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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역 일대 100℃ 물과 증기로 아수라장 ... 사망자 발생 등 화상 피해속출
백석역 일대 100℃ 물과 증기로 아수라장 ... 사망자 발생 등 화상 피해속출
  • 김준성 기자
  • 승인 2018.12.05 10: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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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역난방공사 고양지사의 배관이 파열돼 뜨거운 물이 도로 위로 분출된 가운데 5일 새벽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역 인근 사고 현장에서 복구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한국지역난방공사 고양지사의 배관이 파열돼 뜨거운 물이 도로 위로 분출된 가운데 5일 새벽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역 인근 사고 현장에서 복구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4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역 인근 지역난방공사 난방배관 파열로 이 일대 3만㎡가 침수되고  5일 오전까지 1명이 숨지고 30명이 부상당하는 대형사고가 발생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5일 "한파속에 난방이 끊겨 고생한 주민에게 송구하다. 희생된 분의 명복을 빈다. 유가족의 슬픔에 가슴이 멘다"며 "난방공사는 최대한 빨리 복구하라"고 말했다.

4일 밤 발생한 온수배관 파열사고로 지하철 3호선 백석역 일대는 순식간에 혼란에 빠졌다. 도로는 100℃에 육박하는 뜨거운 물이 넘쳐흘렀고, 자욱한 연기로 시야조차 확보되지 않았다. 송모씨(68)가 전신화상을 입고 숨졌고, 생명이 위중한 중상자 1명을 포함해 30명이 화상 등 중경상을 입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오후 8시43분쯤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역 인근 지역난방공사 난방배관이 파열됐다. 배관이 파열되면서 100℃ 내외의 뜨거운 물과 증기가 도로변과 인도로 치솟아 이 일대 3만㎡가 침수됐다. 사고 여파는 이어지고 있다. 올 겨울 첫 한파주의보가 발효된 이날 일산동구 일대 아파트단지는 난방 공급이 중단돼 2565세대가 추위에 떨었다.

사고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난 지역난방공사 소장은 "1991년도에 설치된 열 수신관 노후로 추정된다. 자세한 사항은 추가 조사를 해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난방 공급에 불편을 겪을 시민들에게도 죄송하다"고 밝혔다. 복구 시기에 대해 공사 소장은 "굴삭기를 이용해서 보수공사가 진행 중이다. 일산동구 2565세대에 난방 공급이 중단된 것으로 파악했는데 5일 오후까지 복구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고 초기부터 목격했다는 이민정양(18)은 "주위에 가장 높은 건물이 아파트 10층인데, 그것보다도 더 높게 연기가 치솟았다"며 ""자정 넘어 집에 들어갔는데 온수도 나오지 않고 난방도 되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현장 인근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이완진씨(60)도 "소리는 크게 나지 않았지만 흰색 연기가 불난 것처럼 솟아올랐다"면서 "물이 슈퍼 입구까지 차올라 밖에 있던 물품들을 안으로 들여놨다"고 설명했다.

인근을 지나던 김모씨(25)는 "처음에 말로 전해 들었을 때는 그리 큰 사고인지 몰랐는데 현장에 오니 달랐다"면서 "사람들이 화상을 입어 응급차에 실려가고, 도로에서는 김이 펄펄 났다. 차량들도 도로에 찬 물에 잠겨있어 마치 재난영화를 보는 것 같았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사고 현장을 지나는 버스는 노선을 바꿔 다른 쪽으로 우회해 지나가야 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미처 몸을 피하지 못한 이들은 화상을 입었다. 주로 도로에 들어찬 뜨거운 물에 발과 발목 화상을 입은 경우가 대다수였다.

소방 관계자는 "연기로 인해 앞이 잘 안 보이는 상황에서 시민들이 뜨거운 물에 발을 딛다가 부상을 입었다"고 설명했다. 인근 아파트에 거주하는 임권택씨(62)는 "난방 공급이 끊겨 방이 얼음장 같다"면서 "고령의 노모를 모시고 있는데 걱정이 된다. 전기장판을 종일 틀어야 할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 총리는 "고양시와 경기도 등 지방자치단체와 관계부처는 희생자 장의와 부상자 치료에 소홀함이 없도록 하라"며 "관계부처 장관은 현장을 살펴달라"고 당부했다.

 

[Queen 김준성 기자]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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