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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와 식물이 주는 망리단길의 이국적인 정취
자전거와 식물이 주는 망리단길의 이국적인 정취
  • 최하나기자
  • 승인 2019.01.22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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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앞에서 연남동으로 옮겨갔던 사람들은 다시 합정동과 상수동을 거치더니 이제 망원동에서 걸음을 멈춘다. ‘수요미식회’에도 등장한 망원시장의 이름난 닭 강정 집부터 프렌치 레스토랑 까지 맛 찾아 멋 찾아 다녀가는 망리단길 리포트. 

더 뒤로 뒤로. 상권은 그렇게 발달하는 것일까. 압구정에서 출발했던 상권은 결국 청담동으로, 가로수길로 물러났다. 신촌 쪽 역시, 90년대엔 이대 앞 신촌 쪽이 사람을 끌어들이더니 2000년대엔 홍대 앞으로 2010년대엔 연남동 등 그 주변으로 상권이 옮겨갔다. 그렇게 사람들이 북적이는 상권들은 늘 같은 전철을 밟기 마련이다.

사람들에게 크게 알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하나둘씩 개성적이고 매력적인 식당, 카페들이 생기면 그를 찾아서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하고 그 사람들을 찾아서 이번엔 좀 더 큰 자본력을 갖고 있는 브랜드들과 사업자들이 그곳에 가게를 낸다. 그런데 이즈음이 되면 초창기 때 그 거리를 찾던 사람들은 회복할 수 없이 번잡해진 거리, 그리고 지나치게 상업화된 분위기에 물려 더 이상 찾지 않게 된다. 그리고 다시, 새로 하나둘 감각적인 가게들이 문 열기 시작한 거리를 찾아 떠난다.

망원동은 그런 상권이 형성되는 거리의 초창기쯤에 와 있는 곳이다. 명동이나 강남역등 대형 빌딩들이 밀집한 지역들을 제외한 다른 상권들이 그랬던 것처럼 망원동 역시 옛날 주택가가 그 바탕이다. 이태원 경리단길과 망원동을 합친 명칭 망리단길, 망원동에 예쁜 숍들과 식당들로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하자 사람들은 이곳을 그렇게 부르기 시작했다.


처음엔 가지런히 식당과 카페 상점이 늘어선 포은로에서 망원시장까지 이르는 길이 망리단길을 대표했지만 최근엔 상권이 넓어져 포은로에서 망원시장을 끼고 나와 6호선 망원역 쪽으로 가는 사이의 다세대 주택 밀집지역까지 망리단길로 넓게 아우르게 되었다.

망원역에 가깝게 위치한 가게들의 특징은 다세대 주택 건물들을 그 자체로 활용한 것인데 이것이 포은로 쪽 가게들과 차이점이기도하다. 외관재였던 벽돌은 하나도 허물지 않았다. 원래 다세대 주택의 구조 그대로 여러 가게가 한 건물에 다 들어가면서 입구는 각기 다른 복합 상가로 개조한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망리단길을 돌다 보면 다른 곳과는 좀 다른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식물과 자전거. 이 거리 안에서 교통수단은 주로 자전거인지도 모르겠다. 주변을 돌아다니는 동안 가게 문 앞 혹은 주택의 담벼락에 기대있는 자전거가 반복적으로 시야에 등장했다. 그리고 이 일대 카페들이 모두 주택들을 개조해 만든 탓인지 그 집안 마당에 있던 식물들을 그대로 살린 점이 눈에 띄었다. 다세대 주택들이 밀집된 속에서도 주택 밖에 화단이 가꾸어진 경우가 많은데 공동주택들이 모여 있어 답답하고 삭막해 보이기 쉬운 골목에 숨통을 트는 듯 독특한 분위기를 낸다. 뿐만 아니라 이 지역의 카페나 식당들 모두 자체적으로 식물들을 안이나 밖에 두고 있었다. 카페 인테리어나 외관 장식용인 듯 보이기도 했고 식물 기르기를 즐기는 주인의 애착 때문인 것 같기도 했다. 
 

이름 그대로 식물이 실내를 채운 카페 ‘광합성’, 멋진 카피를 간판에 적은 웨스턴 펍 ‘황야’, 귀여운 당나귀 한 마리가 장미 아치 화단 앞에 서 있는 플라워 카페 ‘미스티코티타’. 한 건물에서 서로 입구가 다른 바비큐 플래터와 맥주로 유명한 ‘브로스그릴’과 프랑스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장화신은 고양이란 의미의 ‘르샤보뜨’. 인형들을 한바구니 내놓고 가게 안을 온통 인형들로 가득 채운 소품숍 ‘초이상점’, 강습도 하는 유리공예점 도도유리까지, 그야말로 업종도 분야도 다양하다.      
   
그 거리에서 망원시장을 지나 포은로 쪽으로 나오면 건물들이 나지막해지고 길은 한산해진다. 이 길을 따라 요즘 핫하다고 소문난 가게들이 늘어서 있는데 이름 난 식당들은 모두 소규모의 가게들로 자신들만의 독특한 시그니처 메뉴들과 개성 있는 인테리어, 외관으로 입소문, 블로그 소문이 자자하다. 

이 포은로 쪽은 망원역 쪽에서 오는 것보다 시내버스나 마을버스를 타고 망원시장 근처 정류장에서 내려 걸어 들어오는 것이 찾기 수월하다. 길 초입에서 먼저 눈 들어오는 것은 스티커사진 같은 프레임의 즉석사진을 찍는 무인사진 촬영점이다. 다시 그곳을 지나 몇 발자국 걸으면 나오는 것은 도서대여점, 요즘 웬만한 주택가에선 자취를 감춘 그야말로 옛 정서 가득한 곳이다. 유리문 밖으로 보이는 책꽂이엔 만화책들이 빼곡히 꽂혀 있었다.

인구 유입이 많은 곳에 주로 설치되는 무인 촬영기, 그리고 웹툰에 밀린 종이로 된 만화책과 그를 빌려주는 대여점. 이 두 가지는 망원동의 최근 실정을 말해주는 것 같았다. 아직 남아 있는 예전의 편의시설들, 그것들이 소재한 주택가에 이제 조금씩 생겨나기 시작한 놀이거리들은 일시적으로 이곳을 찾는 유동인구들의 즐거움을 위한 것이다.    

수제햄버거로 이름난 ‘햄벅식당’은 일치감치 재료가 소진된 듯했다. 밤인데도 줄을 길게 늘어설 만큼 그 맛을 보고자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은 튀김 덮밥집 ‘이치젠’. 자신에게 맞는 향들을 시향해보고 직접 향수를 블렌딩해 구입할 수 있는 ‘로매지끄’는 이태원 경리단길에서 보던 향수 가게인데 벌써 망리단길이라 불리는 이곳에도 숍을 열었다. 하얗게 칠한 벽돌에 가게 안이 다 들여다보이도록 유리문 카페 ‘호시절’은 죠리퐁당스무디가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로 꼽힌다.

더 걸어 내려가다보면 왼쪽으로 좁은 길이 망원시장을 향해 있는데 이곳에 ‘프롬 하노이’ 등 요즘 입소문 뜨거운 가게들이 몰려 있어 밤에도 차례를 기다리는 줄이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다. 여기까지 왔다면 빼먹지 말아야 할 망원시장 안 맛집 방문. ‘수요미식회’와 ‘나혼자 산다’에 등장해 화제가 된 큐스 닭 강정 집과 이미 방송에도 여러 번 소개된 수제 고로케 집 역시 줄이 줄어들지 않는다.

망리단길은 6호선 망원역 2번 출구로 나와서 좀 걷거나 2호선 합정역에서 내려 7011번 버스를 이용 서서울 농협정류장에서 하차하면 된다. 합정역에서 마을버스를 이용할 수도 있는데 하모니마트 정류장이나 망원시장 앞에서 내리면 된다.

[Queen 글 사진 최하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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