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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부, 나만의 기준으로 읽고 계획하자
학생부, 나만의 기준으로 읽고 계획하자
  • 최영득
  • 승인 2019.01.24 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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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재 교육

‘학생부 관리.’ 우리는 학생부(학교생활기록부)라는 어색한 문서를 다루는 일에 ‘관리(管理)’라는 단어를 붙여 주었다. 관리는 서류 뒤에 붙여 ‘맡아서 처리’하는 경우 사용하거나 사람 뒤에 붙여 ‘통제하고 지휘하며 감독’할 때 사용한다. 한번쯤 되돌아보자. ‘학생부를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가?’, 교과 혹은 비교과가 잘못 나오지는 않을까 긴장하며 반대로 ‘학생부에게 관리를 받고 긴장하며 보내지는 않았는가?’

학생부 관리에 필요한 것은 ‘뚜렷한 목표’

학교 생활 기록부’는 말 그대로 나’의 학교 생활이 기록되어 있는 기록부이다. 학교 생활을 헛되이 보내지 않았다면, 즉, 실리가 없지 않았다면 완벽한 관리를 한 것이다.

그런데 이 실리라는 것은 목표가 있을 때만 가능한 표현이다. 흔히 ‘실리 축구’라 하면 비겨도 조별예선에 올라가는 경우처럼 완벽한 목표가 있을 때는 공격보다 무승부 전술을 들고 나오는 경우를 말한다. 만약 정확한 목표가 없다면, 학기 내내 힘들게 공격은 했는데 승리도 못하고 얻은 것도 없는 상황이 된다는 것이다.

개정 교육과정에서 이야기하는 중학생의 목표는 ‘진로’

진로에 맞추어 길을 만들어가는 ‘진학’은 그 다음 과제가 된다. 이를 꿈과 끼를 실현한다고 표현한다. 초등학교 5학년부터 기재되는 ‘진로 희망 사항’과 중학교 1학년에 실시되는 ‘자유학년제’, 특수 목적 고등학교의 성격을 강화하기 위하여 역으로 입시 성향을 띠고 있는 ‘자사고와 외고, 국제고의 선발 시기를 일반고와 같게 만든 정책’ 모두 꿈과 끼를 찾는 진로 탐색과 맥을 함께 한다.

우리나라 교육과정에서도 중학교 시기의 진로 탐색을 주요 목표로 하고 있으며 희망 고교를 선택할 때의 주요 기준으로 잡고 있다. 그런데 진로 탐색을 한다고 하면, 혀를 내두르는 부모가 있다. ‘지금 내 직업도 서른이 넘어 선택하였는데, 중학생이 어떻게 직업을 정하느냐는 것’이 이유다.

학교별 진로 교육의 목표, 출처: 커리어넷

그래서 조금 폭 넓게 정리하자면, 진로를 탐색하는 것은 한가지 직업을 선정하는 것이 아니라 직업군을 선정하는 과정이고, 더 나아가 직업을 이미 선정하였다면 유사한 직업군들을 탐색해 나아가는 과정이다. 진로 탐색은 ‘커리어넷’에서 적성 및 평소 성향 등 다양한 탐색을 통하여 찾아볼 수 있다.

진로 탐색을 통해 기재 가능한 학생부 내용은?

중학교에서 진로를 탐색하는 과정은 매년 단계적으로 진행되며, 이를 통해 학생부의 각 항목을 차근차근 채우게 된다. 진로 탐색의 단계에 따라 어떠한 내용이 학생부에 담기는지 아래의 표에서 확인할 수 있다. 만약 아래의 기준으로 학생부를 읽었을 때, 적절한 답을 할 수 없다면 해당 학기는 관리가 되지 않았다고 보면 된다. 물론 여러 질문 중에 2/3 정도의 답만 학생부에서 찾아도 충분히 성공이다.

<진로 탐색의 단계와 학생부 기재 내용 비교>

위의 표를 같이 살펴 보자. 중학교 1학년 자유학기제에 진로가 설정되었다면, 2학년 때는 진학 목표를 정해야 한다. 그래야 선택 고교에 맞는 반영 과목의 교과 관리가 수월해진다. 물론 추천서를 받으려면 올 A가 필수이겠지만 그래도 조금 더 촘촘하게 관리할 수 있다.

최근 달라진 부분은 외고, 국제고인데 3학년 내신 반영이 성취평가제로 바뀌어 동점자의 경우에는 국어와 사회 과목도 내신으로 반영하게 됐다. 또한, 전국 단위 자사고의 경우에는 학교마다 내신 내신 반영 비율이 모두 다르므로 목표로 한 학교의 경우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영재학교는 정확한 반영 과목의 표현이나 비율이 나타나 있지는 않다.

<학교별 반영 과목들의 방법 비교>

발전 가능성과 인성 부분은 3단계로 기재되어 있지만, 사실 가장 먼저 찾기도 하는 항목들이다. 중요한 것은 인위적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진로를 탐색하고 학습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부산물로 나오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나’를 설명하는 매뉴얼, 학생부

어느 항목이 비어 있는지, 어느 항목을 채워야 할지, 학생부는 그렇게 체크하는 문서가 아니다. 자신을 설명해 주는 매뉴얼이기에 학생부 안에 ‘내’가 보이면 된다. 마음이 아프지만 ‘스펙’이라는 단어는 원래 물건의 사용 설명서를 뜻한다. 우리가 스마트폰을 사면, 설명서를 A부터 Z까지 꼼꼼하게 읽어 보지는 않는다. 내가 가장 잘 쓰는 기능 몇 가지를 확인하고, 나머지는 실제로 사용해 보며 익히게 된다.

상급학교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학생부가 몇 장인지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가 원하는 내용이 있는지 확인하고 그 내용을 어떻게 갖추고 있는지 면접으로 학생에게 물어보며 그 내용이 학교와 적합하다고 판단되면 선택하는 것이다.

물론 지금까지의 내용은 중학교에서의 학생부 관리이다. 고등학교로 가면 조금 다르기는 하다. 학생부 뒤에 ‘관리’라는 단어가 아니라 ‘전략’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시기니까.

내년에는 본인이 하고 싶은 것들을 계획하여 실행에 옮기도록 해보자. 공학도가 되고 싶다면, ‘공학도로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 ‘어떤 공부를 해야 하는지’ 찾아서 하자. 그 시간은 공부하는 시간이 아니고 꿈을 찾는 시간이다. 자신의 필요로 인해 찾아 하는 학습과 활동은 에너지 소비도 훨씬 적다. 학생부 관리가 곧 시간 관리라는 것을 학생들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글 사진 최영득 원장(와이즈만 영재교육 압구정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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