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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천성심장병 이겨낸 집념의 사나이 정한밀 "탱크샷 기대하세요~"
선천성심장병 이겨낸 집념의 사나이 정한밀 "탱크샷 기대하세요~"
  • 류정현 기자
  • 승인 2019.02.01 0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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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퍼치고는 작은 신장(172㎝)에도 불구하고 필드에만 서면 돋보이는 선수가 있다. 균형 잡힌 체형에 날카로운 눈매를 지녀 '작은 탱크'로 불리는 정한밀(28)이다. 

정한밀은 2017년 26세의 나이에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 데뷔한 늦깎이 선수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작은아버지의 권유로 골프를 시작한 그는 2013년 필리핀에서 먼저 프로로 전향했다. 골프선수 길을 택한 아들을 위해 온가족이 이민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비록 또래 친구들보다 늦게 시작한 골프지만 가족의 헌신과 열정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았다. 그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매일 아침 6시면 운동을 시작했고, 밤 10시 이전엔 운동을 끝내는 일이 없었다. 그래서인지 그의 플레이엔 절실함이 묻어난다.

그는 동료들 사이에서도 지독한 연습벌레로 통한다. 자신보다 일찍 골프를 시작한 친구들을 이기려면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했다. 그 처절한 노력은 곧 결과로 나타났다. 2017년 KPGA 코리안투어 데뷔 첫해부터 눈부신 활약을 펼치며 골프팬과 언론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시즌 개막전 동부화재 프로미 오픈에서 톱10(공동 9위)에 진입하더니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에선 마지막까지 우승 경쟁을 펼치며 공동 4위를 차지했다. 4차 카이도시리즈 NS홈쇼핑군산CC 전북오픈에서도 공동 4위를 마크, 국내 남자골프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5월 열린 SK텔레콤 오픈에서는 홀인원을 기록할 만큼 발군의 정확도까지 갖췄다. 

지난 시즌은 제네시스 챔피언십 공동 4위, NS홈쇼핑 전북오픈 공동 5위에 오르며 상금순위 37위(1억1412만1664원)를 차지, 올 시즌 풀시드를 거머쥐었다. 특히 인천 송도 잭 니클라우스골프클럽 코리아에서 열린 제네시스 챔피언십 둘째 날 경기에선 보기 없이 버디만 7개를 적어내는 완벽한 플레이를 펼치며 단독선두로 나섰다. 비록 우승은 놓쳤지만 신들린 플레이 속에 내재된 잠재력은 관계자들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그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선천성심장병을 이겨낸 집념의 사나이란 점에서다. 어릴 적부터 탁월한 운동신경을 자랑하던 그는 6살 때 심장판막에 구멍이 생겨 수술을 받았는데 지금도 정기적으로 심장 초음파검사를 받는다고 한다. 운동선수로선 치명적인 신체적 결함이었지만 상상하기 힘든 역경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았던 인내력이 오늘의 '작은 탱크'를 탄생시켰다. 

올 시즌 정한밀의 목표는 첫 우승이다. 지난 시즌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던 쓴 경험들을 밑거름삼아 KPGA 코리안투어 특급 에이스로 도약하겠다는 것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그의 얼굴에선 강자의 여유가 느껴진다. [Queen 류정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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