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23:40 (금)
 실시간뉴스
척추측만증 증상부터 치료, 예방법까지... 서승우 고대 구로병원 교수가 말한다
척추측만증 증상부터 치료, 예방법까지... 서승우 고대 구로병원 교수가 말한다
  • 송혜란 기자
  • 승인 2019.01.30 1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승우 고대 정형외과 교수.
서승우 고대 정형외과 교수.

최근 현대인의 만성질환으로 떠오른 척추측만증. 노인 인구가 증가하면서 척추측만증을 호소하는 이들도 함께 늘고 있다. 문제는 치료법이 아주 험난하다는 것. 한창 성장기에 있는 청소년들의 척추측만증은 명확한 원인도 알 수 없어 치료 실마리를 찾는 데 상당한 애를 먹고 있다. 특히 태생적으로 골근격이 약한 여성은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데…. 도대체 척추측만증이 뭐기에?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정형외과 서승우 교수에게 듣는 척추측만증 증상부터, 치료법과 예후, 예방법.

척추측만증은 정면에서 봤을 때 척추가 C 또는 S자로 휘어진 병을 말한다. 일단 양쪽 어깨선의 높이가 차이 나거나 등이 튀어나온 경우, 또 골반이 평행하지 않고 기울어져 있을 때 척추측만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확진은 몸통의 휘어짐 여부를 판단하는 등심대 검사와 엑스레이를 통해 이루어진다. 가장 큰 원인은 노화라고 서승우 교수는 이야기했다. 근래 대학병원을 찾는 척추측만증 환자도 대부분 노인이란다.

“요즘 장수하는 고령 인구가 증가하면서 허리가 무너진 분들도 많아졌어요. 60세 이상 노인 세 명 중 한 명이 척추측만증을 앓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70세 이상 노인의 경우 두 명 중 한 명이 척추측만증 환자이고요.”

척추측만증은 직립보행과 관련돼 있다는 서 교수. 인간이 노화하면서 허리를 잡아 주는 근육과 척추가 약해져 기둥이 쓰러진 셈이다. 그렇다 보니 노인에게는 척추가 옆으로 휘거나 허리가 앞으로 굽는 척추후만증도 복합적으로 나타난다고 그는 설명했다.

노인·청소년의 척추측만증, 무엇이 다르나

청소년의 상황은 조금 다르다. 성인과 달리 청소년의 척추측만증은 원인 미상이다. 여자아이의 경우 초등학교 5, 6학년, 중학교 1학년 등 초경할 때쯤 허리가 매우 굽으며, 남자아이는 여자아이보다 약 1년 정도 늦다. 주로 사춘기 때 발병하므로 키가 급성장하면서 허리가 휜 게 아닐까 추측해 볼 뿐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자세와의 연관성은 무지 낮다는 데 있다.

“성인과 아동의 척추측만증은 다소 차이가 있는데요. 노인은 아무래도 자세가 나쁘거나 허리를 잡아 주는 근육이 약해져서 척추측만증이 옵니다. 골다공증으로 척추 힘이 떨어졌을 수도 있고요. 어떻게 보면 인간의 퇴행 과정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지요. 반면 청소년기 아동의 척추측만증은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어요. 한번 허리가 휜 애들이 자세까지 나쁘면 더 심해질 수 있으나 자세가 근본 원인은 결코 아닙니다.”

항간에서 급작스러운 성장 때문이라는 설도 있지만, 이 또한 모두에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니라고 그는 반박했다.
“그저 척추측만증은 직립보행하는 사람에게만 나타난다는 게 특이한 점입니다.”

혹시 나도 척추측만증?

이러한 척추측만증은 어느 정도 육안으로 진단이 가능하다. 우선 척추가 휘면 골반도 함께 틀어져 자세가 엉거주춤하게 된다. 이때 한쪽 옆구리가 접혀서 주름이 비대칭으로 나타나곤 한다. 간단히 허리를 90도로 구부렸을 때 등 양쪽이 비대칭이어도 꼭 정형외과를 찾아 검사를 받아야 한다. 간혹 요통이나 호흡곤란 증세를 동반할 수 있다. 허리가 휜 각도가 80~90도 이상까지 되면 폐를 압박하기 때문이다. 대개 측만증보다 후만증으로 인해 배가 눌려 호흡곤란이 올 때가 더 많다. 이 상태가 지속될 경우 심각하면 역류성 식도염과 식도암까지 유발할 수 있어 척추측만증은 조기 치료가 급선무다.

특히 청소년기에 척추측만증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더 이상 키가 자라지 않는 등 성장에 악영향을 끼치거나 평생 미
관상 좋지 않은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고 서 교수는 경고했다.
“이처럼 척추측만증은 방치하면 건강 상 여러 악순환이 일어나게 된답니다.”

험난하기만 한 척추측만증 치료
 

서승우 교수는 평소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허리건강을 지키는 최선의 예방법이라고 말했다.
서승우 교수는 평소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허리건강을 지키는 최선의 예방법이라고 말했다.

물론 척추측만증을 치료하는 길은 그리 순탄치 않다. 치료 자체도 완치란 개념 없이 현 상태가 더 악화되지 않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다. 치료법은 수술과 비수술로 나뉜다. 먼저 비수술적 치료법이란 자세 교정을 말한다. 주로 척추를 잡아 주는 근육을 강화시키는 스트레칭과 운동 요법이 쓰인다.

“사실 청소년기에 성장하면서 굽은 허리는 교정도 잘 안 돼요. 혈관과 인대가 다 휘어진 척추에 맞춰져 있거든요. 평생 그 상태로 살아야 합니다. 비수술적 치료는 현 상태가 더 나빠지지 않게끔 해 주는 수단일 뿐이에요. 자세 교정 치료도 열심히 할 때만 바짝 좋아지고 치료를 멈추면 다시 원상태로 돌아오곤 하는데요. 한번 좋아진 상태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항상 바른 자세를 취하고 운동도 열심히 해야 해요.”

노인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고령자 중 척추측만증 초기 환자가 하루에 3시간 씩 열심히 운동하면 근력이 강화돼 허리가 곧잘 빳빳해지지만 이내 한계에 도달한다.
“나이가 들면 기력이 떨어져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입니다. 세월의 힘을 이길 수는 없어요.”

그렇다면 남은 방법은 수술밖에 없을 터. 그러나 수술도 척추 마디에 철심을 박아 세우는 것인데, 이 치료법도 아주 고약하다고 그는 고달파했다.
“문제는 척추가 총 서른세 마디라는 거예요. 그중 열 마디만 세웠다고 칩시다. 나머지 안 세운 척추가 또 쓰러져요. 이를 바벨탑을 쌓는다고 표현하는데요. 처음 한 척추만 지탱하는 수술을 시작하면 그 위 척추가 순차적으로 무너져 계속 재수술을 해야 해요. 척추 아래 마디에서 시작해 목 밑까지 수술하신 분도 있습니다. 제일 좋은 방법은 애초 수술을 안 하는 거예요.”

평소 바른 자세 생활화해야

결국 무슨 병이든 예방이 최선이라는 서승우 교수. 그럼에도 많은 사람이 허리가 상당히 구부러진 상태에서 신경 증상까지 올 때 병원을 찾는다고 그는 안타까워했다.
“그때면 너무 늦은 거지요. 병을 키워 비수술적 치료 시기를 놓친 거예요.”

이에 그는 나이 60, 70세가 넘으면 1년에 한 번씩 엑스레이 검사를 통해 허리의 휜 정도를 정기 검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평소 척추측만증을 예방하기 위한 팁도 빼놓지 않는 서승우 교수. 특히 여성의 경우 평소 골다공증이 안 오도록 칼슘과 단백질이 많이 든 음식을 섭취하고 규칙적인 운동으로 뼈와 근육을 튼튼히 해야 한다. 허리를 무겁게 하지 않아야 하므로 비만을 부르는 식습관도 멀리하도록 하자.

“무엇보다 제일 중요한 것은 컴퓨터 작업을 하거나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자세를 바르게 하는 게 아닐까 싶어요. 오랫동안 한 자세로 있기보다 중간중간 가벼운 산책과 복근 운동, 좀 더 가능하다면 조깅을 생활화하는 것을 권합니다.”

정형외과 의사의 건강관리법

대학병원 정형외과 의사인 서승우 교수 역시 달리기 마니아다. 매주 42Km 마라톤을 완주하고 있다고 그는 자랑했다. 10년 전 우연히 나가게 된 5Km 마라톤 대회에서 처음 느낀 성취감이 지금의 그를 만들었단다.
“가끔은 100Km 산악 마라톤을 즐기기도 해요.(웃음)”

그가 몸소 체험한 마라톤의 긍정적인 효과는 어마어마했다.
“마라톤을 한 번 완주하면 기분도 굉장히 좋을 뿐 아니라 다리 근육도 많이 단련돼요. 마라톤이 사실 만병통치약입니다.  저와 같은 동아리에서 마라톤을 즐기던 분들 중 비만하거나 당뇨, 고혈압을 앓던 분들이 많았는데요. 지금은 살이 쏙 빠지고, 당뇨, 고혈압약도 일체 다 끊었어요. 심지어 뇌출혈이 있던 분도 초기엔 어정쩡하게 걷더니 현재 많이 회복되셨답니다.”

가족들과도 매주 산에 오른다는 서 교수는 아픈 기색 없이 건강한 미소로 가득했다.

[Queen 송혜란 기자] 사진 양우영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