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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경영 닻 올린 4세대 LG 구광모 회장, 그는 누구인가
혁신경영 닻 올린 4세대 LG 구광모 회장, 그는 누구인가
  • 오수연(자유기고가)
  • 승인 2018.12.03 13: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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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세 젊은 나이에 LG그룹 사령탑에 오른 구광모 회장이 파격과 정석, 두 키워드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안정보다 변화를 추구하는 그의 경영 스타일을 선보인 것이다. ‘뉴LG’를 향한 그룹 차원의 움직임이 더욱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뉴LG 경영 본격화

자산 규모 10대 그룹 최초의 4세 오너 경영인인, 구광모 회장의 ‘혁신 DNA’ 이식 작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구 회장은 지난 11월 9일 박진수 부회장 자리에 신학철 3M 수석부회장을 내정하는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안정보다는 혁신에 방점을 찍은 과감한 인사를 통해 ‘뉴LG’ 만들기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미 변화는 예고됐다. 구 회장은 최근 LG화학에 첫 외부인사를 수혈하는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향후 구 회장발(發) 변화의 바람이 기존 다른 계열사 부회장들에게도 불어닥칠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박 부회장은 6년 동안 LG화학을 이끌었다. 이전에도 LG화학은 외부 영입 인사가 수장을 맡는 일이 없었다. 이번 인사에 ‘이례적’ ‘파격적’ 등의 평가가 뒤따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신 수석부회장은 평사원으로 입사해 글로벌 기업 본사 수석부회장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로 그가 몸담은 3M은 세계적인 혁신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신 수석부회장의 영입은 구 회장이 직접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LG 화학은 신 수석부회장 영입과 관련해 “혁신을 주도할 적임자”라며 “글로벌 기업에서 쌓은 역량과 경험을 바탕으로 LG화학이 세계적인 혁신 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LG그룹은 크게 전자부문(LG전자·LG디스플레이·LG이노텍 등), 화학부문(LG화학·LG하우시스·LG생활건강 등), 통신·서비스부문(LG유플러스·LG CNS·LG상사 등)으로 나뉜다. 이 중 LG그룹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킨 부문은 알다시피 전자부문이다. LG전자는 자타가 공인하는 LG그룹의 주력사로 매출액도 가장 높다. 지난해 매출 61조3963억원, 영업이익 2조4685억원이다. 문제는 LG전자에 대한 시장의 부정적 평가가 증폭되고 있다는 것이다. 10월 16일 LG전자 주가는 6만3500원, 시가총액은 10조3916억원에 달한다.

스마트폰 사업은 14분기 연속 적자의 나락에 빠져 있다. 지난해 매출 25조6900억원을 올린 LG화학의 시가총액은 10월 16일 현재 22조48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매출 6조원을 기록한 LG생활건강의 시가총액도 17조원이다.

구광모 4차혁명에 올인 할 듯

구광모 회장이 가장 집중하고 있는 것은 미래 준비를 위한 경영 구상이다. 지난 9월 첫 현장 행보로 서울 강서구에 있는 LG사이언스파크를 택한 데서 그의 고민을 엿볼 수 있다. 지난 4월 공식적으로 문을 연 R&D 클러스터로 국내 최대 융복합 연구단지로 꼽힌다. 이곳에서 OLED, 자동차 전장부품, 로봇, 자율주행, 인공지능, 바이오 등 미래사업 분야의 융복합 연구가 진행된다. LG는 LG사이언스파크를 중심으로 인공지능, 빅데이터, AR·VR 분야의 기술을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첫 현장 행보로 이곳을 택한 이유는 LG그룹 임직원에게 메시지를 던지기 위해서다. LG그룹 관계자는 “LG사이언스파크는 LG의 미래를 책임질 R&D 메카로서 선대 회장이 관심과 애정을 가졌던 것과 같이 우선순위에 두고 챙겨나갈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라며 “LG사이언스파크가 성장 분야 기술 트렌드를 빨리 읽고 사업화를 위한 핵심 기술 개발로 연결하는 중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블루오션 전략’ 이론을 내놓은 프랑스 인시아드 경영대학원의 김위찬 석좌교수와 동료 교수인 르네 마보안 교수는 “경쟁이 없는 새로운 시장공간을 창출할 수 있는 블루오션을 찾아서 활동의 장을 옮기지 않고 레드오션에서 끝없이 경쟁하는 기업들에게서는 아무런 희망도 찾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LG전자의 VC사업본부를 중심으로 LG화학,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이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전장부품 사업 규모를 키우는 데 성공하느냐 여부에 따라 구 회장의 역량이 평가받을 것이다.
 


구광모 그는 누구인가

지난 6월 29일 서울 여의도 LG 트윈타워에서 (주)LG 주주총회가 열렸다. LG전자 구광모 ID 사업부장의 신규 등기이사 선임안이 가결됐다. 이어 열린 이사회에서 (주)LG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됐다. 재계는 ‘파격적’이라는 평가를 내린다.

1978년생 구광모 회장은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고 구본무 회장의 첫째 동생)의 친아들로, 2004년 큰아버지 구본무 회장의 양아들로 입적됐다. 구 회장은 서울 영동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로체스터 인스티튜트 공과대학을 졸업했다. 2006년 LG전자 재경부문 대리로 입사하면서 경영 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2007년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학 석사 과정에 입학했지만, 학업 대신 실리콘밸리에 있는 스타트업 두 곳에서 일하며 스타트업 생태계를 경험했다. 2009년부터 2011년까지 미국 뉴저지 법인에서 과장·차장을 지냈다. 2013년 한국에 돌아와 LG전자 HE사업본부 부장, 2015년 (주)LG 시너지팀 상무, 2018년 1월 LG전자 B2B사업본부 사업부장 상무 등을 역임했다. LG 관계자는 “LG의 인사원칙과 전통에 따라 재경, 상품기획, 판매, 생산 등 기업의 각 부문을 두루 경험하며 충실한 경영훈련 과정을 거쳤다”고 강조했다.

구광모 회장은 지난 2009년 중소식품업체 ‘보락’ 정기련 대표의 장녀인 정효정 씨와 결혼했다. 두 사람은 뉴욕 유학 시절 만나 사랑을 키운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국내 재계 순위 4위 그룹의 후계자였던 구광모 회장의 ‘연애 결혼’은 쉽지 않았지만 양가 어른들을 설득한 끝에 사랑의 결실을 맺었다.


실용주의자 구광모…정도경영에 승부수

구 회장은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실용주의적 사고를 가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룹 내에서 ‘회장’이라는 직함보다 여전히 ‘대표’로 불리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 회장이 이를 원했다고 한다.

평소에도 직원들과 격의 없이 토론하고, 엘리베이터에서 아는 직원을 만나면 먼저 인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LG그룹 관계자는 “선대 회장으로부터 겸손과 배려, 원칙에 대해 가르침을 많이 받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1995년 2월 구본무 회장이 취임했을 당시 LG그룹의 임직원은 10만여 명, 그룹 매출액은 30조원이었다. 구광모 회장이 이어받은 현재 LG그룹의 임직원만 22만명(국내 13만7000명, 해외 8만5000명), 2017년 그룹 매출은 160조원대다. 6월 현재 LG그룹의 지주사, 자회사, 손자회사 등을 모두 포함하면 70개사에 이른다. 선대 회장이 LG그룹의 매출 규모를 5배나 성장시킨 것이다.

고 구본무 회장이 내세운 경영 철학은 ‘정도경영’이다. 2005년에는 ‘고객을 위한 가치창조’와 ‘인간존중의 경영’이라는 경영이념을 근간으로 하는 LG 고유의 기업문화인 ‘LG Way’를 선포하기도 했다. 구광모 회장은 지난 6월 열린 이사회에서 회장으로 선임된 후 “정도경영이라는 자산을 계승·발전시키고 변화가 필요한 부분은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최대 규모의 상속세 1차분 납부, 정공법 택한 구광모

구광모 회장이 상속세 9000억원 납부라는 특단의 결정을 내렸다. 구 회장이 상속받는 것은 故(고) 구본무 회장이 보유한 ㈜LG 주식 11.3% 가운데 8.8%다. 국세청에 따르면 상속 대상 주식 가격은 고인 사망 전후 각 2개월씩 총 4개월의 평균 가격의 50%를 내야 한다. 최대주주 지분은 여기에 20% 할증이 붙어 이 같은 금액이 결정됐다.

구광모 회장을 비롯한 상속인들이 9천억원대 상속세를 신고하고 이 중 1차 1천5백억원대 상속세액을 지난 11월 29일 납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구 회장 등 상속인들은 고 구본무 회장의 ㈜LG 주식에 대한 상속세 9천215억원 등을 과세 당국에 신고하고 연부연납 제도를 통해 앞으로 최대 5년간 나눠 남은 상속세를 납부할 계획인 것으로 지주사 ㈜LG 그룹 관계자는 전했다.

그 첫 조치로 이번에 상속세의 6분의 1에 해당하는 1차 상속세액을 납부한 것이다. 구 회장 등 상속인들은 이날 상속세 납부를 위해 용산세무서와 하나은행, 한국증권금융 등에 보유한 ㈜LG 지분을 담보로 제공하는 계약을 체결한 사실도 공시했다.

LG그룹 내부에서 파격 행보를 보여준 구 회장은 대외적으로는 정공법을 선택하고 있다. 상속세와 관련해 편법과 불법이 만연한 재계에서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LG그룹은 미래 경영체제를 조속히 구축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너 리스크’ 등 불필요한 논란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구 회장이 지난 10월 판토스 지분 7.5%를 전량 매각한 것도 일감몰아주기 논란에서 벗어나 투명경영을 하기 위한 조치로 평가된다.

재계 관계자는 “국내 재벌 그룹이 꼼수를 통해 상속세를 줄이는 것과 LG그룹의 행보는 정면으로 대비되는 것으로 국민들의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며 “다만 9000억원이라는 돈이 계열사 투자로 들어가면 좀 더 효과적인 경영이 가능할 것으로 보여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이같은 금액은 LG전자가 미래 먹거리로 손꼽은 로봇사업에 투자한 금액 1000억원의 9배에 달하는 것으로, 안정적인 경영환경을 위해 미래 먹거리 9개를 포기했다는 논란이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정도경영의 대명사 LG

LG는 한국 대기업 역사에서 독특한 기록을 가지고 있다. 1대 구인회 창업주를 시작으로 2세대, 3세대로 내려올 때마다 별다른 잡음 없이 총수 가족의 계열분리가 이뤄진 것이다. LIG그룹, LS그룹, 아워홈, 엘비인베스트먼트 등이 총수 가족의 계열분리로 탄생했다. 구자경 회장의 장남 구본무 회장이 LG를, 차남(구본능)과 사남(구본식)은 희성그룹을 꾸려 독립했다. 삼남(구본준)은 LG그룹에 남았다. 구본준 (주)LG 부회장은 조카인 구광모 회장이 총수가 되면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연말 임원인사에서 퇴임하게 된다.

재계의 관심은 구본준 부회장의 독립 방정식이다. 쉽게 말해 어떤 계열사를 갖고 나갈 것이냐다. LG 관계자는 “구본준 부회장의 계열분리와 관련해 방법과 시기 등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구본준 부회장은 1985년 금성반도체 부장을 시작으로 LG화학 전무(1996년), LG필립스LCD 대표(1999~2006년), LG상사 대표(2007~2010년), LG전자 부회장(2010~2016년) 등을 역임했다. 이런 경력 때문에 재계에서는 구 부회장이 LG화학, LG디스플레이, LG상사, LG전자 중 한 기업을 선택해 계열분리에 나설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LG생활건강도 선택지의 하나로 꼽힌다.

(주)LG의 지분을 살펴보면 고 구본무 회장이 11.28%(1945만8169주)를 보유해 최대주주이고, 구본준 LG 부회장이 7.72%, 구광모 회장이 6.24%,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3.45%, 구본식 희성그룹 부회장이 4.48%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을 포함해 주요 특수관계인이 46.68%를 보유하고 있다. 고 구본무 회장의 지분을 구 회장이 상속받으면 구 회장의 지분율은 6.24%에서 15.0%로 높아져 단일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Queen 12월호)

[Queen 오수연(자유기고가)] 사진 LG, 서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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