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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태극기부대' 딜레마에 빠져
한국당, '태극기부대' 딜레마에 빠져
  • 김원근 기자
  • 승인 2019.02.26 17: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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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 지지자들이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태극기와 피켓을 들고 '김진태 의원에 대한 윤리위 제소 취소'를 요구하고 있다. 경찰이 이들의 집회를 불허 해산 안내방송을 하고 있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 지지자들이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태극기와 피켓을 들고 '김진태 의원에 대한 윤리위 제소 취소'를 요구하고 있다. 경찰이 이들의 집회를 불허 해산 안내방송을 하고 있다.

 

태극기부대의 논란 속에 자유한국당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2·27전당대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며칠동안 '태극기부대'는 손에 태극기를 든 채 수천여명씩 모여 합동연설회장을 장악하고 지지하지 않은 후보가 나오면 과격한 행동은 물론 욕설과 아유를 퍼붓기 일쑤였다. 태극기부대는 지난 18일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장에서 무대 단상에 올라온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 "빨갱이", "너네 당으로 가라"라며 욕설과 아유를 퍼부었다. 김 위원장이 5·18민주화운동 폄훼 논란으로 물의를 일으킨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을 당 윤리위에 회부한 것을 놓고 불만을 표시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25일 퇴임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태극기부대를 향해 "절대 이 당의 주류가 될 수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일부 의원들의 5·18민주화 운동 폄훼 발언에서 비롯된 우경화 논란은 박근혜 탄핵 정당성 논란,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 등으로 더욱 확대됐다.

가장 유력한 당대표 주자인 황교안 후보는 TV토론회를 통해 "박 전 대통령 탄핵은 절차상 문제가 있다" 거나 "태블릿 PC조작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해 논란이 됐다. 일각에서는 태극기표심을 의식한 발언이란 해석도 나왔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이같은 논란에 "한국당이 과거에 보였던 극단적인 우경화 모습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시대가 우경화를 용납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한국당이 그렇게 허약하지 않다"며 "지나친 주장이 있어도, 우려되는 움직임이 있어도 다 용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안팎에서는 누가 당대표가 되더라도 우경화 논란의 정점에 있는 '태극기부대'를 놓고 고민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태극기부대는 민심과 동떨어져 있어 보수통합의 걸림돌로 작용할 거란 전망이 많기 때문이다.

황 후보는 최근 보수대통합을 강조하며 바른미래당과의 당대당 통합을 언급했으나 상대당은 태극기부대에 대한 거부감 먼저 드러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한국당 당권 경쟁자들은 제1야당 대표가 되려는 건지 아니면 태극기부대 회장이 되려는 건지 알 수 없다"며 황 후보의 사과를 요구했다.

한국당은 여전히 태극기 딜레마에 빠져 있다. 이들을 끌어안기엔 일반 국민 여론이 부담스럽고 그렇다고 당의 지지율을 뒷받침하고 있어 거리를 두는 것도 쉽지 않다. 선거가 다가오면 올수록 고민은 더욱 깊어질 수 밖에 없다.

현재 한국당 전당대회 선거인단 투표율은 24.6%로 저조한 상황이다. 투표율이 저조할 수도록 조직력과 동원력이 강한 태극기부대의 존재감은 커진다. 당의 극소수에 불과한 태극기부대가 한국당 선거를 좌지우지하게 되는 상황에 직면할 경우 차기 지도부는 당심과 민심과의 괴리를 해결하는 것을 시급한 과제로 떠안게 될 것으로 보인다.

 

[Queen 김원근 기자]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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