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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방북 결정…비핵화 협상 일정도 고려할 듯
프란치스코 교황 방북 결정…비핵화 협상 일정도 고려할 듯
  • 김준성 기자
  • 승인 2018.10.19 12: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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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18일 오후(현지시간) 바티칸 교황청을 방문해 프란치스코 교황과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18일 오후(현지시간) 바티칸 교황청을 방문해 프란치스코 교황과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프란치스코 교황의 북한 방문이 사실상 결정됨에 따라 후속 조치인 방북 시점과 의전 등에 있어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교황청은 교황의 해외 순방 일정을 5~6개월 전 확정한 뒤 공식 발표하는 것을 관례로 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례에 따른다면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북을 최종 결심했어도 실제 성사는 내년 초에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서는 교황의 일정에 따라 방북 시점이 더 늦춰질 수도 있다고 관측한다. 교황청이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방북 시점과 북미 비핵화 협상 등 한반도 상황이 '적절하게' 맞물리지 않을 경우 시점을 잡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교황에 대한 의전과 방북 이전 실무 협의 채널 구축의 방식도 관심사다. 이는 북한 체제의 특수성 때문이다.북한은 공식적으로 종교를 인정하고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종교적 기능을 못하는 관영 단체들이 구성된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북한이 가동할 수 있는 교황청과의 소통 채널은 조선카톨릭협회 중앙위원회가 있다. 다만 현직 카톨릭(천주교) 사제(신부)는 한 명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교황청과의 소통 과정에서 의미 있는 채널로 기능할지가 불확실하다.

교황이 어떤 나라를 방문할 때 해당국의 정부와 교구 측의 초청이 필요한 것도 고려할 부분이다. 실제 방북이 성사될 경우 방문 지역(도시)의 교구장이 교황을 맞이하는 관례도 북에서는 성사되기 어렵다. 교황청이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평양교구장(서리)은 서울대교구장인 염수정 추기경이기 때문이다.

또 교황청의 입장에서도 이번 방북이 '특별하게' 받아들여질 것은 분명해 보인다. 교황의 방북이 한국은 물론 관련국의 행보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교황청이 기존 관례만을 고집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이 같은 맥락에서 교황청 측은 방북과 관련한 사항을 먼저 서울대교구와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염수정 추기경이 관련 사항 논의를 위해 교황보다 먼저 북측을 방문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공식 행보인만큼 북측은 관련 협의 채널의 수준을 정상회담 급으로 운용할 것으로 보인다. 공식적 채널이 전면에 나서더라도 실질적 결정 권한은 없을 것이라는 뜻이다. 협의 과정에서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이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교황청의 입장에서는 종교 행사의 성격을 띨 필요가 있는 교황의 순방 관련 협의 필요성을 제기할 수도 있다.

이와 관련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는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칼럼을 통해 "리종혁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겸 조국통일연구원 원장이 교황청과의 물밑 협상에 나설 수 있다"라고 말했다.

태 전 공사는 "리종혁은 1980년대 말 김일성, 김정일에게 종교 정책 변화로 북한의 외교적 고립을 타파할 것을 직접 건의한 인물"이라며 "80년대 후반기에 김정일로부터 바티칸 교황청과 비밀 협상을 벌이는 과업을 받고 로마 주재 세계식량농업기구 대표로 파견됐다"라고 밝혔다.

이어 "파견 후 오래 기간 물밑 협상을 벌여 1987년 서울대교구 장익 신부가 포함된 교황청 대표단의 첫 북한 방문을 성사시켰다"며 "리종혁의 건의에 의해 북한에서 1988년 6월 조선가톨릭협회가 결성된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리 원장은 현재 국제의회연맹(IPU) 총회 참석차 스위스 제네바에 있다. 태 전 공사는 "북한과 세계를 카톨릭으로 처음으로 연결시켰던 리종혁이 바로 이러한 시기에 제네바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은 혹시 북한과 바티칸 측 사이에 교황 방문과 관련한 물밑 협상이 진행되고 있지 않는가 하는 생각을 들게 한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정부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이유진 통일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리종혁의 물밑 협상 진행 가능성에 대해 "언급할만한 사항이 없다"라고 말했다.

 

[Queen 김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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