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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Queen 다시보기] 1990년 11월호 -PEOPLE/화상 입은 여공 무료치료해 준 전문의 한광수 박사
[옛날 Queen 다시보기] 1990년 11월호 -PEOPLE/화상 입은 여공 무료치료해 준 전문의 한광수 박사
  • 양우영 기자
  • 승인 2019.03.17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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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11월호
1990년 11월호 -PEOPLE/화상 입은 여공 무료치료해 준 전문의 한광수 박사
1990년 11월호 -PEOPLE/화상 입은 여공 무료치료해 준 전문의 한광수 박사

"화상(火傷)의 불행을 막는 길은 예방 뿐입니다"

사람들이 세상 인정의 각박함을 얘기하는 동안에도, 사회 한 구석에는 말없이 선행을 베푸는 진정한 삶들이 존재한다. 준화상을 입고 신음하던 가난한 여공을 5개월 째 무료로 치료하고 있는 한광수 박사(52.서울 마포 용현의원장)를 만나 보았다.

화상치료를 전문으로 해혼 의사가 세상에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인술(仁術)을 행한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훈훈한 미담이 되고 있다. 외과전문의사인 한광수 박사(52.서울 마포 용현의원장)가 그 주인공. 공장 여공으로 일하는 김선희양(23. 서울 관악구 봉천본동)이 작업장에서 상반신에 3도의 중화상을 입고 수술비1천만원(중앙성심병원에 입원)을 마련하지 못해 단칸셋방에 돌아와 신음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한 한박사는(서울신문 5월 19일자 사회면 '은방울'난) 김양을 자신의 병원에 무료로 입원시켜 5개월 째 치료를 해오고 있는 중.

"7년전 부모를 잃고 오빠, 동생과 함께 소년소녀 가장으로 어렵게 살아 왔다는 기사를 읽고 가슴이 아프더군요. 화상을 치료해 온 의사로서 김양의 아픔을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한박사는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화상을 입은 환자들의 대부분은 불우한 환경에서 상아온 사람들이었다고. 때문에 치료비가 없어서 입원을 못하는 경우를 볼 때마다 안타까움을 느끼곤 했다는 것.

"화상치료는 신체의 모든 부위에 손상을 입히기 때문에 일반적인 외상을 치료하는 것보다 수술비용이 많이 듭니다. 또한 원인 · 치료 · 완치의 과정이 내 · 외과는 물론 성형외과, 피부비뇨기과, 소아과 등 의술의 전분야와 관련되어 있어서 수술하기가 까다롭기도 하죠"

특히 피부이식수술은 엄청남 비용이 든다고 말하는 한박사는 이때문에 환자들의 대부분은 기본적인 치료만 받고 퇴원하는 경우가 많다고. 이번 김양의 경우도 겨우 목숨만 건진 채 병원에서 나와 깁에 머물고 있던 중 한박사가 피부이식수술을 자원해 자신의 병원에 입원시켰던 것. 화상치료를 해오면서 한박사가 느끼는 가장 큰 고충은 치료 후에 환자가 비관자살이라도 하지 않을까하는 염려가 떠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화상을 당후 후 환자들은 대개 광포한 성격으로 돌변하거나 심한 우울증에 빠지곤 합니다. 불의의 사고를 당한 데다 수술 후에도 흉한 자국이 남아 본래의 모습을 되찾기가 어렵기 때문이죠. 심한 경우 어떤 환자는 치료하는 의사에게 욕설을 퍼붓는 등 적대감을 노골적으로 표시하기도 합니다"

이런 점 때문인지 화상치료는 의사들 사이에서 조차 은연 중에 기피하는 분야라고. 왜냐면 치료도 어렵지만 치료 후에도 환자로부터 고맙다는 인사를 받기는 커녕 욕설을 듣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뜨거운 맛을 봐야 알겠느냐'는 말을 자주 쓰는데 이는 화상만큼 고통스러운 것이 없기 때문에 생긴 말입니다. 극심한 고통을 겪은 화상환자들은 대개 사회와 자기자신을 증오하게 되기 쉬운데, 의사는 이들이 고통을 딛고 일어나 사회에 다시 적응할 수 있도록 정신적인 상담자 역할까지 해내야 합니다"(중략)

 

Queen DB

[Queen 사진_양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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