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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만' 北 vs '느긋' 美, 정체된 북미협상···'신경전' 지속
'불만' 北 vs '느긋' 美, 정체된 북미협상···'신경전' 지속
  • 김준성 기자
  • 승인 2018.10.29 17: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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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6일 미 중간선거를 앞두고 북미 비핵화 협상의 가속 페달은 더욱 느리게 돌아가고 있다.

미국이 요구한 실무협상과 고위급 회담 개최가 북한의 미온적 반응으로 계속 늦어지는 가운데, 최근 유럽에서는 북미간 1.5트랙(반관만민) 회의가 잇따라 열린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공식 협상은 피하면서도 장외에서 탐색전을 이어가는 모양새다. 

28일 외교가 등에 따르면, 최근 북한 외무성 관계자들은 최근 핀란드와 오스트리아를 잇따라 방문해 미국측 민간 인사들과 회의를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형식상은 민간이 주최한 회의였으나 북한 당국자들이 참석해 1.5트랙이 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오스트리아 회의에는 비핵화 협상의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최강일 북한 외무성 북미국장 대리가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해당 회의에 대해 "북미간 1.5트랙 회의체는 이전부터 수차례 열려왔다"며 "무언가를 결정하거나 협상하는 자리는 아니며 공식 실무협상 개시를 위한 물밑 협의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열린 일종의 소모전"이라고 진단했다. 

영변 핵 시설 폐기와 이에 대한 사찰(검증)까지 수용했지만, 미국이 중간선거 등 국내 정치적 이유로 만족할만한 상응조치를 내놓지 않고 있는데 대한 불만으로 북한이 실무협상 개시를 둘러싸고 어깃장을 놓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민간 회의에 모습을 드러내며 미국에 자신들의 입장을 재차 피력하고 미측의 기류를 탐지하고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국은 강경한 태도를 견지하며 북한의 양보를 압박하는 모습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일리노이주 유세 연설에서 북핵 협상과 관련 "북한이 더 이상 핵실험을 하지 않는 한 비핵화에 시간이 오래 걸려도 상관 안한다"며 또 한번 속도 조절 의사를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이 개최된 지 4개월밖에 안됐다"며 "언론에서는 비핵화 협상이 지지부진하다며 공세를 퍼붓고 있지만, 전임 정부가 70년 동안 못한 일은 내가 해냈다. 김정은과 만났다는 사실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더 이상 로켓도 미사일도 없다. 인질들도 미군 유해도 돌아왔다"면서 "북한과의 관계는 매우 좋다. 나도 북한도 행복하다"며 낙관 전망을 거듭 피력했다. 

현재까지 성과만으로도 중간선거를 치르기에는 충분하다는 자신감을 내비치며 장기전 대비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무 및 고위급 협상에 호응하지 않고 있는 북한에 대해 '시간'을 무기로 한 압박을 지속하며 거듭 양보를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실무협상을 총괄하는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는 이날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실시된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의 협의 자리에서 "우리는 북한과의 실무협상이 가능한 한 빨리 열리기를 고대하고 있다"며 북한에 실무협상 개시를 재차 촉구했다. 

일각에서는 중간 선거 이후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본격화될 경우, 북한 문제가 우선순위에서 밀려 '시간 끌기' 전략을 통해 북한에 더 큰 양보를 요구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2차 북미정상회담이 해를 넘기게 될 경우, 우리 정부의 연내 종전선언과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 등 시간표에는 차질이 불가피하며, 북미 대화 역시 모멘텀이 약화될 수 있다.


[Queen 김준성기자]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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