 사람들 중에는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널리 알려진 곳이다.

곳곳에서 경기가 안 좋다고 아우성을 치지만 평일, 주말 가릴 것 없이 이곳 음식점 마당을 빼곡하게 메운 차량과 줄서서 기다리다 안채에서 바깥채, 별관에 이르기까지 가득 채운 손님들을 보면 경기가 다시 되살아났다는 착각을 불러올 정도이다.

무엇보다 대단한 점은 식사시간대뿐만 아니라 점심에서 저녁에 이르는 오후시간에도 빈 자리가 많지 않을 만큼 손님이 이어진다는 것이다. 인기 있다는 맛집을 숱하게 다녀봤지만 이처럼 손님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경우를 달리 본 적이 없다. 알아보니 평일 2000명, 주말 3000명의 손님이 다녀간다고 했다.

토속음식점 ‘주막보리밥’의 회장은 창업자인 김정옥 씨이다. 잘 생긴 탤런트 지재훈의 모친이기도 하다. 직원 40명을 고용하는 ‘주막보리밥’ 의 매출은 단일 음식점으로서는 국내 정상급이라 할 수 있다. 김 회장은 여성으로서 요식업계에 우뚝 선 인물이 아닐 수 없다.

김정옥 회장의 외동아들이 영화배우 겸 탤런트인 지재훈이다. 어머니를 특히 닮은 지재훈은 훤칠한 키에 곱상한 미모, 가창력과 연기력을 모두 갖춘 배우이다. 비록 단역이었지만 KBS 드라마 ‘가족을 지켜라’와 ‘산 넘어 남촌에는’, 영화 ‘엄마 없는 하늘 아래’에서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평소 어머니를 도와 주막의 카운터를 맡고 있어 ‘주막’에 가면 볼 수도 있다.


 

 

정을 북돋는 건강하고 서민적인 음식으로 승부
“저희 음식점은 오랜 단골손님이 많습니다. 대로변에서 상당히 떨어져 있어 단골 아니면 찾기 힘든 점도 있지요. 처음 온 손님 중에는 8번째 만에 찾았다고 화를 낸 경우도 있었어요. 오랫동안 주막보리밥을 잊지 않고 찾아주시는 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잊지 않고 좋은 음식과 서비스로 보답하겠습니다.”

‘주막보리밥’ 김정옥 회장은 지난 1999년 음식점을 열어 지금까지 이어왔다. 그동안 이처럼 성공적으로 음식점을 유지하고 확장해온 비결이 무척 궁금했다. 그 비결은 음식점을 처음 열었던 때나 지금이나 마음으로 한결 같은 마음으로 음식을 준비하고 손님들을 대한 데에 있었다.

손님이 너무 많으면 짜증이 날 만도 한데 김 회장은 연신 미소를 지으며 손님들을 대하고 직원들을 관리했다. 그녀는 하루도 앞치마를 입지 않은 날이 없다고 했다. 그만큼 핵심인 주방을 직접 챙겨왔다. ‘내가 손님을 끌 수는 없다’는 마음가짐으로 항상 준비하고 조심하고 최선을 다해왔던 것이다.

김 회장은 지난 주말에 손님이 크게 몰려 100명가량의 손님이 발걸음을 되돌린 것에 대해 미안해했다. 그녀에게 식사는 정을 대접하는 것인데 그러지 못한 것이 마음에 걸리는 것이었다.

김 회장은 IMF로 힘들었던 시절에 인근 서삼릉 부근에 처음으로 ‘주막보리밥’을 열었다. 보험설계사무소의 소장으로 1등을 도맡으며 승승장구하던 그녀는 뜻하지 않은 사고가 겹쳐 사업이 기울고 적지 않은 재산마저 날렸다.

그때 ‘사즉생(死卽生)’의 마음으로 10평 남짓한 작고 초라한 가게를 얻어 ‘주막보리밥’이라는 이름을 달았다. 자신처럼 힘든 사람, 어려운 사람에게 부담 없이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 되길 원하는 마음에서였다. 메뉴도 보리밥처럼 수수하고 서민적인 음식으로 정했다. 어릴 적 어머니가 차려준 보리밥이 기가 막히게 맛있었던 추억도 한몫했다.

주막의 대표 메뉴로 정착한 ‘시래기털레기’는 오픈 이듬해 시작한 서민 메뉴이다. 어려운 시절 집 식구들이 뚝배기에 된장, 고추장 풀고 시래기, 수제비 등 이것저것 털어 넣어 만들던 음식이었다. 지금은 조달이 힘든 시래기가 얼갈이배추로 바뀌었지만(얼갈이배추로 바뀐 뒤 젊은 사람들은 더 좋아한다고 정 회장은 말했다) 인기는 여전하다.

큰 항아리에 구수한 된장을 풀고 새우를 듬뿍 넣어 끓인 맛있는 수제비는 김 회장이 강조해온 정(情)처럼 국자로 퍼내고 퍼내도 좀처럼 끝을 보이지 않았다.

“양이 많다 하여 줄이려 해도 안 줄여지네요. 조금씩은 못 주겠더라고요. 다만 푸짐함을 고통으로 받아들이지 않게 맛있게 서비스 하고 있어요. 여기의 많은 메뉴들은 어머니가 해주던 음식 그대로입니다. 어머니는 이북 출신이셨는데 부지런하고 음식 솜씨가 좋았고 살림도 잘하셨어요.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딸 넷을 요리학원에 보내셨지요. 당시엔 음식점을 하겠다는 생각 같은 건 없었지만 어려운 순간에 도움이 되었네요.”

북어로 만든 코다리찜은 살이 부드러운데다 양도 푸짐했다. 주막보리밥, 시래기털레기, 코다리찜은 ‘주목’의 상표등록, 특허출원 메뉴이기도 하다. 이밖에 주꾸미볶음, 제육볶음, 녹두전, 도토리묵 등 메뉴 구성이 좋다. 다들 저렴한 서민 음식으로 객단가는 낮지만 업주는 주머니가 두둑하지 않은 손님에게도 서비스 할 기회를 가질 수 있어 좋다고 했다.


 

 

아들 지재훈의 연기자로의 성공 응원해
토속음식점 ‘주막보리밥’은 처음부터 잘 되지는 않았다. 골짜기에 들어가 있는 데다 진입로도 협소해 찾아오기도 힘든 곳이었다. 김 회장은 정성껏 잘 준비한 음식이 사장되는 게 안타까워 지나가는 행인들을 불러 보리밥을 먹여 보냈다.

어려운 시절 무전취식이 수시로 가능했던 가게였던 것이다. 학생시절 어머니가 토요일인 ‘분식의 날’ 점심을 싸오지 못하는 학급의 짝을 위해 도시락을 대신 싸주는 등 평소 베풂이 일상화된 집안 분위기의 영향도 있었다. 정성과 맛이 담긴 음식에 후한 인심이 입소문 나고 하나 둘 단골이 늘어나다 웰빙 바람이 불면서 주막보리밥은 소위 ‘대박’ 행진을 이어갔다. 지금의 자리에 2호점이 들어서고 1호점이 없어지며 2호점이 본점이 된 지 꽤 오래다.

주막보리밥이 잘 되니 여기저기서 프랜차이즈를 달라는 요청이 많았고 지금도 문의가 들어온다고 했다. 그러나 분점을 안 내준다는 방침이 서 있어 많은 요청을 거절하는 것이 힘들다고 토로했다.

김 회장은 후배들을 키우겠다는 생각에 한때 20개의 분점을 내준 적도 있다. 양심적인 프랜차이즈 본사로 3개월을 도제식으로 교육하며 분점에 모든 노하우를 전수했지만 분점 업주들의 마음이 자신과 같지 않음을 알게 되었고 결국 큰 상처를 입었다. 지방의 한 분점과는 ‘원조’ 분쟁을 겪기도 했다.

“지나간 일입니다. 분점에 대한 희망이나 미련, 후회는 이미 다 접었습니다. 지금은 주막보리밥의 메뉴가 전국적으로 퍼지게 하는데 기여했다는 생각에 보람을 느낍니다. 그들이 국민 쉼터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해나갈 수 있길 바랍니다.”

인자한 누나 같은 미소가 돋보이는 김정옥 회장. 그는 자신의 인생을 “즐겁게 고생했다!”라고 요약했다. 다른 무엇보다 어려움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열심히 살았다는 점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지금은 여느 어머니들처럼 아들인 배우 지재훈의 앞날을 걱정하는 마음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아들이 좋은 배필을 만나 결혼을 하고 연기자로서 좋은 배역도 따내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김 회장은 애초에 아들이 연예인 되는 것을 반대해 러시아에 유학 보냈으나 지재훈은 현지의 대학가요제에서 1위, 국제가요제에서 4위에 입상하며 노래에 재능을 드러냈다. 어머니는, 지금은 연기자로서의 꿈을 펼치려는 아들의 뜻을 응원하고 있다.

“열심히 하다 보니 운이 트이고 돈이 그냥 굴러 들어왔어요. 딱히 큰돈을 벌겠다고 시작한 음식점이 아니었어요. 먹고 살기 위해, 먹고 살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그저 하루하루 열심히 살았지요. 돈을 많이 벌었다기보다는 돈을 안 써서 돈이 있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재훈이 아버지도 군인장교 출신으로 돈에 무심하며 정직하고 우직한 사람입니다. 재훈이도 원하는 바 열심히 하다 보면 좋은 일이 생기리라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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