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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태 PD가 밝혀낸 '세계 1% 인재로 키우는 자녀 교육법'
김민태 PD가 밝혀낸 '세계 1% 인재로 키우는 자녀 교육법'
  • 송혜란 기자
  • 승인 2018.12.06 17: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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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저커버그부터 헬렌 켈러, 스티브 잡스까지
김민태 PD.
김민태 PD.

천재는 타고나는 게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아직도 이 말에 의문을 품는 부모라면 주목하라. 빌 게이츠도 유년 시절 산만한 아이였고,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도 고등학교를 간신히 졸업했다. 세상에는 두 부류의 아이가 있다. 자신의 잠재력을 깨운 아이와 아직 잠재력이 발휘되지 않은 아이. 부모는 어떻게 자녀의 숨겨진 재능을 끌어낼 수 있을까? 마크 저커버그부터 헬렌 켈러, 스티브 잡스까지 위대한 인물을 키운 부모들의 교육법을 연구해온 김민태 PD가 밝혀낸 세계 1% 인재로 키우는 자녀 교육법.

성공한 사람들의 부모에게는 어떠한 공통점이 있을까? 김민태 PD는 이 호기심을 쭉 끌고 가는 다큐멘터리를 저서 <부모라면 그들처럼>으로 엮은 바 있다. EBS <아이의 사생활>, 책 <아이의 자존감>으로 한국 자녀 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데 일조해온 그다. 이번에도 자신의 물음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전 세계 수많은 대가들의 삶을 조사했다는 김 PD.

“마크 저커버그부터 헬렌 켈러, 스티븐 킹, 양 띵, 스티브 잡스 등 전 세계 1% 대가들을 키운 부모들은 모두 대단한 사람이었을까요? 아니요. 그들도 지극히 평범했습니다.”

특히 그는 부모에게 감사함을 아끼지 않은 성공인들에게 주목했다. 가령 애플을 만든 스티브 워즈니악은 자서전에서 이렇게 고백했다고 한다. ‘아버지가 내게 미친 영향에 대해서는 아무리 감사의 마음을 가져도 부족할 따름입니다.’ 그는 그 마음을 자신의 아이 교육에도 고스란히 실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15세에 췌장암 조기 진단법을 만든 잭 안드라카는 ‘수많은 사고를 쳤는데도 소년원에 보내지 않은 엄마와 아빠에게 최고의 부모님’이라는 고마움을 아끼지 않았다고 그는 전했다. 더 나아가 한국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가수 제이슨 므라즈는 아예 ‘내 인생은 부모님의 결과물’이라고 찬사를 보냈단다.

“저는 이러한 부모 자식 관계가 궁금했어요. 그들 사이에서 일어난 특별한 상호작용 말이지요. 그리고 수많은 자료를 스터디 하면서 답을 찾아냈습니다. 그들이 부모에게 감사해 하는 건 ‘잠재력’을 깨워 주는 데 도움을 주었기 때문이라는 것을요.”

'유능성, 자율성, 관계성' 세 가지 욕구를 자극하라

그렇다면 그들이 자녀의 잠재력을 깨운 비결은 무엇일까? 바로 ‘욕구’라고 그는 환희에 찬 어조로 말했다. ‘잠을 자고 싶다’, ‘돈을 많이 벌고 싶다’, ‘친해지고 싶다’, ‘잘 하고 싶다’와 같은 욕구들. 이 가운데 사람을 더욱 사람답게 만드는 것은 심리 욕구다. 이는 동기 이론가들이 늘 고민하는 인간의 영역이기도 하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현대 동기 이론은 에이브러햄 매슬로가 ‘욕구 5단계’를 주창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에드워드 데시가 ‘자기결정성이론’을 발표하며 틀을 잡았다. 자기결정성이론은 교육에서 경영, 스포츠에 이르기까지 현대 동기 이론 중 가장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

“사람들은 흔히 자신을 가리켜 이렇게 얘기합니다. ‘나는 누가 이래라 저래라 하는 걸 싫어하는 편이야’, ‘나는 무언가에 꽂히면 한동안 몰입하는 성향이 있어’. 자기결정성이론에서 말하는 자율성과 유능성 욕구 때문이지요. 예외적인 인간을 본 적이 없습니다. 사람은 본디 스스로 선택, 결정하고 싶어 하는 자율성과 어제보다 더 성장하고 싶어 하는 유능성, 누군가와 친해지고 싶어 하는 관계성 욕구가 있는데요. 이 세 가지 요소가 자기결정성이론의 핵심 구성체들입니다.”

이 심리 욕구가 높은 사람들이 있다. 어린 아이들이 대표적이다. 특히 유치원 아이들을 가만히 관찰해 보자. 혹시 ‘내가 할게’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지 않는가? 그런데 초등학생이 되고 어른이 되면서 변한다. 급기야 무기력한 사람이 되기도 한다. 욕구가 증발됐기 때문이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아이를 둘러싼 환경이 욕구를 누른 겁니다.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욕구가 대단히 높아요. 그래서 반드시 실행으로 옮기지요. 많은 실패를 경험하는 가운데 성공 경험도 쌓아갑니다. 이 경험이 다시 욕구를 높입니다. 도저히 성공하지 않을 수 없는 사이클이에요. 아이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듣는 부모들을 유심히 들여다보면 자녀의 욕구를 꺾지 않고 잘 보존해줬다는 걸 알 수 있어요.”
즉 그들의 부모가 한 일은 아이가 욕구를 잘 펼칠 수 있게 든든한 보호자 역할을 해 준 것이라고 그는 재차 강조했다.

‘너는 할 수 있다’는 격려

이어 자녀의 이 세 가지 욕구는 어떻게 자극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이 생긴다. 먼저 유능성 욕구를 끌어올리는 방법은 헬렌 켈러를 세상으로 불러낸 설리번 선생에게서 찾아볼 수 있다고 그는 설명을 이어갔다.

설리번 선생은 수업 시간마다 헬렌과 특이한 놀이를 했다. 헬렌이 인형을 잡으면 4개의 알파벳 ‘d’, ‘o’, ‘l’, ‘l’을 손바닥에 그렸다. 그것이 매번 반복되는 놀이의 전부였다. 하루는 헬렌이 수업 중에 화를 내자 선생님은 그녀를 수돗가로 데리고 갔다. 수도꼭지를 틀고 헬렌의 손에 물을 묻힌 후 반대쪽 손에 5개의 알파벳 ‘w’, ‘a’, ‘t’, ‘e’, ‘r’을 그렸다.

이때 그녀의 마음에 무언가가 차올랐다. 헬렌은 모든 사물에 이름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세상을 이해하면서 황홀감에 빠졌고, 잡히는 물건마다 단어를 알려달라며 선생님의 손을 잡아끌었다. ‘water’의 뜻을 알게 된 그 날 그녀는 30가지의 단어를 배웠다. 망아지처럼 행동하던 소녀의 잠재력을 끌어낸 것은 새로운 세계에 대한 지각, ‘할 수 있고 해냈다’는 뿌듯함이었다고 그는 분석했다.

대중소설의 제왕 스티븐 킹도 어릴 적 어머니의 작은 격려로 엄청난 가능성이 펼쳐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회고한 바 있다.

 

김민태 PD.
김민태 PD.

‘네 생각대로 멋지게 한번 해보렴’

자율성의 경우는 어떨까? 자신이 스스로 결정해 행동하고 조절하려는 것은 인간의 가장 큰 욕구다. 역사적으로도 인간은 언제나 더 큰 자유를 얻기 위해 투쟁해왔다. 그런 면에서 인간은 대단히 능동적이고 자기주도적이다. 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예는 아기의 발달 과정이다.

특히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유명한 양 띵은 ‘어머니가 학생이 무슨 돈벌이냐며 말렸다면 남보다 앞서 세상을 읽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녀의 어머니는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도록 지지해주었다고 한다. 물론 모든 결정에 흔쾌히 허락한 것은 아니다. 직장을 그만둘 때는 말도 안 된다고 말렸다. 하지만 결국 그녀의 어머니는 ‘해보고 싶으면 해봐라. 나이 먹으면 못할 텐데’라고 적극적인 지원자로 돌아섰단다.

또한 자녀 교육에 관심이 많았던 마크 저커버그의 아버지는 한 가지 원칙을 꼭 지켰다고 한다. 언제나 아들의 뒤에 있겠다는 생각, 앞서 끌고 가지 않겠다는 다짐이었다. 실제로 그는 저커버그가 2004년 하버드대를 그만두고 사업을 해보겠다고 하자 ‘그거 정말 재미있겠다. 네 생각대로 멋지게 한번 해보렴’이라고 다독였다.

“이때 그 아버지의 속마음은 어땠을까요? 자식이 어렵게 들어간 미국 최고의 대학을 그만두겠다니, 부모로서 쉬운 동의는 분명 아니었을 겁니다. 그러나 아들의 자율성을 존중했던 아버지 덕에 저커버그는 크나큰 성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친해지고 싶은 욕구

관계성도 마찬가지다. 요즘은 어느 때보다 글을 많이 쓰는 시대다. 우리는 수고를 아끼지 않고 SNS에 좋은 글을 올리는 사람들을 종종 본다. 세계적인 SNS 페이스북도 이 점에 착안해 만들어졌다. 인간의 관계성 욕구가 그것이다.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는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가족과 친구라고 밝힌 바 있다. 친해지고 싶은 거다.

누구나 빈곤한 가정에서 태어나 훌륭하게 성장한 인물의 이야기를 듣고 ‘그것이 실제로 어떻게 가능하지?’라고 생각한 적이 있을 것이다.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지만, 에드워드 데시 교수는 ‘관계 욕구를 채워줄 누군가를 만났을 가능성’에 주목한다. 그 누군가는 부모 중 한 명이거나 조부모일 수 있고, 스승이거나 선배, 친구일 수도 있다고 김 PD는 덧붙였다.

특히 스티브 잡스는 1995년 한 시상식 인터뷰에서 ‘저와 많은 시간을 함께해준 두세 사람을 만나지 못했더라면 저는 결국 감방 신세나 졌어야 하리라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라고 전한 바 있다. 그에게 부모님 다음으로 영향을 준 사람은 4학년 때 만난 테디 힐 선생이었다. 훗날 스티브 잡스는 그를 가리켜 ‘내 인생의 성녀 중 한 분’이라고 회고했다고 그는 알렸다.

미국의 대통령 케네디도 언제나 형의 그늘에 있었다. 10대 시절, 동생과 데이트를 했던 한 여성은 그가 형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생생히 증언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형 얘기만 늘어놓더군요. 형은 풋볼을 더 잘해. 형은 춤도 더 잘 춘다고. 형은 성적도 더 좋아. 뭐랄까 완전히 그의 그늘에 가려 있는 것 같았어요.’

그의 아버지는 누구보다 바쁘게 살았지만 아이들과 자주 대화를 나누려고 애썼다. 아내와 전화를 할 때도 빠트리지 않고 아이들 한 명 한 명과 차례로 통화했다. 전화로 할 수 없는 이야기는 편지로 썼고, 아이들이 보낸 편지에는 꼬박꼬박 답장을 보냈다. 그의 어머니 역시 자녀 교육에 대한 관심과 정성이 매우 깊었는데, 4남 5녀의 성장에 대해 빼곡하게 기록한 육아일기가 이를 대변한다.

“그 중 식탁을 교육의 장으로 적극 활용한 대목이 꽤 유명하지요. 일과를 함께 이야기하고, 신문의 좋은 글은 화젯거리로 올려 서로 질문하며 토론하도록 이끌었어요. 아이들은 이런 활기찬 자리를 좋아했거든요. 케네디가 대선에서 TV 토론의 승자가 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무엇이든 스스로 결정하는 힘

물론 자녀 교육에 정답은 없다는 김민태 PD. 그러나 원칙은 있다고 그는 외쳤다.
“한 개인을 둘러싼 환경을 볼 때 부모는 여러 요인 중 하나예요. 근데 왜 부모 역할이 중요할까요? 초기라서 그래요. 좋은 애착 관계를 맺은 아이는 훗날 힘이 세죠. 앞에서 꼬여버리면 뒤에서 바로 잡기 무척 힘들잖아요.”

무엇보다 욕구를 억누르는 요즘 교육 방식에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는 김 PD. ‘나’라는 존재는 점점 실종되고 창의력, 진로에 대한 고민은 쓸데없는 것이라고 치부해 버리는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아이가 무엇이든 스스로 결정하는 경험을 많이 해 보고, 동시에 실수와 실패할 시간도 주세요. 아무리 열심히 공부해도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면 말짱 꽝입니다. 낯선 과제와 환경에 대한 두려움도 클 거예요. 그러니 도전도 안 하고, 발전도 없지요. 사회적 환경이 준비되지 않는다면 결국 부모밖에 답이 없습니다. 꼭 공부를 잘 하지 않아도 훌륭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아이들에게 줄 필요가 있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 아들을 하나 키우고 있는 그 또한 이러한 자녀 교육 원칙을 갖고 수시로 실천하려 애쓰고 있다.

“저의 경우 아들과 아침 등교를 같이해요. 걸어서 15분 정도인데요. 아이는 아빠와 같이 가는 걸 정말 좋아해요. ‘오늘은 어떤 길로 가볼까?’라고 물어보기도 하고요. 그럼 저는 ‘네가 선택하라’고 합니다. 그럼 아이가 어떤 길이든 꼭 고르지요. 그리고 걸어가면서 자꾸 게임을 만들어 내요. ‘이거 해보자’, ‘저거 해보자’라며 제안도 합니다. 예컨대 ‘보도블럭 하나씩 건너서 점프하기’, ‘뒤로 빨리 가기’ 등이요. 걸어가다 불쑥 공원에 들어가기도 하는데요. 애가 뭔가 발견한 거예요. 전 이럴 때마다 아이의 호기심이 자란다고 믿습니다.”

[Queen 송혜란 기자] 사진 양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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