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적인 바다의 풍경을 택배기사가 물품 수거하듯 파인더에 담아와 사람들의 마음에 배달하다-풍경택배작가 김도형의 바다)
돌을 보면 저 돌은 언제 생겨서 저 자리에 놓였을까 하는 생각을 가끔씩 한다.
어릴 적 학교 등 하교길 옆 논에 큰 바위가 있었는데 산 근처도 아니고 논 가운데 그 바위가 있어서 지날 때 마다 어떻게 저기에 바위가 있을 수 있나 하고 궁금해 했다.
얼마 전 삼십 여 년 만에 거기를 지나게 되었는데 그 바위는 한치도 틀림없이 그 자리에 있었다.
지난 주말 아차산에 가서 삼국시대 때 만들어진 여러개의 보루를 보았다.
책가방 만한 돌을 성처럼 쌓아 놓았는데 그것을 보면서 지금으로 부터 천년이나 더 이전의 시간을 살았던 사람들이 만졌던 돌을 지금의 내가 만지면서, 사람은 가고 없어도 돌은 그 모양 그대로 남았다는 사실에 역시 사람에게 이 세상은 잠시 스쳐가는 정거장일 뿐이라는 생각을 새삼 해보았다.
여수 무술목 해변의 검은돌에 새아침의 햇살이 비쳤다.
저 돌은 얼마나 오래 저 자리에 놓였을까.
저 자리에서 얼마나 많은 아침을 맞았을까.
내게 올 아침은 몇 날이 남았나.
생각이 많았던 여수의 아침이었다.
글 사진: 풍경택배작가 김도형(인스타그램-photoly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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