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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사랑법 전하는 강인춘·김현실 부부
부부 사랑법 전하는 강인춘·김현실 부부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03.10.10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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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들이여, 이제 자존심 버리고 철 좀 듭시다”
글 _ 배만석 기자 사진 _ 박해묵 기자

제 갓 결혼한 신혼부부든 황혼을 바라보는 노년부부든 이 세상에서 부부의 연으로 만나 살아간다는 것은 생각처럼 쉽지 않다. 때로는 알콩달콩 사랑을 속삭이기도 하고 티격태격 다투기도 하며 무심결에 서로에게 상처가 되는 험한 말을 내뱉기도 한다. 그렇기에 부부로서 살아가는 데도 법도가 필요한 것.
지난 33년 동안 결혼생활을 하면서 자신이 느꼈던 희로애락을 ‘여보야’라는 그림 에세이로 출간한 강인춘(61) 씨. 여러 해 동안 준비 기간을 거쳐 완성한 이 책은 모든 부부들에게 전하는 메시지이기도 하지만 지금까지 고락을 함께해 온 아내 김현실(54) 씨에게 보내는 반성의 글이기도 하다.
“저한테 시집와서 아내가 참 고생을 많이 했어요. 지금까지 미안하다는 말 한번 제대로 못하고 살았는데 이 책을 통해 하고 싶은 말을 다 한 거죠. 그래도 아내가 만족하려면 아직 한참 멀었어요.”
자신이 살아가면서 직접 겪은 일들이 모두 소재가 되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 아내에게 책을 쓰고 있다는 얘기는 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최종적으로 글을 완성하고 나서야 비로소 아내에게 보여준 것. 그 누구보다도 가장 먼저 보여주고 싶은 사람이 바로 아내였기 때문이다.
남편의 글과 그림은 곧 자신의 이야기. 아내는 무심하게만 여기고 있던 남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두 사람이 모두 강한 성격을 가지고 있어 젊었을 때는 많이 싸웠는데 이제 세월이 흘러 서로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는 나이가 된 것이다.
“남자들은 쉰이 넘어야 철이 든다고 하더라고요. 제 남편도 이제야 철든 걸 보면 그 말이 맞나 봐요. 남들은 제 남편이 성격 좋게 생겼다고 하는데 그런 얘기를 들으면 전 조금 억울해요. 그래도 남편이 쓴 책을 보니까 감회가 새롭네요.”

이 부부가 인연을 맺은 것은 지금부터 33년 전. 남편은 미대를 졸업한 후 KBS에 다니고 있었고 아내는 사진학을 전공하는 학생이었다. 일곱 살이나 차이가 나는 두 사람이 만나게 된 것은 운명과도 같았다.
남편의 친구가 자그마한 가게를 열어 축하하기 위해 찾아갔는데 그곳에서 아내를 만나게 된 것. 아내는 친구의 후배로 그 자리에 오게 되었다. 당시 아내는 짧은 미니스커트를 입고 있었는데 그 도발적이고도 섹시한 모습에 반해버린 것이다.
그렇게 만나게 된 두 사람은 3개월 만에 결혼에 골인했다. 원래 부지런하다고 소문난 아내였지만 시부모에 시동생, 시누이까지 줄줄이 딸린 시집에서 맏며느리 노릇을 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다.
“지금까지 살면서 12시 이전에 잠자리에 든 적이 한 번도 없었어요. 자면서도 항상 긴장을 늦추지 않아 두 시간에 한 번씩 깨곤 해요. 그러다 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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