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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통전세' 우려 속에 전세보증금 줄이고, 월세 늘려
'깡통전세' 우려 속에 전세보증금 줄이고, 월세 늘려
  • 김원근 기자
  • 승인 2019.02.20 15: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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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2월은 19일 기준/자료 서울부동산정보광장
* 올해 2월은 19일 기준/자료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서울 지역 집값과 전셋값이 동반 하락하는 가운데 '깡통전세' 우려로 인해 보증금을 낮추는 대신 월세를 내는 반전세 비중이 4개월간 2.3%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서울 아파트 전·월세 계약 중 월세(반전세 포함)가 차지하는 비중은 28.12%(19일 기준)를 기록했다. 전월 대비 1.24%포인트(p) 늘었다. 지난해 2월(29.42%) 이후 최고다. 이달 1만271건의 전·월세 계약이 이뤄졌는데 전세가 7383건, 월세는 2888건이었다.

서울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 비중은 지난해 초 이후 감소하는 추세였다. 입주 물량 증가로 전세 공급이 늘었기 때문이다. 전세 물량이 늘자 상대적으로 월세보다 임대비용 부담이 적은 전세를 선호하면서 월세 비중은 계속 줄어 지난 10월 4년 만에 최저인 24.16%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11월부터 다시 4개월 연속 증가해 이달 28.12%까지 올랐다. 여전히 전세 공급이 넘쳐나는 상황이어서 이례적인 변화로 해석한다.

전문가들은 최근 집값 하락이 장기화하면서 '깡통전세(대출이 많거나 집값이 내려가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기 어려운 상황)' 우려가 커지자 보증금을 낮추고 임대료를 일부 내는 반전세 계약이 늘어 월세 비중이 증가한 것으로 본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의 월세 거래 통계에는 순월세와 준월세(보증금이 월세의 12개월 치 이상 240개월 치 미만), 반(준)전세(보증금이 월세의 240개월치 초과) 계약 건이 모두 포함돼 있다. 이 중 반전세로 불리는 준전세 거래 비중은 지난 10월(9.9%) 이후 증가세로 돌아서 이달 12.2%로 2.3%p 늘었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전세 공급 증가로 세입자 우위 시장이 되면서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보증금을 낮춰달라는 등 자신에게 유리한 계약 조건을 제시하기도 한다"며 "깡통전세 우려가 커지자 세입자가 보증금을 지키기 위해 보증금(전셋값)을 낮춰 전세금을 떼일 위험을 줄이는 대신 반전세로 전환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세 공급이 늘어 세입자 선택의 폭이 커졌다지만, 집주인이 주택담보대출을 받지 않은 전세를 찾기란 쉽지 않다. 최근 '전세보증금 반환 보험' 가입자가 급증한 것도 같은 이유다.

부동산 업계에선 서울 가구당 주택담보대출 의존도가 평균 30%를 웃도는 것으로 본다. 전세가율이 60% 후반인 지역에서 집값 6억원 아파트에 대출 2억원만 끼고있어도 집값 대비 '보증금·대출' 비중이 80%를 훌쩍 넘어 깡통전세가 된다.

집이 경매에 넘어가면 보증금을 전부 돌려받기 어렵다. 보증금 보호장치인 보증금 반환 보험이 있지만, 가입 조건에 제한이 있고 비용 부담이 적지 않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험 이용 시 보증금 4억원 전세의 연간 보험료는 약 52만원이다. 전세자금 대출을 받았다면 이자에 보험료까지 내야 한다. 이때 보증금을 적절히 낮추면 이자와 보험료를 줄일 수 있다.

최근 전월세전환율(전세금을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하는 비율)이 크게 떨어지면서 보증금을 월세로 돌리는 것에 부담이 적어졌다. 세입자 입장에서도 대출 규제 강화로 전세자금 대출 가용 금액이 줄어 많은 보증금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주택시장에 악재가 워낙 많아 집값, 전셋값 모두 불투명하다"며 "주택담보대출금과 전세보증금을 합친 금액이 집값의 80%가 넘는 깡통주택은 반전세나 보증금 반환 보험을 적절히 이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Queen 김원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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