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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 엄마 되기 첫걸음, ‘자산 관리 시스템’부터 만들어라
부자 엄마 되기 첫걸음, ‘자산 관리 시스템’부터 만들어라
  • 송혜란 기자
  • 승인 2018.12.31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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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의 기술

 

부자 엄마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열심히 모은 종잣돈으로 부동산에 투자해 성공했다는 미담? 흥미롭긴 하지만 허리띠를 졸라매느라 여력이 없는 엄마들에겐 상대적 박탈감만 들게 할 뿐이다. 이에 돈 공부가 더 우선이라는 김태형 재테크 전문가. “영어를 잘하고 싶으면 영어 공부를 하면 되잖아요. 돈도 마찬가지입니다. 돈에 밝은 사람이 되고 싶다면 돈 공부를 시작하세요.” 꼼꼼하고 성실하게 따라 하기만 하면 돈이 저절로 쌓이는 그의 재테크 노하우를 들어보았다.


혹시 아직도 돈 관리를 남편에게 미루는 아내들이 있다면 주목하자. 육아에, 집안일에, 맞벌이에 늘 바쁜 엄마들에게 재테크는 어렵고 복잡하게만 느껴질 터. 그렇다고 남편이 주식이나 펀드에 투자해 실패해도 정확한 내용은 알지 못한 채 속병앓이만 하고 있을 순 없다. 더욱이 매달 빠져나가는 공과금, 보험료, 대출 이자부터 남편 용돈, 아이들 학원비, 가족들 식비까지 집 경제 사정을 속속 아는 사람은 엄마다. 이러한 엄마의 경제관념은 집안 돈 관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아이에게도 대물림되므로 지금 당장 경제 주도권을 쥐기 위한 첫걸음을 떼야 한다.

그렇다면 이 시대 엄마들의 첫 재테크, 무엇부터 어떻게 시작하면 좋을까? 무조건 아끼거나 터무니없이 높은 목표에 목맸다가는 실패하기 십상. 돈 모으는 목적부터 명확히 한 후 실현 가능한 목표를 세우고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특히 김태형 전문가의 현실적이고 안정적인 재테크 비법의 핵심은 가정의 자산관리 시스템을 만드는 데 있다.
 

진짜 우리 집 자신을 얼마?

재테크의 기본은 들어오는 수입은 최대한 늘리고, 지출은 최소한으로 줄여 그 차이를 극대화하는 것이다. 즉 현금흐름 관리를 잘하는 것이 재테크의 가장 기본이다. 재테크를 시작함에 있어 현금 흐름을 파악·관리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 이유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할 일은 현재 자신의 재무 상황을 정확히 정리해보는 것이다. 지피지기(知彼知己). 우선 자신부터 정확히 알아야 앞일을 향한 대비책을 제대로 세울 수 있다. 

첫 번째로 자산 목록을 빠짐없이 모아보도록 한다. 장롱 속에서 고이 잠자고 있는 보험증권, 오르락내리락 반복하는 주식, 까마득히 잊고 있던 결혼 예물, 부동산 계약서, 각종 통장, 펀드, 대출 계약서들 모두 한자리에 출동시킨다. 이후 재무상태표에 하나씩 기입해 본다.

두 번째, 각 자산에 이름표를 단다. 자산의 종류는 특성에 따라 현금성 자산, 투자 자산, 은퇴자산, 사용 자산 등 크게 네 가지로 구분된다. 각각 큰 범주를 정하고, 세부 항목에 자산 목록을 기재하면 된다. 현금성 자산에는 현금, 수시 입출금, 저축, 보통예금, MMF, CMA 등 단기성 예금이나 현금 등을 적는다. 투자 자산에는 채권형, 주식, 펀드 등 금융 자산을 기록하고, 은퇴 자산에는 은퇴 후 사용할 개인연금, 퇴직연금, 저축 등을 넣는다. 사용 자산은 현재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와 타고 다니는 자동차 등을 말한다. 작성일 기준으로 평가액을 산정해 기입한 후 이를 모두 합했을 때 자신의 총자산을 계산할 수 있다.

부채 항목을 적는 것도 잊지 말자. 부채는 기간에 따라 장기부채와 단기부채로 나뉜다. 신용카드 결제액, 잔여 할부금, 마이너스대출 등이 단기부채에 해당한다. 대표적인 장기부채로는 전세자금대출, 주택담보대출 등이 있다. 부채 항목의 금액란에는 작성일 기준으로 갚아야 할 잔액을 꼭 표기하도록 한다. 총자산에서 총부채를 뺀 금액이 지금 자신이 가지고 있는 순자산이다. 순자산이 너무 적더라도 실망할 필요는 없다. 더 중요한 것은 매년 순자산이 늘고 있는지의 여부다.

 


현금흐름, 구조적 개선부터 지출 관리 습관화까지

더 나아가 바로 현금 흐름표를 작성해보자. 앞서 이야기했듯 재테크의 기본은 수입과 지출의 차이를 극대화하는 데 있다. 여기서 수입을 최대한 늘리려면 비즈니스맨의 경우 사업 확장· 마케팅·비용 절감 등을, 월급쟁이의 경우 승진·이직·부업 등의 루트를 쉬이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수입을 통제하기란 그리 녹록치 않다. 오히려 지출을 줄이는 게 훨씬 수월하다고 김 전문가는 조언했다. 단순히 돈을 아끼고 절약하라는 뜻은 결코 아니다. ‘묻지 마’ 지출 관리는 도리어 독이 될 위험이 크다고 그는 경고했다. 지출 관리는 멀리 내다보고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제일 부담감이 적은 순서대로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 우선순위로 정리하면 현금흐름(변동 지출) 개선, 구조적(고정지출) 개선, 지출 관리 습관화 순이다. 
이때 현금 흐름표 작성이 필수다. 현재 자신의 가계 현금이 어디로 들어와서 어떻게 나가는지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다. 수입으로는 급여, 상여금, 임대료, 이자소득, 사업소득, 연금소득 등이 있을 수 있다. 지출 항목은 저축과 투자, 소비 지출로 나뉜다. 또 소비 지출은 다시 고정지출과 변동지출로 분류가 가능하다. 고정지출이란 대출 상환비용, 관리비, 공과금, 보험료, 소득세 등 반복적이고 고정적으로 발생하는 지출 항목으로 쉽게 조절하기 어려운 것들을 일컫는다. 변동지출은 식비, 의류·미용비, 여가비, 의료·약제비, 문화생활비, 외식비, 자녀 사교육비 등 불규칙한 지출로, 생활 습관이나 의지에 따라 어느 정도 통제가 용이한 지출을 의미한다.

 


현금 흐름표까지 작성했다면 보장성보험 등 보험 리모델링, 대출금 중도상환 등 고정지출을 줄이기 위한 재무 구조 개선 가능성 여부를 꼼꼼히 따져본다. 이어 ‘친구들과 잦은 저녁, 디저트, 술자리를 위해 쓴 돈’, ‘하루에도 두세 번 습관적으로 마신 커피값’,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충동적으로 산 원피스’, ‘절제 없이 쓰다 청구된 폭탄 통신비’, ‘길가다 들린 편의점서 긁어댄 자잘한 간식비’ 등 굳이 쓰지 않아도 됐을 비용을 조금 과하다 싶을 정도로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현금흐름, 구조적 개선이 끝난 뒤엔 지출 관리를 습관화할 차례다. 개인별로 필요하다면 가계부 작성을 통해 다음 달에 쓰게 될 변동 지출 예산을 정해도 좋다. 예를 들어 한 달 동안 100만원으로 생활한다고 계획했다면 이 돈을 통장에 넣어두고 예산 내에서 소비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다. 이때 적절한 예상 목표를 세워 중도에 포기할 확률을 줄이는 데 힘쓰도록 한다.

“이렇게 하면 과연 어떠한 일이 생길까요? 5일, 10일, 15일 날짜가 될 때마다 통장 잔고를 확인하게 될 거예요. 만약 15일밖에 안 지났는데 잔고가 바닥을 보인다면 별 생각 없이 타던 택시도 지하철로 대신하겠지요. 처음에는 상당히 힘들겠지만 한 달, 두 달, 처음 2~3개월 정도 지나면 예산 내에서 생활하는 소비 패턴에 점차 적응될 거예요. 동시에 지출 통제의 놀라운 효과도 경험할 수 있을 겁니다.”
 

 

 

통장 정리는 필수

마지막으로 통장 정리는 더욱 효율적인 돈 관리를 도와준다. 돈에 명확한 사용처가 있고 정리정돈이 잘돼 있으면 돈이 샐 확률이 현저히 줄어들 뿐 아니라 일일이 사소한 일에 신경 쓰지 않아도 돈이 모이는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

통장 정리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목적에 맞게 급여 통장(고정지출), 소비통장, 투자 통장, 비상금 통장으로 나눠 시기별로 이체 순서만 정해주면 끝이다. 이체 순서는 급여통장에서 투자 통장, 고정지출, 소비 통장 순으로 해주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 급여 통장 잔고가 다음 급여일까지 거의 제로가 되도록 세팅하는 게 핵심이다. 매달 모든 고정 지출이 자동으로 납부되고, 생활비도 알아서 소비 통장에 입금되므로 월말에 최종 잔액을 예비 통장으로 추가 이체하는 것 외 특별히 관여할 일이 없다. 비로소 꼼꼼하고 성실하게 따라 하기만 하면 돈이 저절로 쌓이는 자산 관리 시스템이 완성되는 순간이다.


김태형 국제공인재무설계사의 자녀 경제교육 TIP

아이의 경제교육에는 필요한 것들이 꽤 많다. 그중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하나를 꼽으라면 바로 ‘선택의 의미’를 가르치는 것이라고 김태형 전문가는 답했다. 예를 들어 아이와 컴퓨터를 사러 갔는데 매장에 노트북과 데스크톱이 있다고 해보자. 혹시 아이가 두 개 모두 가지고 싶어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아이도 강하게 원하고 마침 경제적 여건도 허락된다면 둘 다 사주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러나 아이에게 합리적인 선택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더 좋은 교육법이다. 선택의 과정을 통해 아이 역시 ‘원하는 모든 것을 가질 수 없다’는 이치를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앞으로 선택의 순간이 닥쳤을 때 나름의 합리적인 판단을 하는 훈련을 통해 진정한 선택의 의미도 배울 수 있다. 경제학을 다른 말로 ‘선택의 학문’이라고 한다. 보다 합리적인 선택의 순간들이 모여 더 나은 삶이 완성되듯 선택의 개념을 이해하고 훈련하는 것이야말로 아이의 미래를 위해 매우 중요한 과정이라고 김 전문가는 재차 강조했다.  
 

김태형 전문가는...
<저는 재테크가 처음인데요>의 저자이자 금융칼럼니스트, CFP(국제공인재무설계사). 전문 투자자로 회사 동료들에게 ‘재테크 고수’로 불린다. 열심히 공부해 좋은 대학, 좋은 기업에 들어갔지만 그 역시 직장생활 3년 후 카드 값과 텅 빈 통장만 맞닥뜨린 후 비로소 돈 공부를 시작했다. ‘내가 가장으로서 우리 가정의 재무 관리를 잘하고 있지만 만약 아내와 아이만 남겨지는 순간이 온다면 어떻게 될까?’라는 위기의식에서 출발해 최근 <엄마의 첫 재테크 공부>를 펴냈다.

[Queen 송혜란 기자] [사진 Queen DB] [도움말 김태형 국제공인재무설계사] [참고 도서 <엄마의 첫 재테크 공부>(김태형 지음, 위즈덤하우스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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