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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80 톱스타 배우 신일룡, 사업파산 극복 후 유명 호두파이 CEO 된 인생 스토리
7080 톱스타 배우 신일룡, 사업파산 극복 후 유명 호두파이 CEO 된 인생 스토리
  • 송혜란 기자
  • 승인 2018.10.26 0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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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 근황
7080 톱스타로 인기를 구가하던 배우 신일룡이 승승장구하던 대형 사업체를 파산하고 재기하기까지... 리얼하고 감동적인 궁금했던 신일룡의 인생 스토리를 Queen이 들었다.
7080 톱스타로 인기를 구가하던 배우 신일룡이 승승장구하던 대형 사업체를 파산하고 재기하기까지... 리얼하고 감동적인 궁금했던 신일룡의 인생 스토리를 Queen이 들었다.


1970년 영화 <이조괴담>으로 데뷔, <애마부인2> 남주인공으로 빛나는 배우 신일룡. 1970~80년대 한국과 홍콩을 오가며 영화배우로 맹활약한 그는 1986년 <황진이> 이후 활동이 뜸했다. 어언 30여 년 만에 모습을 드러낸 그는 유명한 호두파이 카페 회장이 되어 있었다. 그동안 큰 사업실패로 꽤나 혹독한 시간을 보냈다는데…. 왕년 대스타의 잘 안 알려진 인생 풀 스토리.
 


서울 서초구 청계산 아래에 자리한 ‘신일룡의 호두파이’ 본점에서 만난 신일룡 회장. 어느덧 70세를 훌쩍 넘은 나이에도 그는 한창 중년이라고 해도 무색할 정도로 젊음을 잘 유지하고 있었다. 물론 포근한 할아버지 같은 인품이 묻어나는 웃음은 숨길 수 없었다. 자신이 직접 만든 호두파이를 대접하는 그로 인해 어릴 적 정감 어린 할머니의 추억이 되살아나기도 했다. 왕년의 대스타를 이렇게 가까이 마주한다는 게 마냥 신기할 따름이다.

응답하라, 1984

‘신일룡’. 이 이름 하나만 듣고도 하늘이 무너질 듯 소리를 지르는 소녀들이 있었다. 1970, 80년대만 해도 그처럼 이목구비가 뚜렷하고 서구적인 외모를 지닌 배우는 드물었다. 여기에 잔근육이 매력적인 몸매에 연기력까지 더해진 신 회장은 일약 스타덤에 오르기 충분했다. 1970년 <이조괴담>으로 데뷔한 그는 16년 간 <평양폭격대>, <섬개구리 만세>, <총각선생>, <석양에 떠나라>, <아라비아 열풍> 등 영화를 통해 활발하게 활동하며 큰 인기를 구가했다. 당대 톱스타 윤정희, 김지민(?), 강신성일과 함께 1980년대 연예계 역사의 큰 획을 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홍콩 쿵푸 영화계의 신화 브루스 리(이소령)가 갑작스럽게 사망하자 그의 대역 배우로 뽑혀 홍콩에도 진출한 그다. 제15회 대종상 영화제 남우주연상, 제10회 청룡영화상 신인연기상도 모두 싹쓸이했다. 1984년 영화 <애마부인2>는 지금도 그의 대표작으로 남아있다.
그러다 1986년 <황진이>를 끝으로 모습을 감춘 신 회장. 이후 무려 30여년이라는 긴 세월이 흘렀다.

욕심이 부른 실패

그간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사업을 하다 큰 실패를 겪었어요.”
 

사업파산으로 전재산을 날리고 재기하기까지의 시간들. 신일룡은 욕심이 부른 실패였다고 고백했다.
사업파산으로 전재산을 날리고 재기하기까지의 시간들. 신일룡은 욕심이 부른 실패였다고 고백했다.


고려대학교 경제학과를 나온 그는 대학 시절부터 외식 사업을 시작했다. 1970년대 남산에 있는 하얏트 호텔 인근에 ‘그린빌’이라는 레스토랑을 오픈한 것. 그때만 해도 그의 사업수완은 썩 좋은 편이었다. 영화배우로서 얻은 수익보다 사업으로 벌어들인 수입이 훨씬 더 많을 정도라고 하니 오죽했을까 싶다. 아주 우연한 기회에 영화배우로 캐스팅됐다는 그는 사실 본업은 사업가, 영화배우는 부업이라고 말할 만큼 사업에 대한 애정도 남달랐다. 한창 잘나가는 배우 생활 중에도 그는 레스토랑을 한두 개 늘려갔으며, 봉제 공장까지 차려 롯데백화점에 입점한 ‘샤롯데’라는 브랜드에 납품하기도 했다.

문제는 7년 동안 홍콩 영화계에서 활동하면서 불거졌다. 밤이면 딸그락딸그락 마작 하는 소리가 울려 퍼지던 홍콩. 그곳에서 처음 도박을 접했다는 신 회장. 사업가의 뇌리에 단연 카지노 사업이 꽂혔을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곧장 제주도 중문단지에 번듯한 카지노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갖기에 이르렀다.
“레스토랑이며 봉제공장을 전부 팔아 그곳에 올인 했어요. 중문단지 땅부터 매입해 건물들을 하나하나 지으며 꿈에 부푼 나날이었지요.”
그러나 불행하게도 제일 중요한 카지노 허가가 불발되고 말았다. 은행 대출까지 받았던 그는 이자를 갚지 못해 제주도 땅과 건물들을 물론 가족들이 사는 서울 아파트까지 다 압류당하며 그야말로 전 재산을 잃는 아픔을 경험했다.
“하루아침에 알거지가 된 거지요. 제 인생의 바닥을 친 순간이었어요.”
1997년 IMF가 터진 직후의 일이다.
 

눈물의 호두파이

이때 위기는 또 다른 기회를 불러온다고 했던가. 어마어마한 사업의 실패로 실의에 빠진 그는 2년 동안 방황을 거듭하다 오랜만에 집을 찾았다. 여의도의 작은 아파트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 과자 굽는 향이 자신을 반갑게 맞았다고 그는 회상했다. 잠도 잘 안 오던 새벽에 주방으로 나가 손에 잡히는 대로 주워 먹었던 과자의 맛을 지금도 절대 잊을 수 없다는 신 회장. 다음날 아침, 아들에게 이 과자가 무엇이냐고 묻자 호두파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아내가 돈이 없어 매일 끼니를 잘 챙겨 먹지 못해 몸이 많이 야위었다고 하더군요. 외국으로 유학 갔던 아들이 대학을 포기하고 2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와 자기 엄마를 보고 가슴이 너무 아팠대요. 무엇이라도 먹여야겠다는 급한 마음에 집에 있는 재료를 뒤졌는데 제일 빨리 만들 수 있는 음식이 호두파이였던 거예요. 요리도 잘 못 하는 녀석이 인터넷을 뒤져 레시피를 겨우 찾아 따라 만들었다고 합니다. 가족들이 서로를 붙잡고 참 많이도 울었지요.”
다행히 그의 아내는 호두파이를 먹은 후 건강을 회복했다. 이에 아들이 만든 호두파이를 옆집과 앞집에 나눠줬다는 그는 나중엔 하나에 만원씩 받고 팔기 시작했다. 생전 처음 맛본 호두파이 맛에 반한 이웃 사람들이 먼저 판매를 제의, 주문이 쇄도한 것이다. 이것이 지금 신일룡의 호두파이 사업의 시초가 되었다.

젊음 유지 비결은?

현재 청계산 본점은 그가, 압구정점은 그의 아내가 운영 중이다.
“저의 경우 나이가 먹으니 보약도 소용없어 돈 안 드는 운동인 등산을 매일 하고자 청계산에 자리 잡았습니다.”
새벽 다섯 시에 일어나 무조건 바로 산으로 뛰어올라간다는 신 회장. 오메가3가 풍부한 호두파이에 매일 운동까지 겸하는 게 어쩌면 그의 건강 유지의 비결일지도 모른다.
“현재 제가 경영 중인 아로니아 농장에서 나오는 아로니아즙 덕도 빼놓을 수 없지요.(웃음)”

실제로 호두에는 아이들 두뇌 활동과 노인 치매예방에 효과적인 오메가3가 풍부하게 함유돼 있으며, 아로니아에는 블루베리의 4배에 이르는 안토시아닌이 다량 들어 있다. 안토시아닌은 암과 심혈관 질환을 유도하는 활성산소를 중화시키는 데 있어 큰 역할을 한다. 그의 호두파이 매장에 들리면 아로니아즙은 물론 커피를 무료로 시음할 수 있다. 이에 방문객이 늘고 있는 매장을 그는 향후 체인점 형식으로 확장해 갈 계획이다.
 

자만심과 허영심을 내려놓으니 비로소 행복해졌다
 

호두파이 반죽할 때 가장 행복하다는 신일룡 회장.
호두파이 반죽할 때 가장 행복하다는 신일룡 회장.


매일 아침 등산 후 매장에 와 호두파이 반죽을 할 때 가장 행복하다는 신일룡 회장. 무엇보다 지난 실패 속에서 얻은 깨달음이 많다고 그는 조심스레 이야기했다.
“그때는 제가 욕심이 너무 과했어요. 지금 가진 것에 만족하며 살다 보니 세상이 다시 보이더군요. 그저 지금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해 살면 오늘 죽어도 후회가 없어요. 그것이 바로 현재를 사는 삶이에요.”

이에 그는 실패를 두려워하거나 일확천금을 바라는 이들에게 진심어린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절대 요행을 바라면 안 돼요. 자기가 잘 아는 것에만 도전해야 합니다. 저 역시 고스톱도 잘 못 치면서 카지노 사업에 뛰어들어 쓴맛을 보았잖아요. 그러나 돌이켜보면 이러한 뼈아픈 경험이 다 제게 살이 되었습니다. 자만심과 허영심을 내려놓아야 비로소 행복해질 수 있어요.”
마지막으로 그는 세상을 떠날 때 가진 것을 모두 사회에 환원하며 공생하는 삶으로 마무리하고 싶다고 소원했다.

[Queen 송혜란 기자] 사진 양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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