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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노량진수산시장 '대립' 극에 달해 ··· 해결책 안 보여
구 노량진수산시장 '대립' 극에 달해 ··· 해결책 안 보여
  • 김준성 기자
  • 승인 2018.11.05 15: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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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전과 단수가 시작된 5일 서울 구 노량진시장에서 상인들이 촛불을 켜고 영업하고 있다.
단전과 단수가 시작된 5일 서울 구 노량진시장에서 상인들이 촛불을 켜고 영업하고 있다.

 

지난해 8월이후 명도집행을 시도하는 수협측과 이를 거부하는 상인들과의 문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대립으로 치닫고 있다.

5일 수협이 전격적으로 단전·단수를 단행한 구(舊) 노량진수산시장. 시장 주변에서는 수협과 구 시장 측이 서로 커다란 엠프를 틀어놓았고, 한 켠에서는 수협 직원들과 상인들 간 욕설과 고성이 오가며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모습이었다.

수협은 지난달 30일 공고문과 내용증명을 통해 구시장 상인들에게 사전 고지한 이후 이날 오전 9시부터 단전과 단수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수협 측은 지난 8월 대법원 최종승소 판결에 따라 총 4차례의 명도집행을 시도했지만 상인들의 저항에 막혀 뜻을 이루지 못했고, 이날 '최후통첩' 격인 단전·단수를 실시하기에 이르렀다.

수협 관계자는 "더 이상 명도집행으로는 노량진수산시장을 정상화할 수 없다는 판단을 했다"면서 "상인들이 모두 물러설 때까지 단전·단수가 계속될 것"이라며 강경한 방침을 밝혔다.

단전·단수가 시작된 이날 오전 9시부터 구 노량진수산시장은 정상적인 영업이 불가능해졌다. 전기를 통해 꾸준히 산소를 공급해야 하는 수족관에 보관하는 생물이 죽었고, 급하게 냉동 처리하는 상인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어두컴컴한 시장 내부는 촛불로 밝혀졌다.

30년째 구 시장에서 장사를 해왔다는 김모씨(58·여)는 "오늘 새벽에 산 물고기들이 다 죽어가고 있고, 시장도 어두컴컴해서 손님 발길이 뚝 끊겼다"면서 "오늘 장사는 망쳤다. 수협이 해도해도 너무한 것 같다"며 울분을 토했다.

영업이 어려워지자 상인들은 곧장 시장 밖으로 나왔다. 신시장 주차장 입구 앞에 진을 쳤다. 이로 인해 신시장으로 진입하려는 차량이 통제되며 신시장 역시 영업에 차질이 생겼다. 양측은 주차장 사이 바리케이트를 두고 강대강으로 맞섰다. 수협 측은 엠프를 통해 "구 시장 상인들이 불법 점유를 하고 있다"는 내용의 방송을 내보냈고, 상인 측도 이에 맞서 엠프를 통해 민중가요 등을 틀어놓았다.

일부 수협 직원과 상인들 간 마찰이 빚어지기도 했다. 수협 직원 중 한 명이 바리케이트 사이로 물을 뿌리며 상인들의 점거를 방해했고, 상인들이 이에 반발했다. 욕설과 고성, 삿대질이 오가며 일촉즉발의 상황이 빚어지기도 했다.

수협 측은 구시장 상인 측의 점거가 계속될 경우 경비인력을 투입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날 오후 9시 이후 경매차량이 들어오기 때문에 그 이전까지 주차장 입구를 정상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반면 상인 측은 몸싸움 등 최악의 상황도 불사하겠다며 강경한 뜻을 보이고 있다. 윤헌주 노량진수산시장 지역장은 "단전, 단수로 우리 장사가 안 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우리도 선택의 여지가 없다"면서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경찰은 양측의 몸싸움 등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현장 주변에 경력을 대기시켜 놓은 상태다.

 

[Queen 김준성 기자][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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