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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유학 후 3년… 돌아온 김보민 아나운서
일본 유학 후 3년… 돌아온 김보민 아나운서
  • 송혜란 기자
  • 승인 2018.12.06 17: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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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민 아나운서.
김보민 아나운서.

“안녕하세요! 오랜만이죠?(웃음)” 아담한 체구에 톡톡 튀는 말투, 청량한 목소리가 매력적인 김보민 아나운서. 2015년 일본 유학길에 올랐던 그녀가 오랜만에 방송으로 돌아왔다. 어느덧 중고참 아나운서가 된 그녀는 직업인으로서도, 엄마·아내로서도 더 유연하고 단단해져 있었다.

그녀의 지난 삶은 꽤 고단했다. 대학 졸업 후 어렵사리 KBS 아나운서가 된 것부터 만인의 남자인 축구선수 김남일과 연애, 결혼하기까지 수많은 여성의 질투 대상이 된 그녀다. 당시 무분별한 악성 댓글은 그녀의 마음에 커다란 상처를 주기 충분했다.

이어 허니문 베이비로 인해 결혼 후 바로 임신, 출산을 순식간에 경험하며 우울증을 앓기도 했던 김보민 아나운서. 잦은 해외 출장으로 거의 없다시피 한 남편 때문에 독박 육아에 일도 병행해야 했던 그녀의 심정을 현대 워킹맘이라면 알아줄까?
“사람 사는 거 다 똑같아요.”

마냥 화려하고 도도할 것 같은 아나운서 이미지는 미디어가 만든 환상일 뿐이다. 특히 예민한 성격인 그녀는 유독 생방송 스트레스가 심했다고 한다. 여기에 싱글 때는 없었던 아내와 엄마로서의 책임감까지 더해져 힘이 부칠 대로 부친 그녀는 결국 잠시 일을 쉬기로 결심하기에 이르렀다.

의외로 보수적이고 고지식한 그녀가 한사코 누군가의 도움을 받기 꺼려했기 때문이다. 마침 남편도 일본 소속팀으로 옮기게 돼 가족과 함께 유학을 떠나게 되었다.

일본에서 생활하며 배운 것들

오로지 자신과 아들 서우, 남편에게만 집중할 수 있었던 일본 생활. 물론 남편과 아들 뒷바라지에 매일 한 시간을 넘는 거리를 통학하며 다시 학생의 자세로 돌아가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러나 그곳에서 생활하며 깨달은 삶의 교훈이 상당하다고 그녀는 첫 운을 뗐다.

언제 지진이 일어날지 모르는 일본에서는 각종 생활 용품이 곧 목숨을 위협하는 물건으로 반전할 수 있다. 이에 가족이 사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짐만 가지고 있으며 버리는 삶, 미니멀 라이프의 가치를 깨우쳤다고 한다.

“이번에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면서 일본 집에 있던 짐을 다 지인들에게 나눠 줬어요. 하나하나 손수 장만한 것들이라 소중한 추억이 담겨 있지만 컨테이너로 싣고 들어오는 데 비용이 수백만 원이 든다더라고요. 차라리 여기서 다시 사는 게 낫지요. 제가 무엇인가 소유하지 않으면서 아이러니하게 더욱 풍족해지는 느낌이랄까요?”

예전에는 쳐다보지도 않던 빈티지 용품에도 자꾸 손이 간다며 신기해하는 김 아나운서. 또한 그녀는 한 발짝 떨어져서 보니 새삼 일의 소중함도 절실하게 와 닿았다고 이야기를 이어갔다.

“옛날에는 정말 강박증이 있을 정도로 방송 일이 버거울 때가 있었어요. 워킹맘 생활도 순탄치 않았고요. 아이 젖까지 떼며 내가 무엇을 위해 이렇게 열심히 방송을 하고 있나, 이 일을 계속해야 하나 한창 고민이 많을 때였죠. 지금 돌이켜보면 뭐가 그렇게 힘들었나 싶어요. 이렇게 좋은 걸. 진작 일을 좀 쉴 걸 그랬어요.”

여전한 남편 사랑

언제까지고 그녀의 숨을 벅차게만 할 줄 알았던 일들이 이제는 되레 삶의 버팀목이 되고 있는 요즈음. 길고 긴 세월이 크나큰 위안이 되었던 걸까? 어느덧 그녀는 선배를 따르기보다 후배를 이끌어야 할 중고참 아나운서가 되었고, 축구선수였던 남편은 코치로 조금씩 여유를 찾아가고 있다.

갓난아이였을 때가 바로 엊그제 같은 서우도 부쩍 커 초등학교를 다니고 있다. 결혼 13년 차에 서로 간의 사랑이 시들어졌을 법도 한데 부부는 뒤늦게 비로소 신혼 생활을 즐기고 있다고 한다.

“그동안 남편 경기 때문에 자주 떨어져 있어야 하는 게 힘들었는데 이게 오히려 부부관계를 더 좋게 만들어 줬어요. 여전히 남편이 그리워요. 서로 화가 나는 게 있어도 항상 참게 되고요. 이제야 가끔 회사에 휴가 내고 데이트도 할 수 있어 참 좋네요.”

남편 이야기가 나오기 무섭게 그의 자랑에 봇물이 터진 김 아나운서. 특히 자기 인생의 목표는 딱 두 개였다고 그녀는 손꼽았다. 첫째는 자신이 잘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는 것이고, 둘째는 진짜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는 것이다.

“저는 정말 운이 좋아요. 행복한 여자예요. 둘 다 이뤘잖아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가 켜지면 아나운서는 굉장히 외롭고 쓸쓸해요. 생각보다 힘든 직업이죠. 집에 돌아왔을 때 진짜 내 편, 가족이라는 존재가 있으니 너무 좋더라고요.”

더군다나 남편은 겉보기에 냉정해 보이지만 사실 굉장히 따뜻한 사람이라고 그녀는 애정 어린 눈빛으로 이야기했다. 그를 만나고 자신의 성격도 사뭇 달라졌다고 한다.

“저는 원래 회사에서도 제 일만 잘하면 된다는 주의였어요. 후배들과 소통할 줄도 몰랐죠. 그런데 남편을 만난 후부터 선후배 관계를 챙기게 되더라고요. 인간관계가 많이 좋아졌어요. 유순하고, 정감 어리게요. 나중에 후배들이 털어놓기를, 제가 예전에 무척 날카롭고 신경질적이었대요. 후배들 사이에서 무서운 선배로 불렸답니다.”

 

김보민 아나운서.
김보민 아나운서.

아나운서 엄마의 특별한 교육관

물론 그녀 성장의 가장 큰 기폭제는 단연 서우였다.
“아이 한 명을 키우는 일은 매우 위대한 일이니까요.”

아이가 생긴 순간부터 집은 전쟁터나 다름없지만 그가 주는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터.
“마치 아이로 인해 제 인생이 완성된다는 표현이면 여느 엄마나 공감할 것 같아요.”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가슴 벅찬 일은 아이에게 ‘제가 엄마, 아빠의 아들이라 너무 행복해요’라는 이야기를 듣는 것이라고 그녀는 덧붙였다. 아직 둘째 계획은 없지만 벌써 서우가 동생이 생기는 것에 경계심을 내비치고 있다고 살짝 귀띔하는 김 아나운서.

“아이야말로 어릴 때부터 아빠랑 함께한 시간이 많지 않아 늘 사랑이 고픈가 봐요. 이제 온전히 엄마, 아빠, 자신이 완벽한 조합을 이뤘는데 그 기분을 좀 더 충분히 느끼고 싶어 하더라고요.”

서우의 꿈은 아나운서. 엄마를 닮았는지 말솜씨 하나는 아주 뛰어나단다.

“일찍이 운동에 소질을 보이거나 아빠처럼 축구선수가 되겠다고 하지 않아서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운동은 타고난 재능이 없으면 따라잡는 데 수백 배의 노력이 더 든다고 남편이 걱정했거든요. 그래도 제가 임신 때부터 책을 많이 읽어 주는 등 태교와 더불어 신생아, 영유아 때 알아듣든 못 알아듣든 제 이야기를 많이 해 준 게 어느 정도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아무래도 바쁜 아나운서 엄마 때문에 방송국을 자주 왔다 갔다 한 경험도 영향을 미쳤겠죠? 전 서우가 훗날 남자 아나운서가 되는 것도 나쁘지 않아요.”

그렇다고 그녀가 다른 엄마들처럼 극성스럽게 자녀 사교육에 목을 맨 것은 아니다. 도리어 주변에서 애를 너무 방치한다며 아우성이라는데….
“학원이라곤 한국어 학원만 보내요. 오랫동안 일본에서 생활한 탓에 일본어는 곧잘 하는데 한국말은 잘해도 쓰는 게 서툴거든요.”

이외 다른 사교육은 일절 사절. 차라리 그 시간에 아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도록 해 주고 싶다고 그녀는 소원했다. 다행히도 아이는 아직 엄마의 바람에 크게 어긋난 적이 없다고 한다.

“서우가 다른 애보다 뛰어난 것은 없어요. 그저 저는 눈치만 빨랐으면 싶어요. 천재는 바라지 않아요. 운동도 너무 잘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래도 부부가 늘 아들에게 하는 말은 있다. ‘너는 운이 좋아 부모를 잘 만났다. 성인이 될 때까진 너에게 필요한 것을 다 지원해 줄 테니 나중에 꼭 갚아야 한다. 엄마, 아빠가 너를 위해 얼마나 많은 애를 쓰는 줄 아니? 너는 우리와 출발선이 달랐는데 엄마, 아빠 노후도 책임 못 지면 말이 안 된다.

“아이가 자신에게 주어진 것을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해서요. 나름 독립적이고 책임감 강한 아이로 키우려는 저희 부부의 뜻입니다.”

그녀가 그릴 행복한 지도

확실히 3년 전보다 더 유연하고 단단해진 김보민 아나운서. 기자라고 하면 겁부터 먹던 예전의 그녀는 온데간데없었다. 심지어 지난 3월 말 자신의 복귀 소식을 전하기 위해 KBS2 새 예능 <나물 캐는 아저씨>의 제작발표회 진행을 자처한 그녀다.

요즘은 아예 사람들 눈치 안 보고 당당하게 남편과 데이트를 즐길 줄도 알게 됐다는 김 아나운서. 이러한 그녀의 변화들이 향후 방송에선 어떻게 녹아들지 궁금했다.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는 편안한 방송을 하고 싶어요. 이제는 연륜이 묻어나는 선배 엄마, 인생 선배로서 제 삶의 가치관을 내비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욕심나고요.”


[Queen 송혜란 기자] 사진 양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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