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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택배작가 김도형의 바다 "해가 졌는데 이제와요?"
풍경택배작가 김도형의 바다 "해가 졌는데 이제와요?"
  • 김도형 기자
  • 승인 2018.10.26 14: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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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적인 바다의 풍경을 택배기사가 물품 수거하듯 파인더에 담아와 사람들의 마음에 배달하다.
-풍경택배작가 김도형의 바다)
풍경택배작가 김도형의 바다사진 (서해 용유도 선녀바위 앞바다)
풍경택배작가 김도형의 바다사진 시리즈(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

 

우리나라의 사진애호가들은 유독 일출과 일몰사진 찍기를 좋아한다.

일출과 일몰로 유명한 촬영 포인트에는 전국에서 몰린 사진가들로 발디딜 틈이 없다.

나는 주로 해가 뜨기 전이나 해가 진 후의 여명이 있는 시간에 사진을 찍는다.

언젠가는 어느 장소에 해가 진 직후에 도착하니 이쪽의 아주머니는 '해가 졌는데 이제와요?' 했고 저쪽의 아저씨는 '늦었어. 늦었어.' 라고 했다.  나는 '그러게요. 늦었네요.' 하며 웃었다.

40년 째 사진을 찍고 있는 나도 처음에는 일출 일몰사진에 탐닉했다.

유년에 살았던 시골집에서 바라보면 너른 들판과 그 너머로 바다가 펼쳐져 있었는데 그 때 온 들판과 바다를 붉게 물들이며 지던 태양을 열정으로 찍었던 사진들이 아직도 앨범에 남아있다.

그 후 사진적인 사고를 좀 더 넓게 하기 시작하면서 일출과 일몰의 순간보다는 그 전과 후 여명의 시간에 보다 더 깊이있는 사진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촬영 현장에 해가 지고 나면 거의 예외없이 그 많던 사진가들은 자리를 뜨는데 나는 정작 그 시간부터 촬영에 집중한다.

바다를 예로 들면 신비로운 빛의 아름다움은 해가 진 후에 비로소 나타난다. 그 시간 수면에 비치는 색의 조합은 오묘하다.

카메라를 삼각대에 고정시키고 한 커트에 삼십초의 노출시간을 주면 눈으로 보는 것과는 전혀 다른 색감의 사진이 탄생된다.

긴 노출시간 동안 색들이 뒤엉키며 전혀 예상치 못했던 색감이 만들어지는 것인데 노광시간 삼십초의 기다림이 언제나 즐겁다.

해가 수평선 아래로 지고 삼십 여분 후면 서쪽하늘에 샛별이 돋아나고 갈매기는 어디론지 떼를 지어 날아간다.

가끔은 달이 떠서 운치를 더해주는데 이들이 다 내가 좋아하는 피사체들이다.

바다 건너의 마을에 하나 둘 불이 켜지면 촬영을 끝내는 시간이다.

어부가 고기를 잡아 집으로 돌아가듯 나는 사진을 담아 집으로 간다.


글. 사진 풍경택배작가 김도형 (인스타그램-photoly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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